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톡투유’ 나이·돈·선택 등 주제... 국내 첫 무형식 토크버라이어티 표방
▶ ‘촉촉한 오빠들’ 일반인들의 사연으로 ‘감동 서비스’ 전달... 눈물 촉촉
촉촉한오빠들
김제동의 톡투유 - 걱정말아요 그대
● 시청자 위로하는 TV 프로 인기
“나에게 돈 쓰는 것이 아깝다”며 “부모님께 더 좋은 걸 해드리고 싶다”는 31살 청년의 말에 옆에 있던 주부가 한 마디 거든다.“부모들은 자녀가 행복하길 바란다. 자식들이 부모 걱정보다 자기 걱정만 하면 된다”며 그의 등을 토닥토닥 두드려 준다. 끝내 청년이 눈물을 보이자 휴지를 건넨 또 다른 청중은“책임감을 가지고 돈을 쓰는 사람은 자신에게 돈을 쓰는 것에 죄책감이 들 수 있다. 충분히 자격이 있는 분 같다. 즐겁게 살았으면 좋겠다”고 응원의 말로 힘을 북돋워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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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제동의 톡투유-걱정 말아요 그대’(이하 톡투유·연출 이민수) 속 한 장면이다. 5월 3일 정규 편성된 ‘톡투유’는 국내 최초, 청중 심의 無형식 토크버라이어티를 표방한다. 이 시대‘말꾼’김제동과 청중이 주인공이 되어 이야기를 나눈다.
매회 나이, 돈, 선택 등 다양한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는데 그전에 김제동은 현장을 방문한 청중들에게 스케치북에 고민을 적게 한다. 고민은 가지각색이다. 취준생(취업준비생)은 진로와 청년 실업 문제, 부모들은 자녀의 교육 문제나 대화 단절로 인한 소통의 어려움을 호소한다. 군 입대를 앞둔 청년들은 시간 활용법이나“군대 갔다 오면 진짜 철드나요?”라는 질문을 던지기도 한다.“기댈 데가 없다” “아무 생각 없이 놀고 싶다”등 고개를 끄덕이게 하는 고민들도 수두룩하다.
김제동은 청중에게 다가가 무릎을 꿇는다. 같은 눈높이에서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준다. 획기적인 고민 해결 방법이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진심은 전해진다. 누군가 나의 말을 경청하고 고개를 끄덕여주는 것만으로도 고민의 무게는 상당 부분 가벼워진다.
앞서 김제동은‘톡투유’에 대해“우리 생활 속 여러 가지 이야기를 가감 없이 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할 것”이라며“프로그램에서 어설픈 위로나 비난, 충고를 하려는 게 아니다. 같은 처지에 있는 사람들이 서로의 고민을 공감하고 치유하는 모습을 담아내고 싶다”고 포부를 전한 바 있다.
이처럼 TV 예능 프로그램이 우리네 삶으로 한 발짝 가까이 다가왔다. 일반인들의 사연에 귀 기울이고 그들의 고민을 한시름이라도 덜어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 5월 26일 첫 방송된 tvN‘촉촉한 오빠들’(연출 유학찬)은 일반인들의 사연으로 꾸려진다. 그들에게 감동 서비스를 전한다는 취지를 내걸었다. MC로 나선 현주엽은“거칠고 냉혹한 운동선수의 세계에 있었기 때문에 모양 빠지게(?) 눈물 흘리지 않는다”고 말했지만 백혈병으로 병원 치료를 받고 있는 다섯 살 정원이의 사연, 압박 면접 후 좌절하는 취준생의 모습을 보며 울음보를 터트렸다.
이후 제작진은 그들에게 소소한 이벤트를 펼친다. 주삿바늘을 무서워하는 정원이에게 어른들에게 보이지 않는‘뽀로로’인형이 나타나 정원이의 친구가 되어 준다. 뽀로로가 준 용기 모자를 쓴 정원이가 울지 않고 주사를 참아낼 때는 스튜디오는 물론 시청자들의 눈가 역시 촉촉하게 젖을 수밖에 없었다. 냉혹한 압박 면접 후 피드백 화면에 부모님이“우리 아이는요”라며 자랑을 늘어놓는 모습은 뭉클하게 다가왔다.
유학찬 PD는“‘촉촉한 오빠들’은 시청자들이 주인공”이라며“우리 이웃에 대한 진짜 이야기를 담겠다”고 했고, MC 강균성은“메시지 없이 자극만 있는 프로그램이 많이 있는데, 메시지와 따뜻한 사랑을 전해드릴 수 있을 것 같다”고 전했다.
SBS‘동상이몽, 괜찮아 괜찮아’(연출 서혜진)는 사춘기 초중고 10대 자녀와 부모에 초점을 맞췄다. 2년째 대화를 하지 않는 모녀, 1등에 집착하는 엄마와 그런 엄마 때문에 힘들어하는 딸, 배우를 꿈꾸는 아들과 공부를 강요하는 엄마, 비만이 된 딸을 괴물이라 부르는 엄마와 그런 엄마의 눈치를 보는 딸 등 다양한 사연 속에서 부모와 자식의 관계를 조명하며 10대 청소년이 있는 가정이라면 누구나 한번은 고민하고 공감할 이야기로 1시간을 가득 채운다.
출연 가족의 일상을 카메라로 쫓는데 부모의 시선과 자녀의 시선, 두 개의 시선이 공존해 흥미를 더한다. 각자의 입장이 아니라 상대의 입장으로 바라본 세상은 판이하기 때문이다. 두 개의 시선은 부모와 자식은 서로를 이해하고, 소통의 물꼬를 트는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MC 유재석은 중재자로서, 김구라와 장영란은 때론 부모의 편에서 때론 자식의 편에서 열변(?)을 토하며 재미를 더한다.
‘톡투유’이민수 PD는 시청자들을 위로하는 TV 프로그램의 인기에 대해“사는 게 점점 힘들어지는 것 같다. 7포 세대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청년들이 힘든데 어디 가서 이야기할 데는 없는 것 같다. 물론 친구들 간의 우정도 있지만 경쟁도 공존하는 것 아닌가”라며“어디서 쉽게 얘기할 수 없는 답답함이 있는데 그냥 내 얘기를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이러한 프로그램들이 각광을 받고 있는 듯하다”고 진단했다.
<조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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