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월가, 내부거래자 주식매매 타이밍에 주목
노광길 전 이사장 퇴임 전 15만주 매각, 337만달러 챙겨
▶ 주가하락·배당감소 속 일부 현 이사들 6개월간 4만주 매입
한미은행 주가가 불과 1년 전에 비해서도 반토막 이하로 떨어지고 배당금도 3분의 1 수준으로 감소하며 주주들의 불만이 높은 가운데 은행 전·현직 이사들의 주식 매매 타이밍 ‘선견지명?’이 월가에서까지 주목을 받고 있다.
29일 한미은행의 지주사인 한미 파이낸셜은 주당 8센트로 감소한 올해 3분기 현금배당을 발표했다. 올 1분기의 주당 24센트에서 2분기에는 12센트로 줄이더니 3분기에는 8센트로 더 줄이며 3분의 1 수준으로 급락했다. 4개 상장은행 중 현재 한미은행만 현금배당을 줄였다.
또 한미은행 주식은 이날 9.53달러로 마감, 지난 1년 최고치인 21.93달러 대비 56.5%나 급락했다.
이런 상황에서 노광길 전 이사장이 1년 전 이사회에서 퇴진하기 전 현재 주가의 2배가 넘는 가격에 주식을 대거 매각하며 주가 하락에 따른 대규모 차익 피해를 비켜간 반면 일부 현 이사들은 떨어진 주가에 주식을 쓸어 담고 있는 상황을 월가도 주목한 것이다.
월가 조사매체인 ‘심플리 월스트릿’의 최근 보도와 한미은행이 연방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보고한 내부 거래(insider trading) 자료 등에 따르면 노광길 전 이사장은 2019년 5월22일 주총을 끝으로 이사회에서 퇴진하기 전인 지난해 4월과 5월 4차례에 걸쳐 총 15만주를 평균가격 22.49달러에 매각하며 약 337만3,500달러를 챙겼다. 구체적으로 2019년 4월4일 1만501주, 4월12일 6만4,499주, 4월 16일 3만7,500주, 5월16일 3만7,500주를 매각했다.
만약 노 전 이사장이 15만주를 29일 종가인 9.53달러에 매각했다면 142만9.500달러밖에 받지 못했을 것이다. 지난 4월과 5월 노 전 이사장이 주식을 팔며 받았던 337만3,500달러의 42.4%에 불과하다. 한미은행 이사장 재직 시에도 개인 최대 주주였던 노 전 이사장은 15만주를 매각한 후에도 여전히 약 26만주를 보유하고 있다고 SEC에 보고했다.
반면 일부 현 이사들은 한미은행 주가가 급락한 타이밍에 주식을 매입하며 향후 주가가 올랐을 때 상당한 차익 실현을 예고하고 있다.
은행과 SEC 자료에 따르면 이사 등 내부거래자들이 지난 6개월간 약 4만주를 평균 10.10달러에 매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존 안(한국명 안종두) 이사장이 10차례에 걸쳐 2만6,000주, 해리 정 이사가 2차례에 걸쳐 5,000주, 바니 이 행장이 2차례에 걸쳐 4,000주, 최기호 이사가 2,500주, 데이빗 로젠불럼 이사가 2,260주를 각각 매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심플리 월스트릿은 한미은행 이사 등 내부거래자들의 이같은 투자행각에 대해 하버드 대학의 연구결과를 인용, “내부거래는 투자자가 주식 투자를 결정할 때 가장 중요한 요인은 아니다. 그러나 미국에서 상장 기업들의 내부 거래자가 주식 매매를 통해 ‘비정상적인’(abnormal) 연 6%의 수익률을 올리고 있는 것은 어떻게 봐야 할까”라고 지적했다.
결국 이사들이 낮은 주가에 향후 시세차익을 노리고 주식을 사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미은행의 경우 월가 기관투자자들이 전체 주식의 약 91%를 소유하고 있다.
물론 노 전 이사장이 지난해 주식을 매각할 당시 코로나19 사태 등으로 주가가 이렇게까지 급락할지 예상 못했을 것이고 현 이사들이 주식을 매입하는 것 역시 법적으로 아무 문제가 없다. 그러나 한미은행이 지난해 모든 이사에게 각각 2,339주를 무상으로 지급하는 등 매년 수백에서 수천주의 주식을 이사들에게 무상으로 제공하는 등의 특혜에 대해 일반 투자자들의 시선은 곱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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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환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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