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획 특집-버지니아 센터빌 제2의 한인타운
애난데일로 대변되는 워싱턴의 한인 타운. 그러나 언제부턴가 센터빌이란 이름이 친숙하게 다가왔다. 워싱턴 지역의 한인 최다 주거지역을 넘어 신생하는 한인 비즈니스 타운으로 부상한 센터빌은 제2의 한인타운으로 불러도 무방할 것이다. 앞으로 1. 한인 및 상권의 현황 2. 센터빌 시대의 과제와 전망 3. 미국인들이 본 센터빌의 한인들 등 총 3회에 걸쳐 센터빌의 한인 커뮤니티를 집중조명한다.
<1> 한인 및 상권 현황
오랫동안 호텔 매니저로 일하다 전업을 결심한 신디 양 씨는 지난해 11월 센터빌에 보험회사 스테이트 팜(State Farm) 오피스를 개업했다. 애난데일이나 페어팩스를 놔두고 센터빌에 오피스를 두기로 한 것은 그의 의지만은 아니었다.
“인터뷰 당시에 보험회사 측에서 먼저 센터빌을 권했어요. 늘어나고 있는 한인 인구를 주목한데다 인근의 아시안 마켓도 분석한 결과입니다.”
H 마트가 있는 몰 내의 오피스 빌딩에 입주한 지 6개월째인 신디 양 씨는 현재 흡족해 하고 있다.
“애난데일 만큼 워킹 비즈니스가 적어서 처음엔 다소 불안한 마음도 있었는데 예상보다 많은 고객들이 찾아주셔서 센터빌로 들어온 걸 만족하고 있습니다.”
◎ 주택·싱기 모두 활발
버지니아의 센터빌(Centreville)이 뜨겁다. 하루가 멀다 하고 한인 운영 비즈니스가 문을 열고 주택을 찾는 한인들도 꾸준히 몰리고 있다.
뉴스타 부동산 수잔 오 사장은 “요즘 상가나 주택을 찾은 한인들이 원하는 지역 1호가 센터빌”이라며 “다른 지역보다 주택매매도 활발하고 렌트도 잘 나갈 정도로 핫(hot)하다”고 센터빌 부동산시장의 분위기를 전했다.
한인 상권은 크게 스파월드가 있는 그랜드 플라자 몰과 던킨 도넛이 있는 센터리 비즈니스 파크, 롯데 플라자가 있는 센터빌 크레스트 쇼핑센터 등 세 권역으로 나뉜다.
17에이커 규모의 그랜드 플라자 몰은 센터빌 최대의 한인 상권구역이다. H마트와 스파월드를 비롯해 우리아메리카은행, 뚜레쥬르, 장원반점, 꿀돼지, 식객, 상록수 식당 등 수많은 한인 식당과 업소들이 입점해 있다. 이 몰 앞에 위치한 유리로 된 빌딩인 그랜드 센터빌 플라자에는 한의원과 의원을 비롯한 많은 한인 오피스들이 영업 중이다.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주말에 주차장이 텅 빌 정도로 ‘죽었던’ 이 쇼핑몰을 살린 건 바로 한인들. 2004년 당시 그랜드마트 강민식 사장 등이 2천400만 달러에 인수하고 한인 업소들이 속속 입주하면서 활기를 띠기 시작한 것이다.
현재 건물 소유주는 한인 손에서 떠났지만 주말이면 한인들로 북적대는 대표적인 한인상가로 부상했다.
롯데 플라자가 입점해 있는 쇼핑센터도 강촌식당, 콜럼비아 칼리지, 빛고을순두부, 신라제과 등 많은 한인 업소들이 성업 중이다. 한인이 운영하는 요가 강습소에는 한인뿐만 아니라 미국인들까지 붐빈다.
던킨 도넛이 입주해 있는 상가는 센터빌 지역 최대의 오피스 콘도. 공터로 있던 곳을 2001년 당시 유토피아 부동산 김철 대표가 매입해 상가를 지은 다음 2004년부터 분양했다. 이 오피스 콘도에는 사진관, 보험회사, 한의원 등을 비롯해 대부분 한인들이 분양 받아 입주해 있다.
◎ 한인 업소 수는 274개
현재 센터빌 지역에서 영업 중인 한인 업소 수는 약 274개로 집계된다. 한국일보 업소록에 게재된 업소들을 파악한 것으로 부동산 에이전트가 42명, 건축회사 14개, 냉동과 히팅 10개, 미용실 7개, 보험사 17개, 요식업 19개, 척추신경 11개, 치과 16개, 한의원 8개, 제과점 4개, 예능학원 9개, 종합학원 11개 등이다.
“너무 변해 상전벽해란 말 실감”
불과 15년 전만 해도 한국식당 하나 없던 동네가 이제는 20개 가까운 요식업소가 성업할 정도로 변모한 것이다.
애틀랜타로 이사 갔다 10여년 만에 돌아온 K 씨는 얼마 전 센터빌을 방문했다가 깜짝 놀랐다 한다.
“상전벽해란 말을 실감했습니다. 2000년대 초반만 해도 센터빌에는 한인 업소들이 전무했는데 이번에 와보니 마치 한국의 어느 도시에 온 것 같은 기분이 들 정도였습니다.”
