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평해전’ NLL 도발한 북 경비정에 맞서 싸운 해군 장병들 이야기
▶ ‘소수의견’ 강제철거 현장 소재로... ‘용산 참사’ 배경 의혹 등 공방
소수의견
연평해전
● 정치 이념 다룬 두 영화 논란 예상
비교적 최근에 일어났던 실제 사건들이 영화화 돼 극장을 찾는다.
6월 개봉하는 영화 ‘연평해전’(감독 김학순·제작 로제타시네마)과 ‘소수의견’(감독 김성제·제작 하리마오픽처스)인데 정치 이념적 소재를 다뤄 개봉 후 논란이 예상된다. 하지만 정치적 잣대를 대는 것에 양측은 모두 선을 그었다.
▶‘연평해전’은 우파, ‘소수의견’은 좌파?
10일 개봉하는 ‘연평해전’은 2002년 6월, 한일월드컵이 한창이던 당시 서해 연평도 인근 해역에서 발발한 제2차 연평해전을 소재로 한다. NLL을 넘어 남하해 도발한 북한 경비정에 맞서 싸운 우리 해군 장병들의 이야기가 담겼다. 제작 당시 제작비 마련 문제로 부침을 겪었으나 대국민 크라우드펀딩을 벌여 7000여 명이 후원에 나섰고, 당시 상장을 앞뒀던 NEW가 투자배급을 결정하면서 빛을 보게 됐다. 개봉을 수일 남겨놓은 가운데 우파적인 시각이 담긴 것이 아니냐는 의견이 있다.
반대로 25일 개봉하는 ‘소수의견’은 좌파 영화라는 편견에 갇혀있다. 강제철거 현장에서 열여섯 살 아들을 잃고, 경찰을 죽인 현행범으로 체포된 철거민 박재호(이경영)의 변론을 맡게 된 열혈 변호사(윤계상)와 동료들의 이야기를 그렸는데 용산 참사를 소재로 한 것이 아니냐는 것. 국민참여재판 및 100원 국가배상청구소송 등 논란의 여지가 많다. 이 작품은 제작된 지 2년이 넘게 극장에 걸리지 못했는데 배급사였던 CJ E&M이 정부 눈치를 보는 게 아니냐는 의혹이 들기도 했다. 결국 배급권을 시네마서비스에 넘기며 일반 관객에 공개된다.
▶ 제2의 ‘변호인’ ‘국제시장’?
진영 논리가 작품에 씌워지는 것은 부담스럽지만 때로는 폭발적인 흥행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2013년 개봉한 송강호 주연의 ‘변호인’(감독 양우석)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이야기를 담았으며 ‘국제시장’(감독 윤제균)은 특정 인물은 아니나 이야기 전개 방식 등이 ‘오른쪽’에 가깝다는 평가를 받았다. 때문에 일부 진보 성향 인사들로부터 비난받기도 했다. 또 영화 개봉과 동시에 정치인들의 관람 사실이 부각되기도 했다.
이념에서 벗어날 수 없는 소재들이 포함되어 있어 ‘정치’라는 틀에 갇히게 되지만, 흥행 폭발력은 상당하다. ‘변호인’과 ‘국제시장’은 1000만 관객을 훌쩍 뛰어넘었으며 정지영 감독의 2012년 작품 ‘부러진 화살’과 ‘남영동1985’, 조근현 감독의 ‘26년’등도 한계를 딛고 흥행했다. 과거, 우파보다는 좌파적 성향의 작품들이 많았지만 최근 들어 ‘국제시장’ ‘연평해전’ 등 반대 입장의 영화들이 등장해 기계적 균형을 맞추는 추세다.
▶ “정치적 잣대 대지 마라”
하지만 정치 프레임은 부담이다.‘변호인’과 ‘국제시장’이 그랬듯‘연평해전’과 ‘소수의견’역시 영화 자체를 봐달라 호소한다.
‘연평해전’의 김학순 감독은 “보시는 분에 따라서 다르게 해석할 수 있지만 연평해전 당시 일어났던 모습 등을 최대한 ‘팩트’에 기반해 그대로 전달하려고 했다”고 밝혔다. 김무열, 진구, 이현우 등 배우들 역시“정치적 시각보다는 당시 희생당한 장병들을 기억해 달라”고 호소했다. 사건보다는 사람에 초점에 맞췄다는 것.
이는 ‘소수의견’역시 비슷하다. 메가폰을 잡은 김성제 감독은 “국가가 은폐한 진실을 밝히기 위해 애송이 변호사들이 검찰 전체를 상대로 대결을 펼치는 영화”라 설명한 뒤 “강제 철거 현장에서 벌어진 비극을 법정 공방을 통해 그렸다. 법정 드라마의 긴장과 흥미를 담은 대중영화다. 기시감을 주는 사건(용산 참사)이 있다는 것은 사실이나 감정적이거나 선정적으로 다루진 않았다”고 말했다.
▶ 프레임만으로는 안된다
전찬일 영화평론가는“한국 사회에서 진영 논리는 빠질 수 없다”며“한국영화를 둘러싼 이념 논쟁도 당연한 수순이다. 관객이 궁금증을 품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라 말했다. 하지만 이데올로기만으로 흥행하는 것은 무리가 있으며 영화 완성도가 뒷받침돼야 관객 선택, 즉 흥행으로 이어진다는 지적이다.
우려스러운 것은 이데올로기가 일부 담겨있던 작품들이 개봉했을 당시 작품을 의도적으로 흠집내고, 관객 관람을 방해하는 등 현상이 이번 ‘연평해전’과 ‘소수의견’에도 이어지는 것이다. 실제로 천안함 사건을 담은 다큐멘터리‘천안함 프로젝트’(감독 백승우)는 예상을 뛰어넘는 흥행에도“보수 단체의 협박으로 관객 안전에 위협이 된다”며 상영을 중단했다.
이용철 영화평론가는 “실존했던 역사적 사건을 담은 작품들에 대해 각자의 견해를 갖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영화는 객관적 사실에서 한발짝 떨어져 바라보는 예술 작품이기에 접하지도 않은 채 힐난하거나 반대로 열광하는 것은 옳지 않다”며 “영화는 다큐가 아닌 허구의 이야기라는 것을 인지해야 공정한 평가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이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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