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차 한잔의 초대/ 전명혜 글로벌 어린이재단 뉴욕지부장
<사진= 천지훈 기자>
뉴욕지부에 회원 200여명
콩나물값 아낀 돈 허투루 쓸 수 없어
100% 모두 불우어린이에 전달
5남매중 맏이, 보살피는것 몸에 배
젊은세대들 동참해 뜻 함께 했으면
지역사회 봉사뿐 아니라 세계적인 봉사단체로 성장한 글로벌 어린이재단은 미주지역 어머니들이 시작했다. 전명혜 글로벌 어린이재단 뉴욕지부장으로부터 ‘따뜻한 어머니 마음’ 에 대해 들어본다.
●지역사회 불우어린이 돕기
“글로벌 어린이재단(GCF, Global Children Foundation) 뉴욕지부에 현재 200여명의 회원이 있다. 지역사회 봉사로 코코장애인센터, 할렘 익스플로어, 채리티 커넥션 프로그램, 뉴저지 밀알 등을 정기적으로 후원해오며 불우아동을 돕고 있다.” 전명혜 글로벌 어린이재단 뉴욕지부장은 “15세 미만 어린이가 대상인데 우리가 도울 곳을 임원들이 직접 가본다.”고 한다.
글로벌 어린이 재단은 뉴욕, 뉴저지를 비롯 한국, 홍콩, 일본 등지 총 21개 지부에 회원수 5,000명에 육박한다. 현재 총본부는 샌프란시스코(정경애 이사장)이며 성숙영(시카고)씨가 총회장이다.
현재까지 300만 달러 이상의 후원을 했고 20여만명에 달하는 결식아동들이 혜택을 받았다. 매년 25만달러를 상회하는 결식아동 후원 수혜지는 보통 4월말까지 추천과 신청을 받고 이사회에서 다수결로 결정, 이듬해부터 도와주게 된다. 세계의 오지인 18개국 현장을 직접 가보고 이사회에 수혜지를 추천한 이사도 있을 정도다. 각 지부에서 모인 회비는 세계 어린이들을 위해 쓰여지고 지부 활동비는 지부 임원들이 기금 모금을 하여 사용한다.
그동안 2011년 일본 쓰나미 피해 아동, 2013년 필리핀 태풍 피해 어린이, 남아프리카 쿠아 줄루 나탈 고아원 음식공급원, 과테말라 께찰떼낭고 빈민지역 어린이교회, 과테말라 마얀마을 돼지 나눔 사역, 네팔 하띠슈레 학교, 몽고 울란바토르와 카자흐스탄 사역 및 어린이 후원 등을 했다, 초창기엔 북한 평양 어린이를 지원했으나 현재는 연변 탈북어린이들을 선교사를 통해 도와주고 있다.
“결식아동에게 급식만 하는 것이 아니라 빵틀을 사주고 과테말라나 케냐 빈민가 아동인 경우 돼지 한 마리, 혹은 양 한 마리를 사준다. 스스로 키워서 학비가 되고 생활에 보탬이 되게 한다.”경제적, 사회적 위기나 천재지변으로 생긴 결식아동과 소년소녀 가장이 스스로 자립할 수 있는 희망을 주는 것이다.
●미주지역 어머니가 창단
글로벌 어린이 재단을 이야기하는데 창립자인 방숙자 명예 이사장 이름이 빠질 수 없다. 1997년 한국 IMF 외환 위기 당시 방 이사장은 한국 방문을 하여 직장을 잃은 부모, 길거리에 쏟아져 나온 아이들을 보고 미국으로 돌아와 워싱턴 DC의 한 집에 모였다고 한다.
“어떻게 해서든지 엄마들이 아이들을 먹여야겠다”는 어머니 8명이 14명이 되었고 이들은 1998년 2만달러를 모았다. 이를 한국으로 보낸 것이 시작이었다.
아이들을 다 키워놓은 50, 60, 70대 어머니들이 모인 ‘나라사랑 어머니회’는 수년 후 한국 경제가 제자리를 찾으면서 결식아동대상에서 세계의 불우아동을 대상으로 하며 ‘글로벌 어린이재단’이 되었다
“우리 자식들, 손자들을 생각해 도와주자고 시작한 것이고 어머니들이 콩나물값을 절약하여 모은 것이라 한푼도 허투루 쓸 수가 없었다. 바자회나 총회 항공료, 숙박, 식사대 등 모두 자비로 한다. 모은 기금 100%가 불우어린이들에게 전달된다. ”
전명혜는 글로벌 어린이재단의 성장에는 이렇게 순수하고 투명한 재정 관리가 밑받침이 되었다고 한다. 8년 전 글로벌 어린이재단 뉴저지지부로부터 독립한 뉴욕지부도 지역사회를 위해 필요한 기금을 임원 및 회원들이 연례모임, 음악회, 골프대회 등을 통해 마련한다고 한다.