특히 와싱톤중앙장로교회 신도들이 몰리는 토요일과 일요일이면 센터빌의 H마트나 롯데 플라자, 그리고 식당은 한인들로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붐빈다. 신라제과에는 앉을 자리가 없고 뚜레쥬르에는 주부나 젊은이들이 빵을 사기 위해 줄을 서 있다.
이 지역 쇼핑몰을 방문했다가 주차 공간을 찾지 못해 한참을 빙빙 돌 정도로 주차난을 겪을 정도다. 스테이트 팜의 신디 양 대표 에이전트는 “워낙 일요일에 많은 분들이 센터빌에 오시기 때문에 출퇴근 등으로 주중 상담이 힘든 분들을 위해 일요일에도 오피스 문을 열고 있다”고 말했다.
센터빌에 집과 직장을 갖고 있는 포토맥 종합보험의 정우갑 대표는 “이제는 애난데일까지 나갈 필요 없이 센터빌에서 주거와 쇼핑, 사무실을 모두 종합 해결할 수 있는 시대가 열렸다”고 말했다.
◎ 거주 한인 1만명 육박
이처럼 한인 상권이 급성장한데는 한인 인구를 위시한 센터빌 주민의 증가가 바탕이 되고 있다.
연방 센서스국의 통계를 보면 지난 2000년 센터빌 지역 인구는 49,789명이었으나 2010년 조사에서는 71,135명으로 늘어났다. 무려 2배 가까운 42.9%나 증가한 것이다. 이중 아시안 인구는 18,217명으로 25.6%를 차지하고 있다. 센터빌의 한인 인구는 1990년에는 378명에 불과했다. 그러나 2000년에는 2,028명으로 5배 이상 늘었다. 이 무렵 북버지니아 서쪽을 관통하는 66번 고속도로 인근 지역의 한인인구 증가율은 북버지니아지역 평균 한인인구 증가율인 57.9%보다 2배 이상 높았다. 66번을 타고 한인들이 몰리는 현상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2010년 센서스에서 센터빌의 한인 인구는 7,221명으로 10년 전에 비해 다시 3배 이상 늘었다. 이는 센터빌 전체 인구의 10%가 넘는 것이다. 그간의 증가세를 감안하면 최대 9천명으로 추산된다.
센서스 우편번호(Zip code)별 인구 현황을 분석한 결과 센터빌 지역 우편 번호인 20120에 사는 한인 인구는 4,108명으로 집계돼 애난데일이나 페어팩스를 비롯한 워싱턴 지역 중에서 가장 한인이 많았다.
센터빌은 상주인구 외에도 유동 인구도 많은 지역으로 분류된다. 워싱턴 지역 한인교회 중에서 규모가 가장 큰 와싱톤중앙장로교회를 비롯해 한인마트 등 각종 한인 편의시설이 밀집해 있어 인근 지역의 한인들의 출입이 잦기 때문이다.
롯데 플라자 내에서 지난해 문을 연 메트로시티 은행의 박혜자 지점장은 “센터빌은 매나세스, 게인스빌, 헤이마켓, 섄틸리 등 인근 동네의 한인들까지 쇼핑과 생활의 중심지로 자리잡았다”며 “센터빌 권역의 한인들은 아마 1만 명이 훨씬 넘을 것”이라고 추산했다.
특히 와싱톤중앙장로교회의 예배가 있는 일요일에는 5천 명가량의 신도들이 센터빌 일대로 쏟아져 나와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다.
◎ 왜 센터빌인가?
센터빌 한인시대가 열리기 시작한 것은 2000년 들어서다. 이 무렵 센터빌, 옥턴, 샌틸리 등 북버지니아 지역의 서부 교외지역으로 한인들이 대거 몰리기 시작했다. 부동산 광풍을 타고 한인들은 페어팩스의 가장 외곽지역인 센터빌로까지 눈을 돌렸다. 이 시기에 타운 하우스를 비롯해 싱글 홈 등이 대규모로 개발되며 한인들의 관심을 촉발시켰다.
수잔 오 뉴스타 부동산 사장은 “사실 센터빌은 교통난으로 인해 DC로의 출퇴근이 불편하는 등 주거지역으로 취약점을 갖고 있는 페어팩스 외곽이라 한인들의 관심지역이 아니었다”며 “부동산 열기가 고조되면서 많은 신 주택들이 들어서고 비교적 싼 가격에 새 집을 얻을 수 있다는 점이 큰 매력으로 작용한 것 같다”고 말했다.
여기다가 2002년에 현재의 롯데플라자 자리에 대형 한인식품점인 그랜드마트가 들어서면서 한인들에 더욱 매력적인 주거지로 떠올랐다. 멀리까지 장보러 다닐 필요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한인들의 신 주택지로 각광받으면서 인구는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2000년대 중반에 문을 연 콜린 파월 초등학교의 경우 전교생의 30%가량이 한인 학생들로 채워졌다. 센터빌 고등학교 등 이 지역의 초중고에는 한 반에 4-6 명씩의 한인 학생들이 재학할 정도로 교육 환경이 바뀌었다.
중앙장로교회의 이전도 2010년대의 한인 인구 증가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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