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애틀 경찰국, 소방국, 전력국 12시간동안 책임 전가
▶ 시의원에 이메일 보내자 즉각 해결
전봇대에서 내려오지 못하는 고양이의 구조를 놓고 시애틀 경찰국, 소방국, 전력국(Seattle City Light) 직원들이 서로 책임을 떠 넘기는 ‘관료주의’ 행태를 보여 눈쌀을 찌푸리게 했다고 시애틀타임스가 2일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웨스트 시애틀 주민인 아비 하몬 여인은 지난달 28일 오전 자신의 고양이 ‘버나드’가 집안에 보이지 않자 집 주변을 돌아다니며 찾던 중 집 앞 40피트 높이의 한 전봇대 꼭대기에서 울고 있는 버나드를 발견했다.
하몬 여인은 긴급상황이 아니어서 911이 아닌 시애틀 경찰국의 비 응급센터에 전화를 걸어 고양이 구조를 요청했다. 하지만 경찰은 전봇대에 전깃줄이 쭉쭉 뻗어있다는 말을 듣고는 경찰업무가 아니라며 다른 방법을 찾으라고 했다.
그녀가 동네 소방국으로 걸어가 소방관들에게 고양이 구조를 요청하자 소방관들도 전선과 관련된 것은 소방국 업무가 아니라며 그녀를 되돌려 보냈다.
이윽고 하몬 요인이 시애틀 시티 라이트(SCL)에 전화를 걸어 구조 요청을 하자 담당자는 상황 파악을 위해 직원을 보내겠다고 약속했다.
하몬 여인은 SCL 직원을 기다리면서 혹시 애완동물을 구조해주는 민간 기업이나 단체가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여러 곳에 연락했지만 성과가 없었다.
수시간 후 찾아온 SCL 직원들은 전봇대에 뻗어 있는 전깃줄을 단전시킬 충분한 장비가 없다며 직접 소방국에 도움을 요청했고 하몬 여인은 다시 경찰국에 도움을 요청한 후 기다렸다.
오랜 시간이 흐르고 시끌벅적한 상황이 벌어지면서 전봇대 주변에 하나 둘씩 모여든 주민들은 경찰관, 소방관, SCL 직원들이 우왕좌왕하자 직접 아이디어를 내 버나드 구조작전(?)을 짰다.
한 이웃이 30피트 사다리를 전봇대에 대고 슬립핑 백을 그 꼭대기에 펼쳐 버나드가 안전하게 뛰어 내리도록 하려 하자 경찰관과 소방관들이 화를 내며 중단시켰다.
하몬 여인은 어쩔 수 없이 다시 SCL에 전화했지만 응답 조차 받지 못했다며 “모두가 공을 떠 넘기며 책임을 전가했다”고 개탄했다.
그녀는 동부에서 시의원을 지낸 한 이웃으로부터 지역구 시의원에게 도움을 요청하라고 귀띔을 듣고 리사 허볼드 의원에게 즉시 이메일을 보냈고, 정확하게 16분후 허볼드 의원의 보좌관이 SCL에 전달한 구조요청 이메일의 사본을 하몬 여인에게 보내왔다.
잠시 후 SCL은 특수 사다리 설비 차량을 현장으로 보냈고 버나드는 결국 첫 신고가 이뤄진 12시간 후에 SCL에 의해 구조돼 전봇대 꼭대기에서 무사히 내려왔다.
하몬 여인과 이웃 주민들은 SCL이 처음부터 현장에 출동시킬 수 있었던 특수차량을 정치인의 압박을 받은 후에야 보낸데 대해 항의했다.
하지만 SCL측은 정치인의 압박이 아니라 소방국의 지원 요청을 받고 특수 차량을 출동시킨 것이라며 우연히 시의원의 이메일과 차량 출동시간이 비슷했을 뿐이라고 변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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