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내 ‘K-POP한류’ 순익 반토막... ‘혐한류’와 맞물려 급격한 내리막
▶ 새 스타 발굴 실패로 더욱 위축돼... 中 시장 커지면서 대륙으로 발길
엑소
겨울연가
● ‘엔저쇼크’와 일본 한류
원-엔 재정환율이 7년 만에 장중 800원 대에 진입하는 등 최후의 심리적 방어선이었던 900원이 무너졌다.
엔저 현상이 심화하면서 우리 경제에 미칠 악영향에 대한 우려 목소리가 나오는 가운데 가뜩이나 분위기가 좋지 않았던 일본내 한류도 벼랑 끝에 섰다. 예전 같지 않은데 그나마 순수익도 반토막이 났다.
다행히 중국시장이 열렸다지만‘한류 총본산’ 일본 시장을 포기하긴 쉽지 않다. 10년을 군림해온 일본 한류는 이대로 마침표를 찍는 것일까.
▲ 정치 경제 이슈... 日한류 직격탄
일본 한류의 시작점은 드라마 ‘겨울연가’가 일본에서 히트하고 그룹 동방신기가 현지에 진출했던 약 10년 전을 기점으로 한다. 포화된 국내 시장을 넘어 해외에서도 우리 콘텐츠가 통한다는 사실이 검증됐고 많은 엔터테인먼트사들이 가능성이 확인된‘신시장’일본으로 향했다. 여기에 2000년대 후반 환율이 1400원대로 껑충 뛰어오르자 순풍에 돛단 듯 대한해협을 건너는 한국 콘텐츠가 늘었다. 이후 한류는 계속해서 세력을 키웠고 중국과 동남아, 미주까지 영향력을 떨쳤다. 이 과정에서 일본 시장은 높은 충성도와 구매력으로 확실한‘본진’노릇을 했다.
분위기는 최근 급변했다. 극우 성향의 아베 정권이 들어섰고 한국정부마저 강경노선을 띠면서 한일 관계는 과거와 비교해 급속히 싸늘해졌다. 또‘아베노믹스’에 따른 엔화 약세 및 원화 강세로 원·엔 환율마저 급락했다. 이른바 일본 정부의 근린궁핍화정책에 따른 위축현상인데 정치 및 경제 이슈가 맞물리자 일본 한류는 급격한 내리막길을 걷는 중이다.‘혐한류’기조가 생겨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 “한류가 비싸졌다”
전문가들은 엔저 쇼크에 따라 3%대의 올해 경제성장률이 2%대로 내려갈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특히 수출 감소 폭이 떨어지는 것에 대해 크게 우려하고 있는데 이는 K-DRAMA와 K-POP 등 한류 콘텐츠 역시 마찬가지다.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 측은 원·엔 환율이 800원대로 떨어질 경우 우리 콘텐츠 수출액이 6.7%까지 감소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나마 덩치가 있는 기업들은 엔저 쇼크에 대비해 왔지만 중소 엔터테인먼트사의 경우 직격탄을 맞을 수밖에 없다는 불안한 전망이 계속 나온다.
업계는 엔저로 인해 한국 콘텐츠에 대한 일본의 구매욕이 저하되고 있는 것에 대해 우려를 표하고 있다. 국내 수출가는 그대로인데 엔저로 인해 일본 측 구매가가 올라가자 그만큼 매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또 한류에 대한 일본의 관심이 떨어지자 단가도 하락 중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한국 드라마의 최대 수출시장인 일본에 대한 편당 수출단가는 2010년 7,148달러에서 2013년 2,750달러로 61.5% 하락했다. 하락 폭은 계속 커질 것으로 보인다.
▲ 자취 감춘 새 얼굴
‘겨울연가’히트 이후 배용준은 별다른 작품 활동에 나서지 않고 있으며 다른 한류 스타들도 예전같지 않다. 동방신기와 카라 등 일본 내 K-POP 열기를 이끌던 주역들은 고연차가 됐다. 이들의 활동기간을 5년에서 최장 10년으로 봐도 새로운 동력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들은“새로운 스타 등장이 늦어진 것이 일본 한류 위축의 첫 번째 원인”으로 꼽았다. 동방신기, JYJ, 빅뱅, 슈퍼주니어 등 기존 K-POP 스타들은 충성도 높은 팬덤을 바탕으로 여전히 큰 인기를 누리고 있지만 새로운 스타는 좀처럼 나오지 않고 있다. 몇몇 그룹들이 열도 진입을 시도했지만 구체적인 성과는 아직이다.
중국시장이 커지며 시선이 일제히 대륙으로 몰린 것도 일본 한류를 상대적으로 홀대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엔터테인먼트사들이 인기가 줄어든 일본 대신 발전가능성이 크고 새롭게 한류 바람이 불기 시작한 중국어권 공략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 그럼에도 불구하고 “GO! JAPAN”
“일본 시장은 여전히 매력있다.”
국내 최대 엔터테인먼트사인 SM 측 관계자는“일본 한류가 위축됐다고는 하나 그래도 한국보다 훨씬 크고 매력 있는 시장이다”고 말했다. 엔저와 혐한류 탓에 중국시장 비중이 높아지긴 했으나 포기할 순 없다는 것.“한류는 문화산업인 탓에 분위기에 휩쓸리기보다 꾸준히 투자하고 관심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정치·경제 이슈에 일희일비하기보다는 묵묵히 팬덤을 다져 놓는 것이 중요하다는 일침이다.
올해 미국에 이어 일본에서 K-CON‘엠카운트다운’을 진행한 CJ E&M 측 관계자는“올해는 한일 수교 정상화 50주년인데다 일본은 한류의 발원지다”라며“한류는 10년간 일본 시장에 뿌리를 내렸으며 사이타마에서 진행된 K-CON 역시 1만명 이상의 팬 호응을 얻을 정도로 기본 수요는 탄탄한 편”이라 밝혔다.
비록 성장세는 꺾였으나 외면해서는 안되는 시장이라는 것.“콘텐츠 시장을 예측하는 것은 어렵고 조심스러우나 K-CON의 성과를 봤을 때 불씨는 여전히 남아 있다”는 이들은 정치·경제 이슈가 발목을 잡을 순 있으나 문화산업 특성상“일본은 여전히 발전 가능성이 충분한 시장”이라 밝혔다.
<이정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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