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심리전 가미 ‘너목보’ 색다른 재미... ‘복면가왕’ 마스크 쓰고 노래 대결
▶ ‘수요미식회’ 음식 주제로 토크쇼... ‘냉장고...’ 인식변화 시청자 눈길
냉장고를 부탁해
복면가왕
[TV 속 예능프로는 진화 중]
예능 프로그램이 진화 중이다. 시청자들의 눈높이가 높아지고 깐깐해진 만큼 제작진들의 고민은 깊어질 수밖에 없다.
좀 더 색다르고 보는 이들의 구미를 당길 수 있는 매력적인 콘텐츠 찾기에 이들이 열을 올리는 이유다.
음치가 주인공인 음악쇼부터 ‘먹방’(먹는 방송)이 없는 맛집 소개 프로그램까지, 진화한 예능 프로그램을 살펴봤다.
▲ 미스터리 가미된 음악 버라이어티 ‘대세 등극’
그냥 노래를 부르는 것만으로는 안 된다. 지난 2011년 음악 버라이어티에 파란을 일으킨 MBC ‘나는 가수다’가 시즌3로 돌아왔지만 파급력은 예전만 하지 못하다. 시청자들의 귀는 그 사이 더 업그레이드됐고, 잣대는 더욱 엄격해졌다. 요새 대세 음악 버라이어티로 불리는 프로그램에는 ‘미스터리’라는 양념이 첨가됐다.
음치도 노래 프로그램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 지난달 26일 첫 방송된 엠넷 ‘너의 목소리가 보여’(이하 너목보)는 심리전이 가미된 음악쇼로 색다른 재미를 안기고 있다. 얼굴만 보고 실력자인지 음치인지를 가리는 미스터리 음악 추리쇼인 ‘너목보’는 ‘과연 노래를 잘하는 얼굴은 따로 있을까?’라는 발칙한 상상이 만들어낸 산물이다.
가수 김범수, 개그맨 유세윤, 그룹 슈퍼주니어 이특이 MC로 나서는 ‘너목보’에는 매회 초대 가수가 등장한다. 총 3라운드에 걸쳐 매 라운드별 노래를 제외한 힌트를 통해 1~2명씩 음치들을 탈락시키고, 최후의 1인을 선택한다.
끝까지 살아남은 1인은 초대 가수와 당일 듀엣 무대를 가진다. 음치가 최후까지 남으면 부상으로 500만 원의 상금을, 실력자가 남으면 음원을 발매할 기회를 얻게 된다. 연출을 맡은 이선영 PD는“많은 음악 프로그램이 있지만, 음치라도 음악에 대한 열정만 있다면 주인공이 될 수 있는 방송을 만들고 싶었다”고 말했다.
가면 속 스타들이 일을 냈다. 2015년 설날 특집 프로그램으로 방송된 MBC ‘복면가왕’이 4월부터 MBC 대표 주말 예능 프로그램인 ‘일밤-애니멀즈’ 후속으로 방송을 확정했다.
‘복면가왕’은 나이, 신분, 직종을 숨긴 스타들이 목소리만으로 실력을 뽐내는 음악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으로 가면 속에 얼굴을 숨긴 스타들이 오직 가창력만으로 대결을 펼치는 포맷이다. 방송 전부터 ‘미스터리 음악쇼’를 표방하며, 출연진들의 정체를 극비로 해 호기심을 불러 일으켰다. 출연자들은 모두 마스크를 쓰고 라이브로 노래를 불렀고, 패널들은 출연자들의 노래를 들은 후 이들의 가창력 순위를 매겼다.
‘복면가왕’은 기존과는 색다른 음악 프로그램이었다는 평을 받았으며, 방송 직후 포털사이트 검색어 1위에 오르는 등 화제성까지 잡는데 성공했다. 1위를 차지한 아이돌그룹 EXID 솔지와 2등을 차지한 배우 김예원 등이 재조명되기도 했다. 익히 알려진 실력파 가수들의 경쟁이 아니라, 선입견과 편견을 모두 벗고 오로지 노래실력으로만 평가한다는 의미에서 시청자들의 시선을 붙잡았다.
▲ NO ‘먹방’부터 냉장고 공개까지... 요리 프로의 진화
맛집 소개 프로그램이지만 ‘먹방’은 없다. 지난 1월부터 방송 중인 tvN ‘수요미식회’는 다양한 음식을 주제로 토크를 벌이는 프로그램으로 ‘먹방’에 치우쳐 있던 기존 음식 프로그램과는 그 성격을 달리한다. 그 자리에서 ‘먹방’을 하지 않으니 시청자들을 현혹시키는 맛 표현도, 음식을 맛보기도 전에 나오는 과장된 리액션도 없다. MC 전현무 김희철을 필두로 김유석 강용석 황교익 등 패널들은 녹화를 하기 전에 이야기를 나눌 해당 식당에 직접 방문해 음식을 먹고 녹화장에서 이야기를 나눈다. 매주 칼국수, 치킨, 김치찌개, 파스타, 돈가스 등 주제를 정해 그 음식의 역사, 유래, 제대로 먹는 법은 물론, 맛집의 흥망성쇠 등 비하인드 스토리를 파헤치며 시청자들의 침샘을 자극시키고 있다.
‘냉장고를 부탁해’는 출연진이 자신의 집에 있는 냉장고를 직접 스튜디오로 가지고 와 그 안에 있는 재료로 음식을 만들어 대결을 펼친다는 포맷으로 순항 중이다.
최현석 샘킴 박준우 정창욱 이원일 등 이름만 대면 알 만한 스타 셰프 군단이 라이벌 구도로 15분 동안 창의적인 요리를 펼치는데, 냉장고 속에 있는 제한된 재료를 사용해 일반인들도 어렵지 않게 따라 할 수 있는 결과를 만들어내며 흥미를 더한다. 셰프들이 단순히 해먹기 편한 요리 레시피를 공개하는 것이 아니라 가정에서 직접 쓰는 냉장고 속 재료로 요리를 하고 여기에 셰프들간의 손에 땀을 쥐는 대결 그리고 환상의 호흡을 보여주고 있는 MC 김성주 정형돈의 입담 등 다양한 요소의 버무림이 프로그램 인기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냉장고를 부탁해’ 성희성 PD는 이 같은 요리 프로의 진화를 음식에 대한 인식 변화 때문이라 내다봤다. 그는 “과거 예능 프로에서 음식은 집중 대상이 아니었다. 게임을 하는 등 주로 도구로 이용됐는데, 현재는 음식 자체나 음식을 만드는 과정에서의 정보나 즐거움으로 시청자들의 관심 범위가 넓어졌다. 앞으로도 단순히 음식을 먹는 프로에서 점점 진화된 형태의 프로그램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조현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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