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로컬차원서 틈새수요 혁신적으로 수용
▶ 전통적 수퍼마켓들 경영난 갈수록 심화
볼티모어에 소재한 비영리 마켓인 DMG 푸즈에서 자원봉사자들이 물품을 정리하고 있다. 이 마켓은 구세군이 운영하고 있다. <뉴욕타임스>
구세군 메릴랜드 중부지역 사령관인 진 호그는 뉴욕 트윈타워가 무너졌을 때. 또 뉴올리언스 제방이 무너졌을 때 피해자들을 먹이기 위한 이동식당을 운영한 경헙이 있다. 도 볼티모어 폭동 때도 시위대에 음식을 제공했다. 소요가 가라앉은 뒤 그는 다음으로 무엇을 해야 할까 고민했다. 3일 간의 금식기도 끝에 그는 답을 얻었다. “하나님은 내게 그로서리 스토어를 열라는 답을 주셨습니다.”
이것은 그가 듣고 싶었던 답은 아니었다. 그로소리에 대해 아무 것도 몰랐던 그는 3년이 지난 지금 전문가가 다 됐다. 그가 세운 그로서리 스토어는 7,000평방피트 규모의 ‘DMG 푸즈’이다. 그는 조명이 밝은 이 스토어 실내를 돌아다니며 고객들에게 어떻게 할인 쿠폰을 인쇄할 수 있는지 설명하고 다른 고객에게는 신선한 그라운드 치킨을 구입하면 좋을 것이라 권유하고 있었다.
지난 3월 폭동이 일어난 곳으로부터 3마일 떨어진 근로계층 지역에 문을 연 이 마켓은 기존 수퍼마켓들이 위기를 맞고 있는 가운데 탄생하고 있는 실험적인 그로서리 스토어들 가운데 하나이다. 전문가들은 이 위기가 10년 전 쇼핑몰들을 강타한 소매 대참사를 능가할지도 모른다고 전망하고 있다.
대부분의 북미 소비자들은 여전히 넓은 통로와 무한한 제품들을 갖추고 있는 전통적 수퍼마켓에서 물건을 산다. 하지만 연 1,050억달러 매출을 올리는 미국 최대 체인인 크로거 같은 스토어들도 달러 제너럴, 알디 같은 할인 경쟁자들, 그리고 아마존 같은 온라인 업체들에 의해 큰 타격을 받고 있다. 특히 젊은 소비자들은 수제맥주, 투고용 식사 등을 갖춘 곳에서 ‘식품 체험’을 하고 싶어 한다. 그리고 화장지, 우유 등을 한꺼번에 대량 구입하기 보다는 요리를 할 때만 이곳저곳 들러 필요한 것들을 쇼핑하는 경향이 있다.
대형 체인들은 인구분포에 따라 작은 규모의 스토어를 계획하는 등 이 문제에 대응하기 위한 고민을 하고 있다. 크로거의 경우 이미 일부 스토어에서는 의류를 판매하고 있으며 무인운전 배달도 시험 중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혁신적 실험들은 로컬 차원에서 일어나고 있다. 새로운 형태의 커뮤니티 소형 스토어들은 스토어 통로를 문화적 틈새들과 사회적 필요를 충족시켜주는 것들로 채우고 있다.
해양포유류 생물학자인 브리앤 밀러(30)가 지난 6월 브리티시컬럼비아 밴쿠버에 문을 연 ‘나다’(Nada)는 패키지가 아닌 낱개로 물건을 판다. 치약에서부터 초컬릿에 이르기까지 모든 걸 패키지 없이 판다. 약간의 크래커를 살 수도 있고 달걀 한 개만을 구입할 수도 있다.
델리 카운터에는 플라스틱 포장이나 종이가 없다. 고객들의 자신들의 용기를 직접 가져오거나 스토어에서 재생 용기를 사야 한다. 공급업체들 역시 쓰레기를 줄이는 데 동참해야 한다. 덴버에서도 이와 유사한 개념의 ‘제로 마켓’이 영업 중이다. 쓰레기 없는 스토어는 일부 유럽지역에서는 인기가 높다. 캐나다에서도 생겨나기 시작하고 있다.
