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ESPN계열 라디오 청취자 80~90%가 남성
▶ 스포츠 청취자 충성도 높아, 진행자와 끈끈한 유대감에, 비용 대비 광고효과 높아

이달 초 보스턴에서 열린 렉드 삭스 대 양키스 경기장. 관중석을 차지한 사람들 대부분이 남성이다. 남성들이 스포츠 라디오 청취자들의 80~90%를 차지하면서 남성 관련업체 광고주들이 스포츠 라디오에 점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 [Michael Dwyer - AP]
오리건, 포틀랜드에서 스포츠 라디오 방송은 그리 인기 있는 방송이 못된다. 닐슨 조사에 따르면 지난 6월 기준, 스포츠 라디오 방송 중 가장 인기 있는 방송인 KFXX-AM이 전체 35개 방송국 중 21위를 차지했다. KFXX-AM의 최대 경쟁사인 KXTG-AM은 22위, 그리고 스포츠 방송 서열 3위인 KPOG-AM은 25위를 차지해서 재즈 방송보다 하나 앞섰다. 그럼에도 시애틀소재 골드버그 존스 법률사무소는 이들 3개 스포츠 방송에 모두 광고를 낸다. 남성 청취자들이 집중적으로 몰리는 곳이어서 광고 효과가 쏠쏠하기 때문이다.
골드버그 존스 로펌의 공동 대표 릭 존스는 지난 1996년 법률 사무실을 공동설립하고, 남성대상 이혼전문 로펌으로 자리를 잡았다. 처음에는 마케팅하면 단연 전화번호부였다고 그는 말한다. 하지만 차츰 존스 로펌은 라디오 쪽으로 광고의 가닥을 잡았다. 광고 가격도 좋고 전달 범위도 넓기 때문이다.
어느 방송에 광고를 집중할까 결정할 당시 두 번 생각할 것도 없이 스포츠 라디오를 잡았다고 그는 말한다. “청취 가능한 사람 당 비용이 감당할 만했고 우리 예산에 맞았습니다.”
그리고 20년 이상이 지난 지금까지 스포츠 라디오 청취자들은 거의 변함이 없이 똑 같다. KFXX 방송의 모기업인 엔터콤에 의하면 자사 소속 40개 스포츠 라디오 방송을 듣는 사람은 매주 평균 연인원 1,100만명에 달한다. 이들 청취자 중 71%가 남성이다.
존스 로펌이 KFXX에 내는 광고는 보통 테스토스테론 요법 클리닉 광고가 한참 이어지고 하비스라는 면도용 제품 회사 광고가 나간 후 뒤이어 나온다.
“스포츠 라디오는 주로 남성들이 들으니 이런 광고주들이 광고내기에 적합하다고 보는 것 같다”고 엔터콤의 라디오 선임부사장인 제프 소톨라노는 말한다.
ESPN 라디오의 경우 전국의 400여 가맹 계열 방송국 청취자의 80~90%는 남성이라고 ESPN오디어 & 탤런트 담당 수석 부사장인 트라우그 켈러는 말한다. ESPN 위성 라디오와 스트리밍 오디오 방송들을 모두 합치면 미국에서 스포츠 방송을 듣는 13세 이상 청취자의 5명 중 한명은 ESPN을 듣는다. 이는 미 전국 스포츠 라디오 청취의 거의 절반에 해당한다.
“모든 스포츠 토크 라디오 청취의 절반, 5명 중 한명은 우리 방송, 80~90%는 남성” - 이렇게 따져 가보면 남성들을 찾아 나서려면 스포츠 토크 라디오가 좋은 곳이라는 사실로 귀결된다고 켈러 부사장은 말한다.
라디오 방송 전체를 두고 볼 때 - 스트리밍 오디오와 팟캐스트는 그만 두고라도 - 스포츠 라디오는 여전히 틈새시장이다. 하지만 광고주들의 관심이 점점 높아지는 분야이다. ESPN의 멀티미디어 세일즈 담당 존 핏츠제럴드 부사장은 20년 전 입사 당시 ESPN 라디오 광고주는 30개 정도였는데 지금은 300개가 넘은 데다 광고주들의 분야도 다변화하고 있다고 말한다.
