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음과 조명으로 최적의 수면환경 조성
▶ 점심 후 잠깐 눈 붙이기 허용 기업 늘어
핀란드 기업 프라머리가 시판한 하이텍 내핑팟. 완벽한 방음에 침대로 바꿀 수 있는 두 개의 쿠션의자를 갖춘 이 제품의 가격은 2만달러이다. [LA타임스]
직장에서의 수면은 눈살을 찌푸리게 만드는 행동으로 여겨져 왔다. 그러나 직장에서의 낮잠이 마침내 책상 밑 구석에서 밖으로 나오기 시작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아직은 소수이지만 점점 더 많은 기업들이 수면 부족 직원들에게 근무 중 낮잠을 잘 수 있도록 배려해 주고 있다. 어떤 경우에는 일을 제대로 할 수 있도록 해 주려고 낮잠을 잘 수 있는 하이텍 내핑팟(napping pod)을 제공하고 있기도 하다. 이런 조치로 인해 직원들의 생산성이 올라가고 세일즈 회의 도중의 도둑잠이 없어지는 등의 이득이 생긴다.
미국 성인들 가운데 3분의 1은 하룻밤 권장수면 시간인 7시간 수면을 취하지 못하고 있다고 연방질병통제국은 밝히고 있다. 이런 수면 부족은 다양은 문제들을 야기 시킨다. 건강 문제, 그리고 직장에서의 실수 등이다. 랜드연구소에 따르면 수면부족으로 인한 미국의 연간 경제손실은 4,110억달러로 추산된다. 이를 근무일로 환산하면 123만일이 수면부족으로 인해 사라지는 것과 같다는 얘기다.
구글 같은 첨단기업들은 오래 전부터 직원들을 위한 낮잠 공간을 제공해 오고 있다. 하지만 낮잠은 여전히 많은 직장들에서는 조금은 죄의식을 느끼게 되는 행위이다. 어떤 기업에서는 해고사유가 되기도 한다. 일부 기업들은 수면부족이 기업의 자부심의 바탕이 되는 문화를 갖고 있기도 하다.
UC어바인의 인지과학 부교수이자 낮잠의 효과에 대한 책들을 저술한 사라 메드닉은 “이 세계에는 얼마나 잠을 덜 잤느냐에 주어지는 명예 배지가 존재한다”며 “근무시간 중 다른 사람들 앞에서 낮잠을 자는 것은 대단히 어려운 일로 이런 행위는 존중받기 힘들다”고 말했다.
그러나 지난 1997년 TV코미디 ‘사인펠드’의 ‘낮잠’ 에피소드에서 직장 내의 비밀스런 낮잠 문제를 다룬 후 이와 관련한 기업들의 문화는 조금씩 변화해 왔다. 이 에피소드에서 조지 코스탄자는 사장이 자신을 기다리며 사무실에서 진을 치고 기다리는 동안 책상 밑 편안한 낮잠 공간에서 나오지 못한 채 수 시간을 갇혀 있어야 했다.
사무실 빌딩들, 그리고 개별 테넌트들과 작업을 하는 건축 및 실내 디자인 업체인 시카고의 이스트레이크 스튜디오는 조용한 낮잠 공간을 만들어 달라는 주문이 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업체 대표인 탐 주로우스키는 “직원들이 다시 에너지를 충전할 수 있는 공간을 찾는다”며 “이들은 모든 소음으로부터 벗어나고 싶어 하며 낮잠은 이들이 제공하기 원하는 옵션들 가운데 하나”라고 말했다.
주로우스키는 자신의 회사가 다목적 휴식구역에서부터 고객들을 위한 명상실까지 다양한 공간을 설치해주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직원들이 안정을 취하고 휴식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침대와 카우치, 그리고 리클라이너, 여기에 더해 마사지 의자를 갖춘 낮잠실까지는 아직 만들지 못했다.
