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위기론 ‘개콘’ 참신함 + 풍자 개그로 변화 시도... ‘왕좌 굳히기’ 돌입
▶ 주말시간 변경 ‘웃찾사’ 신선함 + 돌직구 개그로 ‘개콘 아성’ 맹공격
웃찾사
개그콘서트
[개콘 vs 웃찾사 ‘경쟁의 서막’]
‘왕좌’를 차지하기 위한 경쟁의 서막이 올랐다.
공개 코미디 프로그램의 양대 산맥인 KBS 2TV ‘개그콘서트’(이하 개콘)와 SBS‘웃음을 찾는 사람들’(이하 웃찾사)이 지난달 22일부터 맞대결을 펼치고 있다. 매주 금요일 심야에 방송되던 ‘웃찾사’가 봄 개편의 일환으로 방송시간대를 일요일 오후 8시 45분으로 옮기며 오후 9시 15분에 시작되는 ‘개그콘서트’와 경쟁 중이다. 예상대로‘개콘’이 우세한 가운데, ‘웃찾사’ 역시 소기의 성과를 내며 앞으로의 활약을 기대케 하고 있다.
앞서 SBS는 “‘막장 드라마 시간대’로 전락해버린 주말 밤 9시를 건강하고 유쾌한 가족 프로그램 시간대로 전환한다”며 주말극을 폐지하고 그 자리에‘아빠를 부탁해’와‘웃찾사’를 편성했다. 넓게 보자면 ‘웃찾사’는‘개콘’의 대항마라기보다 9시에 방영중인 MBC 주말극의 대항마인 것. ‘개콘’ 역시 ‘왔다 장보리’‘장미빛 연인들’ 등 MBC 주말극에 손쓸 도리 없이 시청률을 빼앗기며 ‘위기론’이 대두됐다. 때문에 ‘개콘’을 총괄하는 이재우 PD가 “드라마를 보는 사람과 코미디를 보는 사람들로 시청층이 나뉠 소지가 있다. 코미디 장르가 활성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두 프로그램이 붙는 것은 상생하는 경쟁은 아닐 것”이라는 말도 꽤 일리가 있어 보인다. 그러나 싸움은 이미 시작됐다. 왕좌를 지키기 위한 ‘개콘’의 노력과 그 아성에 도전하는‘웃찾사’의 맞대결이 흥미진진하게 펼쳐지고 있다.
▲ ‘개콘’도 실감하는 위기, 공감+풍자 개그로 위기 타개하나
한때 시청률 30%를 웃돌며 국민적 인기를 얻었다. 일요일 밤의 필수 코스는 ‘개콘’이었다. 1999년 이후 16년째 매년 인기 코너와 유행어 등을 만들며 공개 코미디의 인기를 이끌어왔다. 그러나 ‘개콘’은 최근 부침을 겪었다. 참신함은 떨어졌고, 눈에 띄는 대표적인 코너 역시 없었다. 여기에 ‘김치녀’발언과 일베를 상징하는 ‘베충이’의 등장, 故 노무현 전 대통령 죽음과 관련한 희화화 논란 등으로 질타를 받았다.
김준호 김대희 등 ‘개콘’의 맏형들이 전 소속사 코코엔터테인먼트와 관련한 구설에 시달리며 프로그램에 부정적 영향을 끼치기도 했다. 그 여파의 영향으로 지난달 1일 방송은 시청률 11.5%(이하 닐슨코리아 전국기준)를 기록했다. 이는 2010년 2월 14일 12.8%를 기록한 이후 5년 만에 최저치. ‘개콘’도 위기를 실감한다.‘웃찾사’와 대결이 펼쳐지던 지난달 22일을 기점으로 2년 2개월 동안 프로그램을 이끌어오던 김상민 PD가 하차하고 조준희 PD가 새롭게 합류했다. PD가 바뀌면서 프로그램에도 변화가 감지됐다는 분위기다.