이곳에서 2,000마일 떨어진 미네소타의 인구 7,600의 작은 마을 뉴 프라그의 켄드라와 폴 라스무센 부부에게는 새로운 컨셉의 스토엉 대한 문의 전화가 빗발친다. 그것은 무인 스토어다. 이들의 어린 딸은 간질병을 앓고 있다. 이들은 건강한 식단이 딸의 상태를 호전시킨다는 걸 알아차렸다. 그러나 인근 빅박스 스토어에서는 로컬에서 생산된 오개닉 식품들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그래서 이들은 아예 자신들이 ‘팜하우스 마켓’을 차렸다.
라스무센 부인은 파트타임 마케팅 컨설턴트로 일하면서 아이들을 돌본다. 남편은 90마일을 출퇴근 해 미니애폴리스에서 은행원으로 일한다. 자신들이 스토어를 열어 전통적 방식으로 운영한다면 고객규모가 너무 적은 탓에 운영이 불가능하다는 걸 깨달았다.
이들은 인근 24시간 피트니스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직원 없이 오개닉 케첩과 글루텐이 없는 크래커, 지역생산 채소 등을 사기 원하는 고객들에게 24시간 문을 여는 스토어를 오픈했다. 멤버들은 연 99달러 회비를 낸다. 그리고는 아무 때나 키 카드로 업소 문을 열고 들어와 필요한 물건을 사갈 수 있다. 조명은 동작감지에 의해 켜지고 체크아웃은 아이패드로 이뤄진다. 지역 농부들과 육류공급자 등 공급업자들도 카드가 있어 언제든 가게 문을 열고 들어와 물건을 채워놓는다. 라스무센 부인은 집에서 물건 가격을 매기고 업자들에게 주문을 넣는다.
회원들은 가게 이층을 커뮤니티 미팅과 아이들 스페인어 강습 등을 위한 공간으로 사용한다. 그렇다고 이 가게가 완전 주 7일 24시간 무인인 것은 아니다. 일주일에 9시간은 캐시어를 세우고 일반 손님들을 받는다. 이들 부부는 절도에 대해 그리 걱정하지 않는다. 650 평방피트에 불과한 가게 안을 리모트 카메라로 모니터 되며 재고는 디지털로 관리되고 한 번 절도가 적발되면 영구히 회원자격이 박탈된다.
현재 회원은 275명이며 라스부센 부인은 농촌지역 푸드 컨퍼런스 등에 자주 초청을 받는다. 사람들은 그녀의 스토어 모델이 농촌지역에서 성공을 거둘 수 있는지에 관한 질문들을 많이 던진다. 그녀는 “농촌지역에서는 스토어들이 점차 사라지고 있다. 스토어를 계속 운영하는 게 타산에 맞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는 새로운 모델들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이 스토어 오픈한 뒤 무인스토어에 대해 문의가 전 세계에서 80건 이상 들어왔다.
볼티모어에 문을 연 구세군 마켓은 그로서리 도심판 스토어 가뭄현상과 싸우고 있다. DMG 푸즈는 공공임대주택들이 존스홉킨스 재학생들, 그리고 이 지역에서 평생 살아 온 노인들 섞여있는 지역에 문을 열었다. 이들의 경제사정 상 큰 스토어에 가 대량을 물건을 구입해 쌓아 놓기는 힘들다. 또 많은 주민들은 차가 없다. 구세군 모토인 ‘Doing the Most Good’에서 이름을 따온 이 마켓은 체크아웃 카운터에서부터 육류 케이스에 이르기까지 비품들 대부분을 지난 2013년 오픈했다가 문을 닫은 가게 것을 가져다가 썼다. 물건들은 미국 최대 독립 식품공급회사인 ‘C&S 홀세일 그로서스’에서 받는다, 이 회사는 DMG에 할인을 제공하고 있다.
개업에 들어간 총 비용은 220만 달러였으며 구세군이 직원 및 비즈니스 관리를 일부 맡으면서 운영비를 낮출 수 있었다. 전력회사는 요금을 4분의 깎아주고 있으며 도네이션과 그랜트로 교육과 훈련을 시키고 있다. 호그 사령관은 “우리는 돈을 벌기위해 스토어를 운영하는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렇게 절감한 비용은 낮은 물건 값을 통해 고객들에게 혜택으로 돌아간다. 페퍼스테이크를 위한 재료를 구입한 한 고객은 8달러가 나왔다며 “다른 마켓에서 구입했더라면 15달러는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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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The New York Times 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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