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관세 배제 위한 미국과의 합의 따른 조치
▶ 양국간 ‘비밀 합의 조항’ 싸고 진실공방도

11일 쿠바 이민자들이 과테말라-멕시코 국경을 가로지르는 강을 넘어 멕시코에 도착하고 있다. [AP]
멕시코가 남부 국경 지역에 국가방위군을 배치하기 시작했다. 이는 불법 이민 문제를 해결하려고 멕시코 수입품에 대한 관세부과를 위협한 미국과 최근 합의한 데 따른 조치다.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AMLO·암로) 대통령은 11일 정례 브리핑에서 불법 이민 저감 대책을 실행하기 위해 장군과 교도소장을 포함한 5명의 고위 관리가 참여하는 특별위원회를 구성했다며 이같이 밝혔다고 텔레비사 방송 등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브리핑에 배석한 마르셀로 에브라르드 외무 장관은 미국의 원조나 지원 없이 우리 힘으로 남부 국경지대로 몰려드는 불법 이민행렬을 저지할 계획이라며 과테말라 국경 지역 군사령관인 비센테 안토니오 에르난데스 산체스 장군이 국가방위군의 배치를 독려하기 위해 곧 남부 국경을 돌아볼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국가방위군 배치의 주요 목표는 이민자를 등록시켜 이민 신분을 규제할 수 있는 선택권을 제공하는 것이라면서 등록을 원치 않는 이들은 돌려보낼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불법 이민 저감 대책에 투입되는 국가방위군은 군과 상관없는 별개의 조직이다. 민간인 신분 책임자의 지휘를 받는 전·현직 군인, 연방경찰로 구성됐으며 마약범죄 등의 폭력에 대처하고 치안을 확보하기 위해 최근 신설됐다.
에브라르드 장관은 이어 이민자의 국경 유입에 대처하려면 국가의 존재감을 높일 필요가 있다며 북부 국경에 견줘 상대적으로 열악한 남부 국경 지역의 이민자 보호시설 등을 보강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멕시코는 미국 법원에서 망명 신청이 처리되는 동안 멕시코에서 대기 중인 이민자들을 돌보기 위해 일부 국가방위군을 북부 국경 지역에도 파견할 방침이다.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남부 국경 지역에서 8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프로그램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그는 “중미 국가 국민이 일자리가 있거나 생계를 유지할 수 있다면 고국을 떠나 미국으로 향하지 않을 것”이라며 “남부 치아파스 주의 기후와 자연환경이 과테말라, 온두라스와 비슷하므로 일자리 창출 프로그램이 충분히 적용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멕시코가 불법 이민을 막지 않으면 10일부터 멕시코산 수입품에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혀 양국이 협상에 나섰다. 멕시코는 불법 이민을 막고자 남쪽 국경 전역에 6천명의 국가방위군을 배치하는 등 ‘전례 없는 조치’를 취하는 한편 망명 신청자를 멕시코에 머무르게 하기로 미국과 지난 7일 합의했다.
대신 미국은 10일부터 부과하려던 멕시코산 제품에 대한 관세 시행을 무기한 연기하고, 90일간 후속 논의를 진행하기로 했다. 양국은 합의 후 45일 후에 멕시코가 취한 대책을 평가하기로 했다.
한편 양국의 합의 조건을 두고 진실 공방 양상의 여진이 계속되고 있다. 부실한 합의를 대가로 관세를 철회했다는 언론 비판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합의 내용이 더 있다”고 밝혔지만, 멕시코는 필요 시 추가 조치를 논의하겠다는 것일 뿐 ‘별도 합의는 없었다’며 선을 긋고 있기 때문이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마르셀로 에브라드르 멕시코 외무장관은 지난 10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멕시코와 미국 사이에 비밀 이민 협정은 없다”고 밝혔다. 이는 앞서 공개된 내용 외에도 “완전히 서명되고 문서화된” 다른 협정이 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과 정면 배치되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추가 합의 내용이 “머잖아 공개될 것이고, 멕시코 의회의 표결이 필요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에브라드르 장관은 “시한을 두고 멕시코 조치가 효과가 있는지, 만약 없다면 우리의 제안과 미국의 제안을 다시 살펴보자는 것”일 뿐이라며 트럼프 대통령 발언을 일축했다. 성과가 미진할 경우 추가 조치를 검토하겠지만,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는 것이다.
미 언론들은 양국의 핵심적 추가 협상 대상을 ‘안전한 제3국 협정’으로 꼽고 있다. 이는 미국에 입국하려는 중미 이주자들이 멕시코에 먼저 망명을 신청하도록 하고, 신청하지 않은 경우 자동으로 미국에 대한 망명 신청도 거부되도록 하는 정책이다. 미국으로서는 멕시코를 일종의 완충지대로 삼는 방안인데, 멕시코는 그간 정책 수용을 완강히 거부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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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는 불법 이민자 진입을 막아주고 미국은 멕시코에 많은 일자리 만들어 주어 서로 윈윈 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