사무실에서 잠을 자는 것은 널리 용인되는 행위는 아니다. 메드닉에 따르면 성인들 가운데 40~50% 정도가 주기적으로 낮잠을 잔다. 잠시나마 낮잠을 자기 위해 근로자들은 자신들의 자동차, 공원 벤치, 도서관 혹은 커피샵 등을 이용한다. 낮잠을 자는 행위에 대해 일부 국가들은 관대하다. 예를 들어 중국의 경우 근로자들은 점심 식사 후 휴식시간에 1시간가량 낮잠을 자는 것으로 전국수면재단 연구에서 밝혀졌다.
최근 시카고에서 열린 북미 상업용 인테리어 쇼에서 유럽의 두 제조업체가 새로운 내핑팟을 선보였다. 창립 3년이 된 프랑스의 ‘사일런스 비즈니스 솔루션’은 1만9,000달러짜리 ‘회복용 코쿤’인 ‘더 드림 박스’를 내놓았다. 창문이 없는 방음팟인 이 제품은 사용자가 15분 동안 부드럽게 파워수면을 취할 수 있는 12개 조명과 소리환경을 갖추고 있다. 모든 것은 터치스크린으로 작동된다. 안에는 작지만 편안한 침대가 있다. 드림박스는 지난 해 유롭에서 처음 출시됐다. 로리얼과 클라우드 컴퓨팅 기업인 OVH 같은 기업들이 이 제품을 구입했다고 사일런스 비즈니스 솔루션 대변인은 밝혔다.
8년 된 핀란드 기업인 ‘프라머리’는 이 쇼에서 자사의 내핑팟을 선보였다. 냅Q라는 이름의 이 제품은 유리에다 방음이 완벽한 회의용 팟을 변형시킨 것으로 두 개의 쿠션 의자를 갖추고 있다. 쿠션의자는 침대로 변형시킬 수 있다. 가격은 2만달러이다. 한 가지 단점은 팟 안에서 낮잠 자는 사람을 들여다 볼 수 있다는 점이다. 드러내지 않고 잠을 자기는 힘들다. 이 회사 관계자는 ‘커튼 같은 것을 드리우면 프라이버시를 얼마든 보호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고객들의 제안에 따라 2년 전 이 제품을 개발하기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낮잠 잘만한 공간을 만들어 달라는 고객들의 요구에 기반을 두고 만든 제품으로 작지만 아주 편안한 공간을 만들었다”며 환기와 조명, 그리고 인체공학에 관한 연구 자료들을 총동원해 개발했다“고 강조했다.
플로리다 올랜도의 상업용 마루회사인 헛슨밸리의 수석 프로젝트 매니저인 폴 리튼은 시카고쇼에서 드림박스 안에 열심히 드나들었다. 플로리다대학 풋볼선수 출신으로 주기적으로 낮잠을 잔다는 그는 드림박스의 침대를 편 후 문을 닫았다. 밖의 붉은 빛은 누군가 사용 중이라는 표시였다. 수분 후 문이 열리고 리튼이 미소와 함께 밖으로 나왔다 만족한 표정이었다. 그는 “유용할 수 있겠다”고 사용 소감을 밝혔다.
리튼은 1980년대 대학풋볼 선수시절 낮잠의 유용성을 배웠다. 당시 감독은 점심식사 후 20븐 낮잠의 회복효과에 대해 선수들에게 강조했다. 이후 낮잠은 리튼의 일상이 됐다. 그가 일하는 마루회사의 낮잠구역에는 작은 TV와 몇 개의 카우치, 그리고 의자들이 놓여있다. 리튼은 15분가량 낮잠을 자기 위해 이곳으로 들어가지만 전화와 다른 일 등으로 알람이 울리기 전 깨기 일쑤이다.
그는 “우리는 일찍 출근해 늦게 퇴근한다. 잠시 눈을 붙이고 에너지를 충전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리튼은 드림박스가 맘에 들지만 가격은 부담스러운 눈치다. “400달러면 살 수 있는 리클라이너와 비교할 때 비싸다”고 덧붙였다.
<
LA타임스 본사특약>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