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NN·웨더채널 등 시리즈물 방영 한창... NBC ‘A.D. 성경 이야기 계속’ 특히 주목
▶ 무성영화 시절부터 스팩태클 명작 쏟아내
5일 부활주일을 앞두고 여러 TV 채널에서 예수와 성경을 내용으로 한 작품들을 방영하고 있다. CNN은 6부작 시리즈 ‘예수의 발견: 믿음, 사실, 위조’라는 제목으로 학자의 증언과 배우들을 사용한 사실 재현을 통해 성경의 이야기와 이와 관련된 내용을 방영중이다.
또 웨더채널은 매주 토요일 ‘탑 10: 성경의 날씨’라는 제목으로 성경 속의 자연재해와 현재의 천재지변을 비교한 내용을 뉴스 필름과 배우들의 사실 재현을 통해 이야기하고 있다.
그러나 지금 시청자들의 가장 큰 관심을 모으고 있는 프로는 5일 하오 9시 NBC가 첫 회를 방영할 시리즈 ‘A.D. 성경 이야기 계속’(A.D. The Bible Continues)이다. 이 시리즈는 2013년에 방영돼 빅히트한 히스토리 채널의 미니시리즈 ‘성경’의 후속편으로 예수가 십자가에 못 박혀 사망한 후의 이야기다.
예수의 죽음이 그의 제자들과 성모 마리아 그리고 당시의 종교적 정치적 지도자들에게 미친 광범위한 영항과 함께 전 세계를 삽시간에 변화시킨 내용을 다루고 있다. 예수의 제자들의 생존투쟁과 믿음의 공유 그리고 예수의 죽음으로 겪는 슬픔으로부터 그의 부활과 그 너머의 기적 등을 다루면서 우리의 정신을 고양시키는 내용이 될 것이라고 NBC 측은 말하고 있다. 예수 역은 완 파블로 디 파세가 그리고 막달라 마리아 역은 치포 청이 맡는다.
예수의 삶을 비롯한 성경 내용은 무성영화 때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만들어져 오고 있다. 지금까지 나온 예수 영화만도 100여편이 넘는데 예수 역을 맡았던 배우들로는 제프리 헌터와 막스 본 시도, 윌렘 다포 및 짐 캐비즐 등이 있다.
성경이 영화의 단골소재가 되고 있는 이유는 그 내용이 기적과 스펙태클로 이뤄져 있기 때문이다. 또 성경은 형제 살인, 간통, 전쟁, 부자 갈등, 탐욕, 질투, 배신, 음모 및 구원 등 드라마의 요소를 고루 갖춘 흥미진진한 이야기들로 쓰여 있다. 특히 성경에는 화끈한 섹스 스토리가 적지 않은데 하나님이 선택한 영웅들이 여색에 탐닉했다가 눈물을 흘리며 회개, 구원 받는 얘기처럼 극적인 일도 드물다고 하겠다.
섹시한 성경영화의 효시는 무성영화 시대의 요부 테이다 배라가 나온 ‘살로메’일 것이다. 세례요한의 목을 날려 보낸 이 요부의 얘기는 그 후 섹시스타 리타 헤이워드 주연의 같은 제목으로 리메이크 됐다.
그리고 네로의 얘기인 ‘십자가의 징표’에서는 네로의 요부 부인 포페아(클로뎃 콜베르)가 알몸으로 당나귀 젖으로 목욕을 하고 ‘삼손과 델릴라’에서는 천하장사 삼손(빅터 마투어)이 빨강머리 델릴라(헤디 라마)의 요염기에 녹다운돼 멸망한다. 자기부하를 사지로 보낸 뒤 그의 아내를 취한 ‘다윗과 바스세바’(그레고리 펙과 수전 헤이워드 주연)의 얘기는 간통 이야기의 대표작이고 돌아온 탕자(에드먼드 퍼담)의 얘기인 ‘탕아’에서는 왕년의 글래머스타 라나 터너가 유혹녀로 나온다.
성경영화가 붐을 이뤘을 때는 1950년대. ‘쿼바디스’와 최초의 시네마스코프 영화로 리처드 버튼이 예수를 십자가에 못 박은 로마군 백부장으로 나온 ‘성의’와 폴 뉴만의 스크린 데뷔작 ‘은배’ 그리고 ‘십계’ ‘벤-허’ 및 베드로의 얘기인 ‘위대한 어부’ 등이 있다. 이 영화들이 유행했던 까닭은 그 스펙태클한 내용이 막 고안된 넓은 시네마스코프 화면에 잘 어울렸고 또 당시 미국사람들은 구원과 기적의 얘기에서 냉전시대의 핵공포를 잊을 수가 있었기 때문이다.
1960년대 들어 ‘폼페이의 최후’ ‘왕 중 왕’ ‘바라바스’ 및 ‘세상에서 가장 훌륭한 이야기’ 등이 초반에 만들어진 이후 한때 잠잠하던 성경 얘기는 1970년대 초반 들어 당시 사회상을 반영하면서 ‘갓스펠’과 ‘예수 그리스도 수퍼스타’ 같은 뮤지컬로 만들어졌다. 특이한 것은 1960년대 말과 1970년대 여러 편의 사탄영화가 만들어졌는데 ‘로즈메리의 아기’와 ‘엑소시스트’ 및 ‘오멘’ 등이 그 대표작들이다.
1980년대 큰 물의를 일으킨 예수 영화는 미코스 카잔자키스의 소설을 바탕으로 마틴 스코르세지가 감독한 ‘그리스도의 마지막 유혹’. 예수가 막달라 마리아와 동침해 기독교계의 강력한 반발을 받았다.
그리고 장-뤽 고다르의 ‘헤일 메리’는 주유소 종업원 마리아가 택시운전사 애인 요셉의 아기를 임신해 교황의 비난까지 받았다.
근래 들어 가장 물의를 일으킨 예수 영화는 가톨릭 신자로 유대인을 싫어하는 멜 깁슨이 감독해 빅히트한 ‘예수의 수난’이다. 예수에게 가해지는 폭력이 차마 눈 뜨고 못 볼 정도로 끔찍한 영화는 예수를 죽인 장본인들을 유대인들로 묘사해 유대인들로부터 맹렬한 반발을 받았었다.
할리웃의 종교영화들이 흥미위주의 센세이셔널 한 것들인 반면 유럽의 종교적인 영화들은 심오한 것들이 많다. 이탈리아의 막시스트 피에르 파올로 파졸리니의 ‘마태복음’과 칼 드라이어의 ‘말’ 잉그마르 베리만의 믿음 3부작 ‘거울 속으로 어둡게’ ‘겨울 빛’ 및 ‘침묵’ 그리고 로베르 브레송의 ‘시골 신부의 일기’ 및 안드레이 타르코프스키의 ‘안드레이 루블레프’ 등이 다 훌륭한 영적 작품들이다.
<박흥진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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