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감독 팀 버튼의 동화적 상상력은 그로테스크하다. 영화음악 작곡가 대니 엘프만의 음악은 그 낭만과 우울의 중심추를 감당한다. 버튼이 그린 독창적인 세계에 엘프만의 음악은 생기를 더한다. ‘환상의 콤비’로 통하는 두 거장이 공동 작업한 작품 중 고르고 고른 15편의 영화 음악이 130명의 오케스트라와 합창단의 라이브 연주로 재현된다. 오는 31일과 8월1일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펼쳐지는 ‘팀 버튼& 대니 엘프만 영화음악콘서트’가 그것이다. ‘가위손’ ‘빅피쉬’ ‘유령 신부’ 등 유명 영화 넘버가 대거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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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튼과 엘프만이 공동작업해 2013년 런던 로열 알버트홀에서 초연했다. 이후 월드 투어 중이다. 대형 스크린을 통해서는 버튼이 제작한 영화의 몽타주 필름과 함께 그가 작업한 오리지널 스케치와 아트 워크 등이 곁들여진다. 미국 출신으로 이탈리아에서 활약한 존 모서리가 오케스트라와 합창단을 이끈다.
엘프만은 공연 전 공연주최사 서던스타ENT를 통해 뉴시스와 진행한 서면 인터뷰에서 버튼과 오랜 시간 훌륭한 파트너십을 유지하는 비결에 대해 “우리들의 미적인 감성은 항상 같은 곳에서 왔어요"라고 말했다.
“둘은 유사한 환경에서 자랐거든요. 남부 캘리포니아, 공포물이지요. 어렸을 때 제게는 로스앤젤레스에 있는 영화관이 교회와 같은 곳이었어요. 세계에서 곳곳에서 만든 공포물, 판타지물, 공상과학물을 봤죠. 그때는 그런 환경이었죠. 이탈리아의 마리오 바바 감독 영화도 그때 봤죠. 팀을 만났을 때 그의 영웅은 (미국 호러 영화 스타인) 빈센트 프라이스였지요. 제 영웅은 (갱스터 영화에서 주로 악역을 맡았던) 피터 로어였고요. 이 부분은 팀과 저의 관계를 어느정도 나타낸다고 볼 수 있죠. 로어는 끊임없이 괴롭히는 이미지이고, 빈센트 프라이스는 조금 더 교묘한 악의 이미지거든요."
-예전부터 영화 쪽에서 일을 하려고 했나요?
“음악뿐만이 아니라 영화를 만드는 것을 원했습니다. 어렸을 때 거리에서 연주를 하거나 음악에 빠지기 보다는 영화 학교에서 촬영감독이 될 거라고 생각했거든요. 영화 제작하는 걸 꿈 꿨지 음악은 생각해보지 않았어요."
-팀 버튼과 만남은 어떻게 시작됐나요? ‘피위의 대모험’(1985)부터 인연이 시작된 것으로 아는데요.
“팀은 제가 (비주류 음악을 하는 미국 록밴드인) ‘오잉고 보잉고(Oingo Boingo)’에서 활동한 걸 알고 있었어요. 제가 더 많은 것을 할 수 있다고 생각했죠. 그리고 (‘피위의 대모험’의 배우 겸 각본가)인 폴 루벤스도 제 과거 활동을 알고 있고 좋아했어요. 그래서 제게 제안이 왔고 ‘피위의 대모험’ 몇몇 장면을 보고 집에 돌아와 옛날 녹음기에 데모를 녹음해 보냈습니다. 저는 그들이 다시 연락할 거라고 기대하지도 않았습니다. 그런데 ‘피위의 대모험’ 메인타이틀이 된 거죠."
-팀 버튼과 작업했던 작품 중 가장 좋아하는 작품은 무엇인가요?
“아, 너무 어려워요(웃음). 팀과 함께 한 처음 5개의 작품, 그러니까 ‘피위의 대모험’을 시작으로 ‘비틀쥬스’ ‘배트맨’ ‘가위손’ ‘크리스마스 악몽’까지는 완전히 바닥에서 시작하는 것 같았어요. 그러나 팀과 함께 한 작품과 그 외 다른 감독과 작업물까지 총 95개 작품 중 이 다섯 작품은 정말 특별하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당시에는 이러한 모델이 없다는 것을 몰랐습니다."
-이 콘서트는 어떻게 진행하게 됐나요?
“영화 음악을 무대 상영을 전제로 다시 만드는 작업은 쉽지 않아요. 특히 팀의 15개 모음곡을 한 콘서트에서 한다는 게 진짜 더 어렵죠. 하지만 이 점 때문에라도 하지 않을 수가 없었어요. 불가능하게 보여 꼭 해보고 싶었지요."
-혹시 다시 밴드 활동을 할 생각은 없나요?
“‘오잉고 보잉고’ 밴드 재결성은 매년마다 나오는 이야기지요. 그런데 그럴 일은 없을 겁니다. 멤버들이 원한다면, 그 친구들은 할 수 있겠죠. 근데 전 그런 큰 소리가 나는 라이브 무대에는 다시 오를 수 없을 겁니다. 제가 밴드를 그만 뒀을 당시 다시 이런 무대에 오르면 청각이 버텨내지 못하겠다는 생각을 했거든요. 그래서 밴드를 그만두게 된 거죠. 오케스트라 콘서트는 청각을 마비시킬 만큼 큰 소리가 나지 않아요. 지휘자가 오케스트 소리 때문에 청력을 잃어 버린 경우는 거의 없죠. 오케스트라와 함께 하는 공연은 언제나 흥미진진하게 할 수 있습니다."
-당신 작품들의 특별한 점은 무엇이라 생각하는지요. 작업을 위한 비결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항상 어려운 일이지요. 특별한 작품을 만드는데 비밀 같은 건 없지요. 만약 있다면 저도 그걸 갖고 싶어요! 연륜이 깊어 질수록, 더 어렵지요. 그래서 해보지 않았던 새 작품들에 도전하죠. 그렇게 하면 뭐가 새롭고 특별한 것들이 묻어 나지않을까 하는 것이 바람이지요."
<이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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