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류층 풍자 ‘풍문으로...’ 유호정 우아한 척하다 갑자기 막말 ‘폭소’
▶ 채시라 뽀글 머리에 파격 비주얼 도박판서 ‘타짜’ 뺨치는 실력 보여... 김성령·김희선도 ‘억척녀’로 변신
● 안방극장 ‘아줌마’ 배우 전성시대
안방극장 속 여배우들의 활약이 두드러지는 가운데, 미시 여배우들의 연기 변신이 눈길을 모은다. 불법 도박을 하는 사고뭉치부터 ‘날라리’ 엄마, 야망으로 가득 찬 악녀 등 누가 봐도 ‘센’ 여자들이 대거 등장했다. 주로 주말극에서 볼 수 있었던 ‘아줌마’ 캐릭터들이 평일 미니시리즈까지 점령하며 그 세력을 넓혔다. 무엇보다 단면적인 인물이 아니라 입체적이고 예상을 빗나가는 캐릭터라는 점에서 시청자들의 시선을 붙잡고 있다.
▶ 미시 여배우들의 눈부신 활약... 왜?
방송 관계자들 사이에서 미시 여배우들의 활약은 어느 정도 예고된 일이었다. 한동안 방송가는 젊은 배우, 남자 위주의 장르물이 성행했다. 그러나 현재 TV를 시청하는 주 시청층인 중·장년층의 마음을 사로잡는 데는 성공하지 못했다.
‘착하지 않은 여자들’의 정해룡 책임프로듀서는 “장르물이 나오는 것은 드라마의 다양성이라는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 그런데 대중적인 인기를 얻지는 못했다. 그러다보니 드라마 제작진들이 주 시청층의 공감을 얻을 수 있는 내용으로 눈을 돌렸다”며 “40대 정도 되는 배우들의 연기는 생활적인 부분과 밀접하고, 또 인생 전체를 아우르는 이야기와 관련이 되기 때문에 시청자들의 호응이 높은 편이다”고 진단했다.
한 방송 관계자는 “주체적인 여성의 이미지가 중요해진 시점에 자기 관리를 잘한 40대 여배우들이 드라마 안에서 할 수 있는 역할의 폭이 넓어졌다. 무엇보다 이들의 장점은 연기에 있다. 안정감 있게 연기를 잘한다. 대중들의 친근감 역시 높은 편이기 때문에 앞으로도 이들의 매력이 돋보이는 작품들이 많이 기획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 ‘속물 상류층’ 유호정·‘사고뭉치’ 채시라, 동시 출격!
말을 빨리 하는 법이 없다. 입가에는 늘 인자한 미소를 띠고 있다. 언제 어디서나 기품을 잃지 않는 성격이다. 그러나 아들이 만삭의 여자친구를 데려오자 이런 모습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진다.
“뻔뻔하고 천박한 계집애”라고 막말을 퍼붓다가도 “어른스럽지 못했다”고 우아한 척하는 모습이 웃음을 자아낸다. 지난달 23일 첫 방송된 SBS 월화드라마 ‘풍문으로 들었소’(극본 정성주·연출 안판석)에서 유호정이 연기하는 최연희 이야기다.
‘풍문으로 들었소’는 ‘아내의 자격’‘밀회’등 상류층 풍자에 일가견을 나타낸 안판석-정성주 콤비가 의기투합한 작품. 완벽한 인생을 살아오다 고등학생 외아들이 하루아침에 아빠가 되어 패닉에 빠지는 상류층 부부의 모습을 블랙 코미디 형식으로 그리고 있다. 자신의 성에 못 이겨 악을 쓰거나 초조한 표정을 짓지만 고상한 척하려 부단히 애를 쓰는 유호정의 모습이 색다르다는 평을 얻고 있다.
지난달 25일 첫 방송된 KBS 2TV 수목드라마 ‘착하지 않은 여자들’(극본 김인영, 연출 유현기) 속 채시라의 캐릭터도 주목할 만하다. 뽀글거리는 앞머리로 파격 비주얼을 선보인 채시라는 장성한 딸을 둔 40대 엄마지만 여전히 사고뭉치인 김현숙 역으로 열연 중이다. 주식 투자로 엄마 강순옥(김혜자)의 전 재산을 날리고, 이를 만회하기 위해 불법 하우스에서 도박을 하다 경찰에 쫓기는 등 꼬일 대로 꼬인 그의 인생을 보고 있으면 ‘웃프다’는 말이 절로 떠오른다.
채시라의 열연은 단연 돋보인다. 도박판에서는 타짜 뺨치는 실력을 보여주는가 하면 슬리퍼만 신은 채 2층 높이의 건물에서 뛰어내리는 등 투혼을 불사르고 있다. 아버지 무덤에서 서럽게 울며 “다시 인간으로 태어나지 말자”고 하는 장면은 명불허전이라 불릴 만하다.
▶ ‘야망녀’ 김성령·‘날라리’ 김희선, 심상치 않은 엄마들
김성령이 독해진다. 그는 14일 첫 방송되는 MBC 주말극 ‘여왕의 꽃’(극본 박현주, 연출 이대영 김민식)에서 야망으로 가득 찬 여자 레나 정으로 분한다. 스타 셰프이자 MC인 레나 정은 불우한 가정환경 때문에 어렸을 때 보호받지 못했다. 커서는 사랑에 배신당한 까닭에 사람을 믿지 못한다. 레나 정은 남을 짓밟으면서라도 성공하는 것이 행복이라고 믿는 독한 여자다. 드라마는 그런 그가 자신이 버린 딸 강이솔(이성경)을 만나면서 벌어지는 일들을 담아낸다.
첫 타이틀 롤을 맡은 김성령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 레나 정으로 분한 그는 성공을 위해서라면 앞뒤 가리지 않고 질주하는 액셀러레이터 같은 매력을 분출할 예정이다. 김성령은 “30대 후반에서 40대 후반의 여성이 스토리를 주도해서 끌고 나가는 작품이 별로 없는데 이 작품은 바로 그런 작품이다”며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김희선이 억척 주부로 돌아온다. 지난해 드라마 ‘참 좋은 시절’로 오랜만에 안방극장에 컴백한 그는 18일 방송되는 MBC 새 수목드라마 ‘앵그리맘’(극본 박정수, 연출 최병길)에서 한때 ‘일진’이었다가 지금은 기사 식당을 운영하는 조강자 역을 맡아 연기한다. ‘앵그리맘’은 조강자가 다시 고등학생이 되어 대한민국 교육의 문제점을 정면으로 마주하고 헤쳐 나가는 이야기로 김희선과 김유정이 모녀로 호흡을 맞출 예정이다.
도회적인 이미지가 강했던 김희선은 첫 아줌마 연기를 통해 다채로운 모습을 선보일 예정이다. 극 중 조강자의 별명인 ‘남포동 사시미’답게 퍼런 식칼을 자유자재로 다루는 것은 물론 차진 욕 대사와 터프한 연기까지 예고하며 방송 전부터 화제를 모으고 있다. 더불어 자신의 아이를 위해 물불 가리지 않는 우리네 엄마의 모습을 김희선이 어떻게 소화해 낼지 관심이 집중된다.
<조현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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