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질문을 던져보자. 왜 민주당은 바이든 행정부 시절 미국으로 밀려 들어온 수백만 명의 불법 이민자들을 추방하는 데 그토록 반대하는 것일까? 민주당은 불법 이민 문제가 2016년 도널드 트럼프를 대통령으로 만들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또 2020년 백악관을 되찾은 뒤 조 바이든의 재앙적인 ‘국경 개방’ 정책이 어떻게 2024년 트럼프의 복귀를 가능하게 했는지도 직접 목격했다. 그리고 미국인 대다수가 국경 봉쇄와 불법 이민자 추방, 특히 범죄 전력이 있는 이들에 대한 추방을 압도적으로 지지하고 있다는 여론조사 결과 역시 분명히 보고 있을 것이다. 비록 트럼프가 이를 집행하는 방식에는 반감을 보인다 하더라도 말이다.
불법 이민 문제 때문에 두 번이나 트럼프에게 선거에서 패배했다면 아무리 학습 속도가 느린 사람이라도 보다 온건한 노선이 정치적으로 현명한 선택이라는 점을 깨달을 법하다. 그러나 민주당은 오히려 더 강경하게 밀어붙이고 있다. 왜일까?
가능한 답 중 하나는 선거구 재조정(redistricting)이다. 현재 민주당은 선거구 재조정 싸움에서 밀리고 있다. 공화당은 올해 여러 주에서 최대 14개의 공화당 우세 연방하원 선거구를 추가 확보할 가능성이 높다. 버지니아주 대법원이 민주당의 친민주당 성향 선거구 재조정 시도를 무효화하면서, 민주당이 거둔 사실상 유일한 주요 성과는 캘리포니아에서 5석을 추가한 것이었지만, 현재까지 전체적으로는 공화당이 더 큰 이득을 보고 있다. 게다가 연방 대법원이 인종 기준 선거구 설정을 위헌이라고 판결한 이후 루이지애나, 앨라배마, 미시시피, 테네시, 사우스캐롤라이나 등은 공화당 의석을 더 늘릴 수 있는 선거구 재조정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그리고 중간선거 이후 상황은 민주당에 더 악화될 전망이다. 세금이 높고 침체된 블루스테이트에서 보다 역동적인 레드스테이트로 인구 이동이 크게 일어나면서, 민주당은 2030년 인구조사 이후 연방하원 의석과 선거인단 수에서 막대한 손실을 입게 될 가능성이 높다. 여러 전망에 따르면 연방 센서스국 추산을 기준으로 텍사스는 아마 4석을 늘리고, 플로리다 역시 4석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 애리조나·아이다호·유타·조지아·노스캐롤라이나도 각각 1석씩 늘어날 수 있다. 반면 캘리포니아는 4석 감소가 예상되고, 뉴욕과 일리노이는 각각 2석씩 줄어들 수 있다. 오리건·위스콘신·미시간·미네소타·로드아일랜드·펜실베니아도 각각 1석 감소가 예상된다.
선거인단에 미칠 영향은 상당하다. 각 주는 연방하원 의석 수에 따라 선거인단 수가 결정되기 때문에, 블루스테이트들은 총 10명의 선거인단을 잃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공화당이 더 이상 미시간·펜실베니아·위스콘신 등 경합주에서 민주당의 이른바 ‘블루 월(blue wall)’을 반드시 무너뜨리지 않아도 된다는 뜻이다. 트럼프는 2024년에 근소한 차로 이를 해냈지만, 앞으로는 공화당이 확실한 레드스테이트에 더해 애리조나·조지아·노스캐롤라이나만 확보해도 백악관을 차지할 수 있게 된다. 다시 말해 재앙적인 블루스테이트식 행정이 미국인들을 레드스테이트로 몰아내고 있으며, 이는 민주당에게 선거적 아마겟돈을 불러오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들 주에서 이를 상쇄할 수 있는 요소가 있다. 바로 바이든 행정부 시절 미국으로 들어온 대규모 불법 이민자 유입이다. 불법 이민자들은 연방선거에서 합법적으로 투표할 수는 없지만 인구조사에는 포함된다. 즉, 이들의 존재는 연방하원 의석 재배분과 선거인단 수에 영향을 미친다.
블루스테이트와 대도시들은 흔히 ‘피난처 도시’ 정책 때문에 불법 이민자들을 끌어들이는 역할을 한다. 여기에 국경 위기 기간 동안 그레그 애벗 텍사스 주지사와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 같은 레드스테이트 지도자들은 바이든 정책의 부담을 함께 지라는 의미로 불법 이민자들을 버스와 비행기로 뉴욕·일리노이·캘리포니아 같은 블루스테이트로 보냈다. 그 결과 이들 지역의 불법 이민자 수는 바이든 시대 국경 위기 속에서 폭증했다.
뉴욕시는 2022년부터 2024년 사이 최소 22만 명의 불법 이민자가 유입됐으며, 이민연구센터에 따르면 현재 뉴욕주에는 약 86만8,000명의 불법 이민자가 거주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캘리포니아에는 약 300만 명의 불법 이민자가 있어 전국에서 가장 많다. 2023년 기준 일리노이에는 약 53만 명, 미네소타에는 13만 명, 오리건에는 14만3,000명의 불법 이민자가 있는 것으로 추산됐다.
민주당은 보다 덜 억압적인 레드스테이트로 떠나는 미국인들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이러한 불법 체류 외국인들이 필요하다. 그러나 트럼프의 국경 정책은 바이든이 초래한 불법 이민 물결을 중단시켰고, 그의 추방 정책은 이들을 실제로 내보내려 하고 있다.
민주당은 블루스테이트의 추방 저항과 레드스테이트의 적극적인 협조가 선거 계산을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만들 수 있기를 기대하는지도 모른다. 예를 들어 텍사스와 플로리다는 불법 이민자 수 기준 전국 2위와 3위지만 동시에 연방 이민세관단속국(ICE)의 체포 건수도 전국 최고 수준이다. 반면 뉴욕·일리노이·오리건·위스콘신·미시간·미네소타·로드아일랜드·펜실베니아 등은 가장 낮은 수준에 속한다. 만약 레드스테이트들이 트럼프의 추방 정책을 적극 도우면서 블루스테이트들이 피난처를 제공한다면 이는 해당 지역에서 합법 거주민들이 빠져나가는 영향을 일부 완화할 수 있다.
사실 기존의 정치 논리만으로는 민주당이 왜 여론을 정면으로 거스르면서까지 ICE 요원들의 활동을 막으려 하고 연방의회에서 ICE 예산 삭감을 추진하는지를 설명하기 어렵다. 그러나 피할 수 없는 인구조사 수학까지 고려하면 이 광기 속에서 하나의 방식이 드러나기 시작한다. 민주당에게 국경 개방은 존재 자체의 문제라는 것이다.
<
마크 A. 시쎈 워싱턴포스트 칼럼니스트>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