▶ 이란 투자펀드 조항 추가
▶ 핵 미루고 호르무즈 개방
▶ “이란에 기존 합의 수용…압박하려는 의도일 수도”

지난달 29일 오만쪽에서 바라본 호르무즈 해협에 선박들이 멈춰 서 있다. [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과 이란의 전쟁 종식을 위한 양해각서(MOU) 초안을 승인하지 않았다고 30일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앞서 미국과 이란 당국자들이 종전 MOU에 잠정 합의함에 따라 양국은 각각 최종 승인 절차만을 남겨둔 상황이었는데,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사실상 거부하며 제동을 건 것이다.
NYT는 이날 당국자 3명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종전 MOU에 담긴 잠정 합의 조건을 강화했으며, 관련 수정사항을 반영한 문서를 다시 이란 측에 발송했다고 전했다. 구체적인 수정 내용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에 대한 자금 동결 해제 조치가 포함된 잠정 합의안에 우려를 표해왔다고 당국자들은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과거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체결한 이란 핵 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를 신랄하게 비판했으며, 당시 미국이 대이란 제재 등을 해제하는 과정에서 지나치게 많은 것을 양보했다며 2018년 직접 JCPOA에서 탈퇴한 바 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 미국의 제안에 답변하는 데 지나치게 오랜 시간이 걸린다며 불만을 드러낸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더욱 강경한 새 제안을 내놓은 것도 이란 최고지도자인 아야톨라 세예드 모즈타바 하메네이가 기존 제안을 신속히 수용하도록 압박하려는 의도일 수 있다고 이 당국자는 전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9일 백악관 상황실 회의에서 종전 MOU 승인 여부를 논의했으나, 아무런 발표 없이 회의를 마쳤다. MOU 초안에는 미국과 이란의 휴전을 60일 연장하는 한편 호르무즈 해협을 완전히 개방하고, 연장된 휴전 기간에 이란 비핵화 관련 합의를 도출한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이 핵 협상 상황에 맞춰 대이란 제재를 완화하고, 이란 동결자산 해제를 논의하기로 했다는 내용도 미국 매체에 보도됐다.
NYT가 보도한 초안 중 가장 눈에 띄는 조항은 이란 재건을 위한 투자펀드를 신설하는 방안이다. 협상에 관여한 외교 소식통은 “최종 합의가 이루어질 경우 미국이 기금 조성을 지원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란 측은 투자펀드의 규모가 3,000억 달러이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앞서 이란은 전쟁 피해로 인한 배상금으로 3,000억~1조 달러를 요구해 왔다. 투자펀드가 확정될 경우 배상금을 요구해오던 이란은 종전 명분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 구상은 트럼프 대통령의 중동 특사 스티브 위트코프와 사위 재러드 쿠슈너의 아이디어에서 비롯됐다. 이들은 모두 부동산 사업가 출신으로 테헤란 부동산 개발과 투자펀드 추진을 제안해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이란 측은 석유·에너지 기업 등 미국 주요 기업이 이란에 진출해 투자와 합작사업을 추진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고 한다.
협상에 능통한 외교 소식통은 NYT에 합의문 초안이 초기 60일간 적대행위를 중단하고 협상을 진행하되 연장 가능성을 열어뒀다고 밝힌 반면, 이란 측은 레바논을 포함한 모든 전선에서 협상 기간 동안의 ‘종전 선언’이 포함됐다고 주장했다. 미국이 단순히 군사적 충돌을 멈추는 수준을 예상하고 있다면, 이란은 종전 수준의 압박 해제를 요구하는 셈이다. 또 협상이 파키스탄과 카타르를 통한 간접 방식으로 진행되면서 양측이 동일한 합의문을 두고 협의하는지조차 불분명하다는 지적이 나온다고 NYT는 전했다.
호르무즈해협 재개방도 여전히 핵심적인 쟁점이다. 미국 측은 해협이 즉시 재개방되지만 미국의 해상 봉쇄는 유지하되, 이란이 전쟁 전 수준으로 선박 통행량을 허용하는지 여부에 따라 단계적으로 완화하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이란이 신속히 기뢰를 제거하도록 유인하려는 구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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