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종전 후 협상 카드 제시
▶ “호르무즈·핵 순차 논의”
▶ 중재국 파키스탄 통해 전달
▶ 트럼프는 해협 봉쇄 자신감
▶ “핵포기 없인 만날 이유 없다”

러시아를 방문한 아바스 아라그치(왼쪽) 이란 외무장관이 27일 러시아 정부 관계자들과 만나고 있다. [로이터]
이란이 ‘선 종전, 후 핵협상’을 골자로 한 3단계 협상 로드맵을 미국에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과 직접 협상하는 대신 걸프국과 러시아를 활용한 외교 행보로 돌파구를 찾으려는 모양새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해협 봉쇄 효과에 만족해하며 “3일 후면 (기름이 꽉 찬) 이란의 송유관이 터질 것”이라고 자신했다.
27일 친이란 성향의 레바논 매체 알마야딘에 따르면 이란은 최근 이 같은 내용이 담긴 3단계 협상 틀을 제안하며 협상의 전제 조건으로 못 박았다.
1단계는 미국·이스라엘의 군사 공격 종식과 이란 및 레바논에 대한 전투 재개 불가 보장이다. 1단계 합의가 이뤄지면 2단계로 호르무즈해협 관리 문제를 다룬다. 이 단계에서는 이란과 오만의 협력을 통해 해협 관리의 새로운 법적 틀을 마련하는데 이란은 통행료를 요구해왔다. 미국이 선결 조건으로 주장한 이란 핵농축 문제는 3단계에서 다룬다. 이란은 각 단계별로 자신들이 제시한 안건만 논의하며 1·2단계 합의가 이뤄진 후에만 핵 문제를 의제에 올릴 방침이라고 알마야딘은 전했다.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은 이 제안을 파키스탄 등 순방한 주변국을 통해 미국에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라그치 장관은 이달 24일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를 방문해 25일 아심 무니르 파키스탄군 총사령관과 셰바즈 샤리프 총리를 만났다.
당초 이날 미국과의 종전 협상이 이뤄질지도 모른다는 기대감이 증폭됐지만 이란은 미국과의 대면을 피했다. 대신 오만으로 넘어가 호르무즈해협 관리 방안을 논의한 아라그치 장관은 26일 다시 이슬라마바드로 돌아와 궁금증을 키웠다. 미국 매체 악시오스는 이틀간의 이슬라마바드 방문에서 아라그치 장관은 파키스탄과 이집트·튀르키예·카타르 등 중재국을 상대로 이 3단계 제안을 설명했고 파키스탄이 미국에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아라그치 장관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회담을 위해 27일 러시아에 도착했다.
아라그치 장관으로 대표되는 이란 협상파가 단계별 해법을 외교력을 동원해 내놓은 것은 이란 안팎의 상황을 고려한 승부수다. 이란 내부적으로는 강경파인 이슬람혁명수비대(IRGC)가 핵 문제를 협상 테이블에 올리는 것 자체를 반대하고 있고 미국 역시 핵은 양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란 협상파가 강경파의 비난을 피하는 동시에 하나라도 성과를 내려는 미국을 끌어들이기 위해 꺼내든 카드인 셈이다.
그러나 이란의 제안대로면 미국은 핵농축을 중단시킬 지렛대를 모두 잃게 된다. 오히려 미국은 유일한 원유 수출길인 호르무즈해협을 막은 만큼 이란 경제가 버틸 수 있는 기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도 26일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방대한 양의 원유가 시스템을 통해 흐르고 있는 상황에서 컨테이너나 선박에 실을 수 없어 이 라인이 막히면 송유관은 내부에서 터져버린다”며 “이란이 그렇게 되기까지 약 3일밖에 남지 않았다고 한다”고 전했다.
다만 선박 추적 데이터 업체인 케이플러에 따르면 이란은 현재 약 3000만 배럴 규모의 여유 저장 공간을 확보하고 있어 아직 수주간 버틸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들(이란)이 원하면 우리에게 전화하면 된다”면서도 “다시 말하지만 그들은 (종전) 합의에 무엇이 포함돼야 하는지 알고 있다. 그들은 핵무기를 가질 수 없다. 그렇지 않으면 만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협상 의지는 남기면서도 이란의 핵 포기를 다시금 압박한 것이다.
백악관 대변인인 올리비아 웨일스 역시 악시오스에 “대통령이 밝혔듯 미국이 패권을 쥐고 있으며 이란의 핵무기 보유를 절대 허용하지 않는 방식으로 미국 국민을 최우선으로 하는 합의만을 추구할 것”이라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7일 핵심 안보·외교팀과 이란 전쟁에 관한 회의를 열고 협상 교착상태와 향후 방향을 논의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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