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독 아닌가 의심되면 실제로 중독 가능성 커
▶ 수면 방해·집중력 저하 등 일상생활에 부정적 영향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스마트폰 위치를 확인한다. 화장실에 가서 볼 일을 볼 때 신문대신 스마트폰을 들고 간다. 영화관에서도 문자가 왔나 확인한다. 친구와 저녁을 먹으면서도 스마트폰 화면에서 눈을 떼지 못한다. 요즘 스마트폰 사용자들의 전형적인 모습이다. 자신의 스마트폰 사용이 조금 많다는 것은 인정하지만 중독 수준임에는 의심이 간다. 전문가들의 의견도 마찬가지다. 인터넷 중독 전문가 데이빗 그린필드 코네티컷 주립대 박사는 “실제 스마트폰 중독자로 판명되는 비율은 소수”라며 “그러나 최근 스마트폰을 과도하게 사용하는 비율이 급증하고 있다”고 타임매거진과 인터뷰에서 지적했다.
스마트폰 과다 사용과 중독 수준을 결정하는 기준이 애매 모호하다는 것은 전문가들도 인정한다. 그러나 몇가지만 점검해보면 스마트폰 중독과 과다사용을 스스로 결정할 수 있다. 그린필드 박사는 일상 생활에 지장을 초래한다고 느끼면서도 스마트폰 사용을 멈출 수 없다면 스마트폰 중독 직전이거나 이미 중독 수준을 넘어선 것으로 봐야 된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회사 회의 시간이나 운전 도중에는 스마트폰을 사용해서 안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마트폰으로 손이 가는 자신을 발견한다면 이미 통제 능력을 상실했다는 전형적인 증상이다.
스마트폰 중독 관련 책을 저술한 제임스 로버츠 베일러 대학 마케팅학 박사는 그린필드 박사 의견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그러면서 중독임을 의심할 수 있는 몇가지 특징을 더 설명했다. 스마트폰 중독임을 결정적으로 알려주는 증상이 바로 금단 현상이라는 것. 스마트폰이 주변에 없거나 사용할 수 없는 상황에 처했을 때 불안, 초조, 불필요한 불편감 등의 증상이 나타나면 십중팔구 중독임을 의심할 수 있다.
자신이 스마트폰 과다 사용, 중독 수준이라고 의심되면 당장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 스마트폰 과다 사용에 따른 부작용은 이미 여러 보고서를 통해 경고된 바 있다. 스마트폰 화면이 쉴 새 없이 쏘아대는 블루 라이트가 눈 건강에 치명적이고 수면을 방해한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타인의 일상 생활이 궁금해 들여다보게 되는 각종 소셜 미디어가 자신과 비교하려는 인간의 본성때문에 결국 우울증의 원인이 된다는 것도 잘 알고 있다. 가장 주의해야 할 경고는 인터넷 사용 시간이 증가하면 인간의 뇌가 재설계되는데 결과는 부정적이다.
인간의 집중력은 나이가 들수록 감소한다. 그런데 스마트폰 사용량이 늘면서 가뜩이나 약해진 집중력이 더욱 영향을 받게 된다고 플로리다 주립대학교 연구팀이 최근 밝혔다. 신문을 읽던 중 날라온 문자 메세지를 1초만 확인해도 메세지 내용과 답장 내용을 생각하느라 신문 기사에 대한 집중력은 현저하게 떨어진다는 것이다. UC어바인 연구팀도 스마트폰 과다 사용자들의 주의력 결핍 문제를 지적했다. 스마트폰 사용량이 많은 경우 실제 알림이 없어도 이메일이나 문자 메세지를 확인하기위해 습관적으로 스마트폰을 화면을 응시하는 데 자신도 모르게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고 경고했다.
그린필드 박사는 ‘스마트폰 사용자들이 스마트폰에 의해 사용되는 시대’라고 경고하면서 충동적으로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원인은 뇌의 ‘보상 경로’(Reward Pathway)와 관련이 깊다고 설명했다. 그린필드 박사는 인터넷을 거대한 슬롯 머신에 비유한다. 슬롯 머신을 돌려보기 전까지 어떤 패가 나올 지 모르는 것처럼 이메일과 소셜 미디어에 접속하기 전까지는 무슨 내용인지 알 수 없는 것이 인터넷 세계다. 미지의 세계에대한 일종의 흥분감과 기대가 재미를 느끼고 싶어하는 뇌의 기능을 자극해 스마트폰과 인터넷에서 손을 뗄 수 없게 한다는 것이다.
과다 사용이 중독 수준으로 발전하지 못하게 하기 위해서는 우선 자신의 스마트폰 사용 패턴을 알아야 한다. 사용량이 불필요하게 많은 부분을 찾아내 이 부분부터 사용을 줄여나가야 한다. 만약 페이스북에 하루에 2시간을 할애한다면 사용 시간을 1시간으로 줄이도록 노력해 본다. 또 각종 알림 기능을 꺼두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이메일, 문자 메세지, 뉴스 등이 도착할 때마다 울리는 알림 기능만 꺼놔도 스마트폰의 지배에서 벗어나 수 있다. 스마트폰 금지 지역을 정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집안 일정 공간에서는 스마트폰을 휴대할 수 없도록 정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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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 최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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