“광고주들은 이제 스포츠 라디오가 할아버지 방송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기 시작합니다. 18세~49세 연령층을 보나, 25세~54세 연령층을 보나 인기가 있고, 35세 이상 연령층에도 인기가 있습니다.”
하지만 스포츠 방송하면 나이든 백인 남성들을 떠올리는 경향이 있다고 핏츠제럴드 부사장은 말한다.
그에 의하면 ESPN 라디오 청취자들은 주로 남성이지만, 인종이나 민족별로는 다양하다. 그리고 ESPN 라디오 청취자들 중에는 연봉 15만 달러에서 100만 달러 소득 계층이 많다고 그는지적한다.
반면 엔터콤 스포츠 방송국들과 이 회사의 CBS 라디오 네트웍 가맹 회원방송들은 대학졸업 학력에 가구당 소득이 7만5000달러 이상인 청취자들에게 인기가 있는 것으로 엔터콤의 소톨라노 부사장은 말한다.
스포츠 방송 청취자들은 일반적 라디오 청취자들에 비해 훨씬 충성도가 높은 편이다. 스포츠 방송 진행자와 팬으로서의 긴밀한 관계를 느끼고 있기 때문이라고 그는 말한다, 일요일에 큰 경기가 있고 난 월요일이면 진행자가 속상해하고 감정적이 되는 데 그것이 청취자들의 마음과 똑같으면서 형성되는 관계라고 소톨라노 부사장은 말한다.
“청취자들이 진행자와 관계가 형성되고 같은 부류라고 느끼게 되면, 예를 들어 일요일날 카우치에 나란히 앉아서 나초를 나눠 먹을 딱 그런 사람으로 느껴지면 방송국으로서는 이런 신뢰를 자연스럽게 활용하게 되지요.”
그 결과, 스포츠 라디오 진행자들은 종종 품질보증 선전이나 행사에 이름을 올린다. 뉴욕의 엔터콤 소속 WFAN-FM의 진행자 마이크 프란시사는 전자제품 소매업체이자 CBS 라디오 광고주인 아도라마와 오랜 후원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엔터콤의 WIP-FM 소속인 안젤로 카탈디는 필라델피아 보석상 스티븐 싱어를 방송에서 선전할 뿐 아니라 방송국이 수퍼 볼 이전 행사로 매년 개최하는 연례행사 후원기업들로 이들 광고주를 소개하기도 한다.
스포츠 라디오 광고는 과거 맥주 등 남성 분야에 집중했다. 하지만 지금은 달라졌다. 예를 들어 ESPN 라디오 진행자인 댄 르바타드와 존 와이너는 지브라 펜을 선전한다.
이들이 생방송으로 광고를 하면 갑자기 지브라 펜이 산더미같이 팔린다는 것이다. 이유는 단지 이들이 “이봐, 이거 좋은 펜이야‘ 라고 말한 때문이라고 켈러는 말한다.
이런 끈끈한 연계는 즉각적으로 일어나는 건 아니다. ESPN은 많은 광고주들을 코네티컷, 브리스톨의 본사로 초청해 방송 진행자와 마주 앉아 자신들의 사업을 설명하게 한다.
한편 포틀랜드에 있는 알파 미디아는 존스의 로펌 대표들을 KXTG 방송국 스튜디오로 불러들여 스포츠 관련 가정법 이슈들에 관해 이야기를 하게 한다. 예를 들면 타이거 우즈의 혼외정사 같은 것이다.
이런 방송이 암시적 선전이 되는 것이라고 존스는 말한다. 예를 들어 이혼법 전문 변호사를 선전할 경우에는 이같은 암시적 선전이 최선이라고 그는 말한다.
방송 진행자가 “내 인생 최악의 시기를 지날 때 내가 선임한 사람이 바로 이 사람이었다”는 식으로 선전을 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
한국일보-The New York Times 특약>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