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연홍 시인, 여섯번째 시집‘잉카 여자’발간
‘두 가닥 딴 검은 머리칼이/등 뒤로 길게 늘어져 있고/등짐에는 어린아이가 들어 있던가?/팔려고 만들어진 수공예품이 들어 있다//선한 눈빛/햇살에 그을린 적동색 피부/내 사촌 같은 여자//그녀가 키우는 알파카 털로 짠 스웨터 하나를 팔기 위해/하루를 거리에서 보내는 잉카 여자//그녀는 안데스 산맥을 넘는 짐 실은 야마처럼/오늘도 쿠스코 거리를 지나고 있다//천천히, 아주 천천히.’
(‘잉카 여자’ 전문)
최연홍 시인이 여섯 번째 시집 ‘잉카 여자’를 펴냈다. 남미 페루와 브라질, 유럽, 알래스카, 중국 등지를 여행하며 느낀 감정을 세상을 바라보는 넓고 깊어진 시선과 시인의 섬세한 감성으로 형상화 했다.
최 시인은 “낯선 나라의 사람들, 그들의 언어, 풍습이 모두 시, 미술로 보이고 음악으로 들린다. 그래서 여행은 시가 아닌가. 내 모국어가 다정하게 들리듯 그들의 모국어도 그들에게 다정할 것이다. 여행은 결국 나를 찾아 나서는 발걸음이다”라고 말했다.
작품집 제목이기도 한 ‘잉카 여자’ ‘페루’ ‘안데스 산맥을 지나며’ ‘아마존 강’ ‘발 씻어주는 아이들’ 등의 근작으로 꾸며진 시집은 오는 11일부터 인터넷 서점 알라딘과 교보문고 등에서 일제히 판매를 시작한다.
문정영 시인은 서평에서 “세상의 이치를 깨달은 연륜으로 대상을 바라 본 시인의 눈을 들여다 보는 것은 커다란 행운이라 할 수 있다. 삶을 바라보는 시야의 폭을 넓히기 위해 행간의 깊이를 세밀하게 읽기를 권한다”고 밝혔다.
며칠 전 ‘윤동주 서시 해외작가 특별상’ 수상자로 결정된 최 시인은 지난 6월 한국문인협회 선정 ‘제 24회 해외한국문학상’을 수상했다. 충북 영동 출신으로 연세대, 인디애나 대학을 졸업했으며 1963년 ‘현대문학’으로 등단했다. 저서로 ‘하얀 목화꼬리의 사슴’ ‘정읍사’ ‘한국행’ ‘아름다운 숨소리’ 등 6권의 시집과 ‘Autumn Vocabularies’ 등 4권의 영문 시집, 에세이집 ‘섬이 사라지고 있다’ 등 다수의 작품집을 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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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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