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00년대 초반의 빅밴드 스타일의 재즈곡
한류그룹 ‘JYJ’ 멤버 겸 뮤지컬 스타인 ‘시아’ 김준수(28)의 머리카락은 차분한 청록색으로 변해있었다. 지난해 뮤지컬 ‘드라큘라’에서 타이틀롤을 연기한 그의 머리카락은 붉은색이었다. 꽃 잎사귀를 떠올리게 하는 지금의 머리카락 색은 1년 8개월 만인 지난 3일 발매한 솔로 정규 3집 ‘꽃’에서 한결 부드러워진 목소리와 어울렸다. 특유의 쇳소리에 달콤함이 더해졌다. 김준수는 7일 오후 서울 잠실 실내체육관에서 ‘2015 시아 3rd 아시아 투어 콘서트 인 서울’ 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부드러운 목소리는 "의도했다"고 말했다.
“정통 발라드나 정통 댄스곡에서 쇳소리도 있었지만, 데뷔 때 목소리도 공존하고 있었어요. 최근 들어 생각하니 힘을 뺀 목소리로 부른 적이 없더라고요. 앨범에 그런(힘을 뺀) 목소리를 살리는 곡들을 담기도 했죠. 1·2집에서 들려드리지 못한 음악을 골랐어요. 그런 분위기의 노래를 들려드리고 싶었죠."
타이틀곡으로 스트링과 합창이 돋보이는 웅장한 발라드 ‘꽃’이 대표적이다. 본래 후렴구에 나오는 ‘테이크 마이 핸드(take my hand)’를 제목으로 정했다는 이 곡에 대해 “요즘 트렌디한 분위기의 곡도 아니고 관객들이 같이 즐기면서 호흡할 수 있는 곡도 아니죠. 조금 다른 (웅장한) 뮤지컬을 보는 듯한 느낌이라고 할까요. 처음부터 끝까지 조용해요. 시아 만의 독특한 분위기의 곡"이라고 소개했다.
앨범에는 그럼에도 기존처럼 다양한 장르가 수록됐다. 감성적인 기타 소리가 귀에 감기는 ‘리치’, 70년대 미국 하드 록과 90년 정통발라드가 융합된 ‘나비’, 메트로 팝 장르의 ‘러브 유 모어(Love You More)’, 어번 팝 댄스곡 ‘F.L.P’, 감상적인 발라드 ‘그 말 참 밉다’ 등 13곡이 실렸다.
전 소속사와 전속 계약 분쟁이 끝났음에도 이 영향으로 아직 방송 출연이 원활하지 못한 김준수는 “그런 제약이 있는 상황에서 10곡 이상을 만드는 데는 용기가 필요하다"고 했다.
하지만 “2시간 동안 제 새로운 콘서트를 보러 오시는 팬들을 위해서라도 매번 앨범에 10곡 이상을 담는 것은 유지하고 싶다"면서 “힘들기는 하지만 내 자부심이 됐다"고 눈을 빛냈다.
2010년 ‘모차르트!’를 시작으로 ‘천국의 눈물’ ‘엘리자벳’ ‘디셈버 : 끝나지 않은 노래’ ‘드라큘라’에 출연하며 톱 뮤지컬배우로 자리매김한 김준수인 만큼 수록곡 ‘뮤지컬 인 라이프’로 눈길을 끈다.
1900년대 초반의 빅밴드 스타일의 재즈곡이다. 기존 대중가요 신에서도 흔하지 않지만, 김준수가 출연한 뮤지컬에서 부르지 않은 스타일이라 더 눈길을 끈다. ‘브로드웨이 42번가’ 같은 쇼 뮤지컬에서 주로 흘러나오는 넘버의 분위기다.
“그동안 주로 오스트리아 뮤지컬에 출연했죠. 비극적이고요. 제가 맡은 캐릭터는 스스로 죽거나 남을 죽이거나 했고요. 그동안 쇼 뮤지컬에 출연을 못 했어요. 대신 이번 앨범에 그런 분위기를 살릴 수 있는 곡을 넣고 싶었죠. 제가 무대가 아니었으면 어떻게 엘리자베스와 입을 맞추고 드라큘라나 모차르트가 될 수 있었겠어요. 무대 위에서 노래를 부르는 것에 대해 감사하고 행복한 마음을 담았습니다."
이번 앨범에는 ‘꽃’에 힙합그룹 ‘에픽하이’ 멤버 타블로가 참여한 것을 비롯해 보컬그룹 ‘브라운 아이드 소울’ 멤버 나얼(나의 밤), 래퍼 도끼(엑스 송), 래퍼 겸 배우 YDG(양동근)(아웃 오브 컨트롤) 등이 힘을 보탰다. “도끼와 양동근 형은 ‘쇼미더머니’를 보기 전부터 팬이었고, ‘꽃’을 만들고 나서는 타블로 형이 피처링하지 않으면 타이틀곡으로 정하지 말자고 말할 정도였어요. 나얼 형 역시 예전부터 정말 좋아했어요."
‘JYJ’의 또 다른 멤버 김재중(30)이 이달 30일 현역으로 입대한다. 내년에 입대하는 김준수는 “아쉬움은 없어요. 대한민국 남아로서 당연히 가야 하니까요"라고 말했다. “멤버 중에 처음 가는 것이니 피부로 와 닿지만, 예전부터 준비한 것이에요. 남자면 다 가니 휘황찬란하게 이야기하기보다는 조심히, 안 다치고 다녀왔으면 해요."
김준수는 의도치 않았지만, 이번 3집이 (우리 나이로) 서른 살인 올해 3월3일 나오고 타이틀곡이 3번 트랙에다가 러닝타임이 3분33초라면서 “조짐이 좋다"고 기대했다.
그래서 앞서 말한 방송 등 활동의 제약도 긍정했다. “오히려 방송 활동을 하면 좀 더 대중적인 음악을 할 것 같아요. 그렇지 못하니 오히려 하고 싶은 음악을 할 수 있죠. 1집부터 유지한 다양성과 절대 무난하지 않은 점을 고수하고 싶어요. 저만이 보여줄 수 있는 무대를 만들고 싶죠. 앞서 3일을 연속으로 공연(3~5일 일본 오사카)하고 바로 이어서 하지만 이번 무대에서 10년 내공을 담아 능수능란함을 보여드리고 싶어요."(웃음)
<이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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