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그만 가시내들이 모여서 노랠 부르면 온 동네 청년들은 마음 설레어 하네 가시내들 노래 들으러 오네♪♬"
보컬그룹 ‘바버렛츠’가 대표곡 ‘가시내들’을 노래했다. 노랫말처럼 온 동네 청년들뿐 아니라 처녀, 아저씨, 아줌마도 마음 설레어 하며 눈을 반짝였다.
6일 밤 서울 홍대 앞 레진코믹스 브이홀에서 열린 바버렛츠의 단독공연 ‘대모험 출정식’ 현장이다.
복고풍 원피스 차림에 1980년대 미스코리아처럼 ‘뽕’을 띄운 머리, 붉은 립스틱이 눈길을 끈다. 머리에 커다란 꽃까지 달고 나온 ‘가시내들’의 모습에 온 동네 사람들이 환호했다.
바버렛츠는 안신애(29), 김은혜(28), 박소희(24)로 구성된 3인조 걸그룹이다. 2012년에 결성, 주로 인디 신에서 활동하다가 지난해 정규앨범 ‘바버렛츠 소곡집 #1’를 내놓고 활동해왔다. 1950~60년대 사운드를 재현하며 ‘시간 여행 걸그룹’으로 통했다.
베이스, 피아노, 드럼, 색소폰, 트럼펫 등을 통해 1960년대 모타운 풍의 ‘정통 걸그룹 사운드’를 들려주는 이들의 특기는 이날도 여전했다.
‘걸그룹’하면 떠오르는 섹시함이 아니다. 복고를 콘셉트로 한 신선함과 귀가 녹을 것 같은 세 멤버의 하모니가 인상적이다. 화음을 맞출 때 표정과 몸짓은 사랑스럽다.
이번 공연은 타이틀에서 엿볼 수 있듯 북미투어를 기념하고자 마련됐다. 바버렛츠는 이달 14일·15일 캐나다 토론토, 17일~20일 미국 텍사스 오스틴에서 열리는 ‘SXSW(사우스바이사우스웨스트) K팝 나이트 아웃’ 쇼케이스 무대에 선다.
보컬과 기타를 담당하는 안신애는 “미리 국내 팬들에게 확인을 받고 싶었어요"라고 말했다. “전부 영어 가사라서 어떡하느냐"고 너스레를 떨며 ‘페어리 테일(Fairy Tale)’을 비롯해 2개의 미발표곡을 부른 뒤 “괜찮아요?"라고 묻자 관객석에서 긍정의 환호가 쏟아졌다.
대표곡인 ‘가시내들’은 ‘리틀 걸스(Little Girls)’로 바꿔 불렀다. ‘미스터 샌드맨(Mr. Sandman)’ ‘비 마이 베이비(Be My Baby)’ 등 팝송과 ‘노란 셔츠의 사나이’ ‘김치깍두기’ 등 가요도 들려줬다. 맨 뒷자리까지 몸을 들썩이게 할 만큼 신 나고 발랄했다. ‘불후의 명곡’에서 바버렛츠를 알게 돼 공연을 찾았다는 50대 여성은 그녀들의 동작 하나하나에 “매우 예쁘다"며 ‘엄마미소’를 감추지 못했다.
“바버렛츠를 위해 만든 첫 곡이지만 공연 때 자주 못하는 곡"이라고 소개한 ‘사랑의 마음’을 부르다가 보컬 김은혜가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이내 “여러분 전부 연출이에요!"라며 활짝 웃었다.
록밴드 ‘크라잉넛’, 싱어송라이터 하헌진이 게스트로 나섰다. 크라잉넛의 ‘밤이 깊었네’, 하헌진의 ‘그댈 사랑하는 내 마음’에 바버렛츠의 화음이 더해졌다.
멋진 북미투어 출정식이었다. 공연이 끝나고 아쉬워하는 관객들에게 “다녀와서 공연을 많이 할 테니 섭섭해 하지 마라"고 입을 모아 다독였다.
보컬 김은혜는 “갔다 와서 어땠는지 보고하는 공연을 할 생각이에요, 회사에서 그런 걸 뭐라고 하죠?"라고 물었다.
객석 어딘가에서 소리쳤다. “출장보고서!"
<조인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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