지난 5일에는 신규 코너인 ‘말해 Yes or No’와 ‘민상토론’이 첫 선을 보였다. 반응은 호의적이다. ‘말해 Yes or No’는 “사과 베어 물었는데 고춧가루 나온 적 있어 없어” “등교할 때 신발주머니 차면서 간 적 있어 없어” 등 누구나 한 번쯤 겪어 봤을 만한 상황들을 재연하며 공감을 이끌어 냈다. ‘민상토론’은 대한민국의 세태를 꼬집는 풍자개그가 돋보이는 코너. 신랄한 풍자나 비판보다 무상급식 논란으로 첨예하게 대립했던 홍준표 경상남도 도지사와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당대표의 실명과 이명박 전 대통령의 2,800억 기업특혜 논란 등 정치적 이슈를 차례로 언급하며 관객과 시청자들에게 “관심을 가져라”라고 돌려서 말했다. ‘닭치고’에서는 이태임과 예원 사건을 패러디하며 웃음을 유발하기도 했다. 직장인의 애환을 담아 노래하는 ‘렛잇비’나 ‘그 밥에 그 나물’이라며 사회 현상을 풍자하는 ‘도찐개찐’등 풍자 개그는 꾸준하게 ‘개콘’에서 사랑받고 있는 코너다.
▲ 신선함+돌직구로 무장한 ‘웃찾사’, 편견은 버려도 좋다
생명력 강한 잡초다. 지난 2003년 방송된 ‘웃찾사’는 한 차례 폐지는 물론 시간대 변경, 개그맨 이탈 등 여러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나 ‘웃찾사’는 부활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했다. 지난해 ‘웃찾사’코미디언들은 ‘웃찾사’공연장에서 1000개 이상의 새 코너를 탄생시켰다. 금요일 심야 방송에서 평균 3~4%를 기록했던 프로그램은 올해 들어 5~6%로 올랐고, 최고 6.8%의 자체 최고 시청률까지 내며 그 노력이 빛을 내기 시작했다.
주말로 시간대를 변경하고 나서도 앞서 방송된 ‘떴다 패밀리’에 비해 2배 이상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다. 강도 높은 시사 풍자 코너인 ‘LTE-A 뉴스’와 ‘뿌리 없는 나무’, 전무후무 테니스 개그가 펼쳐지는 ‘배우고 싶어요’, 생활 속 소재들로 웃음을 유발하는 ‘기묘한 이야기’, 엉뚱한 말장난이 펼쳐지는 ‘우리형’등 ‘개콘’ 못지않은 대표 코너들의 존재 역시 고무적이다.
‘웃찾사’ 안철호 PD는 지난 8일 신인 개그맨들의 원서를 접수받고 오디션을 진행했다. 그는 “‘웃찾사’가 변화한 것은 노련한 개그맨들이 원숙함을 발휘해 주고 신인들이 기발한 아이디어를 내 조화를 이룬 덕”이라며 “‘개콘’보다 인지도는 떨어지지만 신선함으로 승부하겠다”고 했다. 실제로 북한에 홈쇼핑이 있다면 어떨지를 선보이는 ‘모란봉 홈쇼핑’ 코너는 북한 성대모사로 안 PD의 눈에 띈 20살 신인 정승우가 파격 발탁돼 강성범과 호흡을 맞추고 있는 중이다.
무엇보다 ‘개콘’이 시사 풍자에 있어 돌려 말하기 화법으로 웃음을 유발한다면 ‘웃찾사’는 돌직구 화법으로 차별화를 뒀다. 지난 5일 방송된 ‘LTE-A 뉴스’에서 강성범은 “원유값은 내렸는데 대중교통비는 내리지 않았다”며 “계속 오르는 건 전·월세, 물가, 가계부채”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처럼 ‘웃찾사’는 신선함과 스피드 그리고 사회성을 내세워 ‘개콘’을 앞지르겠다는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조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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