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욕 개발업자 등 4명, 1억7천만달러 빼내
▶ ‘이자만 납부’ 헛점 이용

빈 아파트를 사람이 사는 것처럼 꾸며 아파트를 담보로 거액의 모기지 융자를 받아낸 사기범들이 연방수사국(FBI)에 적발됐다. 사진은 기사내용과 관련 없음.
대규모 부동산 담보 대출 사기사건들이 미 전역에서 발생해 연방수사국(FBI) 등이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했다.
부동산 개발업자와 모기지 브로커 등이 가담한 사기 수법은 빈 아파트에 사람이 사는 것처럼 위장하는 등 은행이 판단하기에 수익성이 높은 것으로 꾸며 실제보다 많은 대모기지 융자금을 받아내 부동산에 재투자하는 방식이다.
월스트릿 저널(WSJ)은 FBI와 뉴욕서부검찰청, 연방주택금융국 감찰관실 등이 수사 중인 사건이 전국적으로 10여건에 달하며 이중에는 부동산 개발업체 한곳이 연루된 15억달러 이상 부정 대출건도 포함돼 있다고 보도했다. 수사는 초기 단계로 현재 뉴욕에서 4명의 부동산 개발업자와 모기지 브로커가 기소됐으며 혐의가 입증된 부분만 1억7,000만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수사팀은 피츠버그 북부의 한 아파트를 압수수색했는데 전형적인 대출 부풀리기 사기 수법으로 드러났다. 모두 288유닛의 아파트는 공실이 많았지만 수사관들이 들이닥친 곳에서는 는 빈 유닛에 라디오를 틀어놓거나, 신발과 매트만 갖다놓은 유닛들이 많았다.
또 여성을 시켜 남자친구가 집에서 자고 있다는 식으로 거짓말을 하기도 했는데 모두 아파트 개발회사가 꾸민 것이었다.
썰렁한 주차장도 개발회사 직원들의 차량들로 채워져 있었는데 지난 5월 해당 개발회사 임원들에 대한 검찰의 소장에는 시정부가 임대 허가 결정을 내리기 전에 이미 사람이 사는 것처럼 꾸미진 경우도 있었다.
개발회사가 직원까지 동원해 빈집을 사람이 사는 것처럼 보이게 한 이유는 은행의 대출 심사관을 속여 더 많은 대출을 받기 위함으로 해당 아파트에 대해서는 독일계 도이체 방크가 4,580만달러의 대출을 실행했다.
수사 선상에 오른 15억달러 부정 대출 혐의를 받고 있는 회사는 뉴욕을 기반으로 14개주에 140여개 부동산을 두고 3만4,000여개의 렌트 유닛을 갖춘 ‘로체스터’ 사로 수사팀은 2010년에 비해 3배 가까이 보유 부동산이 폭발적으로 늘어난 이면에 이런 방식의 대출 사기가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또 다름 혐의점으로 수사팀은 로체스터가 기존 630만달러 대출의 재융자를 위해 140만달러의 가짜 대출을 받았다고 소장에 밝혔다.
일련의 과정에 프레디맥과 패니매 등 국책 모기지 업체들까지 끼어 있는데 실제 로체스터가 대출을 받은 뒤 유동화된 채권은 프레디맥과 패니매가 각각 12억달러와 3억5,000만달러씩 매입했다. 10여년 전 부동산 버블기에 싱글 홈에 대한 대출 부풀리기 사기가 만연해 연방의회는 2010년 은행을 규제하기 위해 ‘도드-프랭크법’을 제정하면서 대출 신청자는 소득을 증명하고 렌더는 이를 확인할 의무를 부여했다.
다만 다가구주택은 규제 예외 대상으로 대출 신청자가 제출하는 자료만 가지고 상환 능력을 파악했고 이마저도 유명무실해 일각에서는 ‘모두가 솔직할 때만 작동할 수 있는 시스템’이란 자조 섞인 반응이 있었고 최근 부동산 활황세를 타고 이번에 문제가 불거졌다는 분석이다.
또 일단 내재가치보다 많은 대출금을 받아도 이후 원금이 아니라 이자만 갚으면 대출이 유지되는 맹점을 탐욕스러운 부동산 개발업자들이 악용하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실제 점점 더 많은 다가구주택들이 이런 구조의 대출에 얽혀 있어 지난해 프레디맥과 패니매를 통해 대출을 받은 다가구주택 대출 채권 중 75%는 전액 이자만 내거나 일부 이자만 내는 식으로 유지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런 비중이 2009년의 2배 이상으로 크게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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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정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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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식이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