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유천 ‘냄새를...’ 최고 시청률 경신
▶ ‘학교2015’ 육성재 4차원 캐릭터
진영
박유천
연기돌의 입지가 갈수록 탄탄해지고 있다.
연기돌(연기 하는 아이돌 가수)의 활약은 더 이상 어제오늘일이 아니다. 그러나 현재 안방극장에서는 연기돌을 찾지 않는 것이 더 쉬울 정도로 그 활약이 대단하다. 또한 불과 얼마 전까지도 인지도나 이름값으로 캐스팅이 돼‘발연기’ 논란에 쉽게 휩싸였던 이들이 이제는 탄탄한 연기력으로 자신의 제몫 이상을 제대로 해내고 있어 더욱 눈길이 간다.
연기돌이라는 단어가 무색하다. 종영을 앞둔 SBS 수목미니시리즈‘냄새를 보는 소녀’(극본 이희명·연출 백수찬)의 인기 요인은 단연 JYJ 박유천의 호연이다. 지난 2010년 드라마‘성균관 스캔들’로 연기자로 입문한 그는 로맨틱 코미디, 멜로, 액션 등 장르를 가리지 않고 연기 경력을 쌓았고, 자신의 내공을 이번 작품을 통해 터뜨리고 있다. 코믹부터 진지함을 오가는 그의 연기는 멜로와 스릴러를 오가는 드라마의 콘셉트상 몰입도를 높이는 데 일등공신을 하고 있다. 드라마의 자체 최고 시청률 경신 역시 박유천의 활약이 돋보였던 회차였던 점 역시 인상적이다.
현재 가장‘핫’한 연기돌로 떠오른 인물은 바로 비투비의 육성재다. MBC‘복면가왕’에서 의외의 노래 실력으로 가창력을 뽐낸 그는 곧바로 KBS 2TV 월화미니시리즈‘후아유-학교 2015’(극본 김민정 김현정·연출 백상훈)에서 어디로 튈지 모르는 반항적이면서도 4차원 매력의 공태광 캐릭터를 입체적으로 그려내며 호평을 얻고 있다. 극 중 김소현과 남주혁 사이에서 삼각 로맨스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그는 김소현의 흑기사를 자처하며 여심을 뒤흔드는 것은 물론 불운한 가정사를 간직한 아픈 청춘을 섬세하게 표현하며‘육성재의 재발견’을 이끌어 내고 있다.
인피니트 호야가 오는 27일 첫 방송되는 SBS 새 수목미니시리즈‘가면’(극본 최호철·연출 부성출) 출연을 결정했다. 호야는 극 중 주인공 변지숙(수애)의 동생 변지혁 역을 맡는다. 경제적으로 어려운 집안을 일으키기 위해 어설픈 은행 강도를 계획할 정도로 철부지지만 가족을 생각하는 마음은 끔찍한 인물. 실제 호야는 여러 번의 오디션을 거쳐 철저히 연기력으로 캐스팅됐다. 제작사 골든썸픽쳐스는“폭넓은 캐릭터를 소화할 수 있는 인물을 찾던 중 호야를 적임자로 판단했다”고 신뢰를 드러냈다.
이 외에도 현재 B1A4 진영은 MBC 수목미니시리즈‘맨도롱 또’을 통해 첫 지상파 드라마 진출에 성공했고, AOA 설현은 KBS 2TV 금요미니시리즈‘오렌지 마말레이드’에서 여주인공 역할을 꿰찼다. 애프터스쿨 유이는 오는 6월 방송될 SBS 월화미니시리즈‘상류사회’출연을 통해 연기자로서의 입지를 확실하게 다지겠다는 각오다.
시청자들 역시 연기돌에 대한 편견이 많이 사라진 상태. 과거 아이돌 배우가 드라마에 출연한다면 난색부터 표했던 반응과는 사뭇 다르다. 지난해 제국의 아이들 임시완 JYJ 김재중 엠블랙 전 멤버 이준 엑소 도경수 등이 안방극장에서 대중들에게 신뢰를 줄 수 있는 연기력을 선보이며 대중들의 마음도 열리기 시작했다.
육성재의 소속사 큐브엔터테인먼트 안효진 실장은“아이돌이 연기할 때 여러 편견들을 그 누구보다 잘 안다. 그렇기 때문에 더 노력하고 작은 소리에도 귀 기울이려고 노력하고 있을 것”이라며“육성재 본인도 아이돌이 연기하는 것에 대한 편견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시청자들이 보기에 불편하지 않은 연기를 하겠다고 제작발표회에서 공표했다. 기본적으로 성실한 태도를 지녔다. 많이 배우고 연구하고 또 현장에서 조언도 많이 얻는다”고 전했다.
제작진들 역시 단순히 인지도와 지명도 가지고 아이돌을 캐스팅하지 않는다.‘후아유-학교2015’‘오렌지 마말레이드’등의 홍보를 맡고 있는 와이트리 노윤애 대표는 “두 드라마에 나오는 연기돌은 모두 곧잘 연기를 잘하고 스타성이 있는 친구들”이라며“드라마 캐스팅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연기다. 연기를 잘하고 또 역할에 대한 이해도와 앞으로 뻗어나갈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지가 제작진의 가장 중요한 캐스팅 포인트였다. 무엇보다 그들이 열심히 하려는 의지가 그 누구보다 투철했다”고 설명했다.
제작진들로서도 연기 잘하는 아이돌에 대해 환영하는 분위기다. 경험이 전혀 없는 신인 연기자들을 쓰는 것보다 무대 등 다양한 경험을 통해 기반을 다진 아이돌이 신인보다 연기를 잘해낼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는 것.
드라마 제작사 팬엔터테인먼트의 윤고운 제작팀장은“아이돌에 대한 제작자들의 시각이 많이 유연해졌다. 예전에는 가수를 하다가 우연찮게 연기 쪽에도 관심을 두고 도전했던 아이돌이 많아서 내공이 부족한 경우가 많았는데, 현재는 데뷔 때부터 연기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고, 굳건한 의지를 지닌 친구가 대다수이기 때문”이라며“연기돌 자체의 내공과 퀄리티가 상당히 좋아졌다”고 진단했다.
그렇다고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연기돌을 선호할수록 신인 연기자가 설 수 있는 자리가 좁아지는 것은 당연지사다. 한 방송관계자는“신인배우를 스타로 만들려면 투자와 시간이 필요한데 아이돌은 금방 캐스팅해 쓸 수 있고 홍보면에서 도움을 주기에 매력적인 카드인 것이 분명하다. 그러나 이들은 연기가 본업인 아닌 부업인 까닭에 장기적인 입장에서 보면 분명 문제가 있다”면서도“인지도와 스타성 면에서 작품에 도움을 주기에 그 유혹을 떨치기 쉽지는 않다. 아이돌을 쓰는 건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긴 하지만 진정성 있는 신인배우들을 키우려는 노력도 분명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현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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