●한푼이라도 아이들에게
1년에 한번 10월달에 한국 이화여고 유관순기념관에서 열리는 연례 바자에는 뉴욕, 뉴저지, 워싱턴DC, 버지니아, 시카고, 샌디에고, 샌프란시스코, 캐나다, 일본, 홍콩 등지에서 70~100명 회원이 참여한다. 6,000여만원 정도의 바자 수익금은 한국 저소득층 공부방 어린이와 소외된 낙도 및 농촌 지역 어린이, 장애아동을 위해 쓰인다.
“17년간 연례 바자회를 하다보니 이제 단골손님도 많다. 어떤 분은 둘째날에 와서 땡처리 하는 물건을 싸게 사간다. 물건을 팔면서 저절로 흥이 나고 전세계에 흩어져 사는 한인여성 어머니들이 구심점이 되는 자리다. 임원들이 30~500달러를 내어 한국에서 어떤 물건이 인기 있나를 조사한 다음 구매에 나선다. 추석을 앞두고 캐시미어 스웨터를 사러 우드베리에 가기도 했고 최근에는 TJ맥스 등에 가서 물건을 사서 한국에 들고 가서 판다.”
일명 ‘보따리 장사’다. 올해의 바자를 위해 마이클 콥스와 제이크루 옷 10여 박스가 준비되어 있다.“짐이 많다보니 항공사에 도움을 청해 초과벌금을 면제받아 한푼이라도 더 아이들에게 전달했다.”
● “봉사가 내게 맞다”
전명혜는 1950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12월 31일생이다. 1월 1일 새해를 앞두고 전 부치고 일 많이 하는 날 태어난데다 5형제 중 맏이이다보니 동생들을 보살펴주게 되었고 자연히 봉사활동도 하게 됐고 내게 맞다는 것을 알게됐다.”고 자신의 삶을 한마디로 정리한다.
전명혜는 2남3녀의 장녀로 불광동에서 성장하며 이화여중, 이화여고, 외국어대학 영어과를 졸업했다. 1972년 대학 졸업 후 일본항공사에 취직, 세계로 해외출장을 다니면서 다양한 삶을 들여다보았다.
남편 이종대씨가 1985년 12월 31일 고려항공화물 주재원으로 뉴욕에 근무하면서 미국으로 와 밸리스트림에 정착했고 지금도 그곳에 살고 있다. 이후 남편은 고려항공 뉴욕사장으로 수출업을 한다.
“아는 사람도 없이 미국에 살다보니 남편, 애들, 나 모두 외롭더라. 맨하탄 뉴욕한인교회와 이화여중고 동창회를 나가면서 외로움이 해소되었다”
8년전 글로벌어린이재단뉴욕지부가 신설되면서 최성남 1대회장의 권유로 뉴욕지부 일을 돕게 되었다. “쉬운 것부터 맡아 한 것이 일이 더 많았다. 이화동창회에서 서기를 했는데 모든 것을 기록해야 했고 글로벌에서 회계를 하면서 이 일이 또 결코 쉽지 않았다.” 조용히 소리 없이 궂은일은 그의 몫, 4년간 회계를 한 후 4년 전 글로벌 뉴욕지부 회장을 맡았다. 이종대씨와 슬하에 두 딸을 두었고 큰딸은 NYU 암전문 닥터•교수, 작은딸은 FDA에서 일한다.
●회원 늘리기 운동
글로벌 어린이 재단의 모든 지부가 매년 4월달에 연례행사를 열고 기금을 모은다. 뉴욕지부는 4월 23일 맨하탄 패트릭( Restaurant Patrick @ Club Quarters Midtown)에서 오준 유엔대사를 초청연사로 행사를 갖는다.
“4월행사후 7월에 LA 총회에서 2년 임기의 총회장을 선출한다. 9월에는 뉴욕지부 회장 선출, 10월에 유관순기념관 바자회가 있다. 뉴욕지부 회장은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자리다. 좋은 뜻으로 시작한 글로벌 어린이재단에 많은 어머니들이 동참하기를 기대한다.”
글로벌어린이재단 한달 회비는 10달러, 1년에 120달러이며 평생회원은 1,000달러이다. 현재 부회장, 총무, 재무, 고문 등 이사가 17명으로 보통 한달에 한번 모임을 갖는다. 집안일을 하면서 봉사활동을 하다 보니 실수가 있기도 하지만 워낙 재주가 많은 임원들이 많다보니 뉴욕지부는 회원이 증가되며 나날이 발전 중이다.
“재단의 미래를 위해 70년대생들이 참여하고 있다. 딸과 타인종 친구들이 도와주고 있다. 젊은 세대들이 많이 들어와 순수한 마음을 나누고 좋은 뜻을 이어가기 바란다. ”
지난 2015년 글로벌 어린이 재단은 재외유공 포상단체로 선정되어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
‘이 땅에 굶는 어린이가 없게 하자’는 어머니의 따뜻한 마음이 씨앗이 되어 땅에서 싹이 트고 나무가 되어 나날이 무성한 숲을 이루어 가고 있는 중이다.
<
민병임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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