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첫 방한공연 ‘렛잇고’ 이디나 멘젤 서면 인터뷰
“배우로서 2014년은 내게 정말 엄청난 한 해였다. ‘겨울왕국’의 성공으로 예전에는 만나지 못했던 다른 나라의 팬들에게 알려지게 됐으니. 한국 팬들처럼 말이다."
한국에서 1,000만 관객을 넘긴 디즈니 뮤지컬 애니메이션 ‘겨울왕국’ 주제곡 ‘렛잇고’의 뮤지컬스타인 이디나 멘젤(44)은 첫 방한공연을 앞두고 진행한 서면 인터뷰에서 이 같이 밝혔다. “‘렛잇고’는 세계 누구에게나 사랑받았던 노래"라면서 “그저 감사할 뿐"이라고 말했다.
멘젤은 2013~14년 국내외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한 ‘겨울왕국’의 주인공 ‘엘사’ 역의 목소리를 맡아 한국을 비롯한 세계에 이름을 알렸다. 엘사가 ‘렛잇고’를 부른다. 한국에서는 ‘렛잇고’가 지난해 상반기 애니메이션 주제곡으로는 이례적으로 음원 차트 1위를 휩쓸며 열풍을 일으키기도 했다.
지난해 3월 ‘제86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렛잇고’가 주제가상을 받으면서 이 시상식에서 노래를 불렀고, 올해 초에는 꿈의 무대로 통하는 미국 슈퍼볼 오프닝에서 국가를 불렀다. “영광스러운 순간이었다. 많은 사람에게 라이브 무대를 보여드릴 수 있게 돼 기쁘고 감사했다."
‘겨울왕국’ 제작사인 디즈니가 ‘겨울왕국’ 뒷이야기를 그린 단편 ‘프로즌 피버’에서 다시 엘사를 연기했다. “7분짜리 단편"이라면서 “‘프로즌 피버’ OST인 ‘메이킹 투데이 어 퍼펙트 데이’가 싱글로 발매됐다"고 알렸다.
멘젤은 1996년 뮤지컬 ‘렌트’로 브로드웨이 데뷔 동시에 토니상 여우주연상에 노미네이트 되며 스타덤을 예고했다. 이후 뮤지컬 ‘아이다’ 등에 출연하며 신데렐라로 발돋움했다.
특히 2003년 브로드웨이 뮤지컬 ‘위키드’로 토니상 여우주연상을 거머쥐며 스타덤에 올랐다. 한국에서도 옥주현, 정선아, 박혜나, 김보경, 김선영, 김소현 등 톱 여자 뮤지컬배우들이 앞다퉈 출연한 작품이다. 멘젤은 옥주현, 박혜나, 김선영이 연기한 엘파바를 맡아 ‘디파잉 그래비티’를 불렀다.
“‘디파잉 그래비티’ 같은 뮤지컬 넘버를 레퍼토리로 갖게 된 것은 나에게 엄청난 행운"이라고 즐거워했다. 이 곡은 ‘위키드’ 1막 마지막에 부르는 곡으로 제목처럼 공중으로 치솟으며 부르는 쾌감이 대단하다. “아직까지도 무대 위에 서기 전에 떠는 편이다. 하지만 디파잉 그래비티를 부르는 순간 모든 걱정이 사라지면서 큰 쾌감을 느끼게 된다. 그걸 보는 관객들의 모습에서도 희열을 느낀다."
한국의 여성 뮤지컬 스타들에게 조언을 부탁하자 “꿈을 이루기까지 정말 여러 해 동안 노력을 했다"고 운을 뗐다. “브로드웨이에서 뮤지컬배우로 성공한 후에도 레코드 회사와의 계약이 번번이 이뤄지지 않았다. 팝 가수로서는 결코 성공할 수 없을 거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하지만 자신은 노래하고 연기하는 것을 사랑했기 때문에, 늘 그것에만 집중했다고 했다. “그 시간들을 통해 배운 것이 있다. 계획 세우기를 멈추고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는 데만 집중한다면, 다음 순간 신기한 일들이 일어난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당신이 이 세상에 무엇을 선사할 수 있는지 알아채게 된다."
이번 방한공연은 아시아 투어의 하나다. 한국과 일본, 싱가폴을 거쳐 북미 투어로 이어진다. 멘젤의 밴드와 오케스트라 등 15인, 국내 오케스트라 15인 등 총 30명의 연주자가 무대에 오른다. ‘렛잇고’를 비롯해 ‘위키드’ ‘렌트’ ‘아이다’ 등 인기 뮤지컬 넘버를 들려준다방한공연에서 가장 중요한 건 무대 위에서 자신을 최대한 투명하게 열어 보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브로드웨이에서 일주일에 여덟 번씩 하는 공연이든 투어 공연이든, 난 공연 전마다 항상 좀 긴장을 한다. 하지만 그런 긴장은 나를 그 순간 살아있게 만들어준다."
매 순간 살아있는 무대 위의 주인공이기 때문이다. 그 순간 “진실하게 존재해야 한다"고 믿고 있다. “그래서 공연장을 꼭 우리 집 거실처럼 친숙한 공간으로 만들기 위해 애쓴다. 관객들이 공연을 보고 난 뒤에 작은 창 너머로 내 영혼을 들여다본 것처럼 느낄 수 있도록 노력한다."
한국을 비롯해 한번도 가보지 않은 여러 나라를 방문할 수 있게 돼 흥분된다는 그녀는 “몇몇 나라에는 아들도 함께 데려가려고 한다"고 즐거워했다. “그 아이에게 이 세상이 얼마나 넓은지 알려줄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투어 스케줄이 언제나 빡빡하긴 하지만, 짬을 내서 한국의 이곳 저곳을 둘러보고 맛있는 음식도 먹어볼 수 있기를 고대하고 있다."
크리스마스 캐럴 음반도 낸 멘젤은 겨울과 목소리가 참 어울린다. “내 목소리는 깨끗하고 직선적인 음색을 가지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겨울도 어울린다. 하지만 무엇보다 조금 강한 캐릭터가 어울리지 않나 싶다"고 여겼다. 무대가 허락하는 한 계속 노래하고 싶다는 마음이다. “무대에 서는 뮤지컬 가수로 기억되고 싶다."
<이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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