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거 하루 전 미북정상회담 최대 변수, 야권 단일화는 막판까지 관심
6·13 지방선거와 국회의원 재·보선(12곳)을 13일 앞두고 5월31일 공식 선거운동의 막이 올랐다. 17개 광역단체장 선거의 초반 여론조사 결과 대구·경북과 제주를 제외하고 대다수 지역에서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대구·경북에서는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 후보가 약간 우세하다. 그러나 선거 초반전인데다 여러 변수들이 있어서 승패를 예단하기는 어렵다. 야구 경기처럼 정치에서도 ‘끝날 때까지는 끝난 게 아니다’는 말이 적용되기 때문이다.
이번 선거의 최대 변수는 북핵 해법을 논의할 미북정상회담을 비롯한 한반도 정세이다. 특히 지방선거 바로 전날인 6월12일 싱가포르에서 미북정상회담이 예정돼 있어서 회담 결과는 선거에 큰 영향을 주는 결정타가 될 가능성이 높다. 미북정상회담이 예정대로 개최돼 성공적으로 마무리된다면 민주당에는 호재, 한국당에는 악재가 될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반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담판에서 좋은 결과가 나오지 않는다면 여야의 유불리 상황은 반전된다.
청와대와 민주당은 “선거를 의식해 대북 정책을 펴는 것은 아니다”고 말하면서도 미북 정상회담에서 좋은 결과가 도출돼 민주당이 압승하기를 바라고 있다. 그러나 한국당은 “남북관계가 지방선거의 큰 변수가 되지 못한다”고 반박하면서 문재인정부의 민생 정책 실패가 표심을 흔들 수 있다고 주장한다.
두 번째 변수는 야권 후보 단일화 여부이다. 특히 서울시장 선거가 관심 대상이다. 여론조사 결과 자유한국당 김문수·바른미래당 안철수 후보가 현직 시장인 민주당 박원순 후보에 크게 뒤처지는 것으로 나오자 야권의 두 후보가 시너지 효과를 내기 위해 단일화를 시도해야 한다는 주장들이 나오고 있다.
김 후보와 안 후보는 며칠 전까지 단일화 가능성을 열어둔 발언을 하다가 최근에는 각각 “논의는 끝났다”며 협상의 문을 일단 닫았다.
하지만 8~9일 사전투표와 13일 투표일 직전까지 단일화 여부를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김 후보와 안 후보가 선거벽보에 ‘바꾸자 서울’이란 똑같은 슬로건을 내걸자 ‘바꾸자 연대’가 가시화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얘기도 나온다. 이밖에도 충북과 대전의 광역단체장 선거와 경남 창원 등 일부 기초단체장 선거에서도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의 후보 단일화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셋째 변수는 투표율이다. 7번째 치러지는 이번 지방선거의 투표율은 2010년의 제5회 지방선거(54.5%), 2014년의 제6회 지방선거(56.8%)의 상승세를 이어받아 60%에 육박하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나온다.
그러나 초반 판세가 여권의 일방적 우세로 전개되다 보니, 선거 열기가 떨어져 투표율이 과거보다 낮아질 것이란 전망도 있다. 또 투표율이 높으면 진보 후보가, 투표율이 낮으면 보수 후보가 유리하다는 과거 공식이 이번에도 적용될지 여부도 주목된다. 탄핵 사태를 겪으면서 고령층의 선거 열기가 떨어지고, 젊은층의 정치 참여가 높아졌기 때문에 전체 투표율보다는 연령대별 투표율을 면밀히 관찰해야 한다는 견해도 있다.
이와 함께 여론조사에 소극적인 것으로 알려진 ‘샤이 보수층’ 가운데 실제로 투표장으로 나오는 유권자가 어느 정도 될지도 선거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넷째 변수는 PK(부산·경남·울산) 지역의 여야 승패이다. 과거에는 TK(대구·경북)뿐 아니라 PK까지 포함해 영남권 전체가 보수 정당의 ‘텃밭’으로 통했다.
하지만 민주당이 부산·경남 출신인 문재인 대통령의 영향력을 활용해 ‘동진 정책’을 펴고 있어서 PK는 민주당과 한국당이 치열한 결투를 벌이는 지역이 됐다. 그 중에서도 가장 큰 관심을 끄는 지역은 경남이다.
문 대통령의 최측근인데다 댓글 조작에 연루된 ‘드루킹’ 김모씨와 알고 지내온 김경수 전 의원이 민주당의 경남지사 후보로 출마한데다 한국당이 이에 맞서 김태호 전 경남지사를 후보로 내세웠기 때문이다.
한국리서치의 경남 지역 여론조사(25∼26일, 성인 800명 상대,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5%포인트)에선 민주당 김경수 후보의 지지도가 50.6%로 한국당 김태호 후보(25.2%)보다 25.4%포인트 앞섰다.
그러나 한국당 관계자들은 “샤이 보수층이 여론조사에 응하지 않은 경우가 많기 때문에 판세는 유동적”이라고 주장한다. 한국당은 PK마저 여당에 내줄 경우 당의 존립 기반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고 보고 이 지역에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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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지사=김광덕 뉴스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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