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기획- 2014 경제전망 좌담회 / 최운화 유니티 뱅크 행장 - 데니스 임 UBS 인터내셔널 투자은행 부사장
▶ 오바마케어·이민개혁 미국경제 변수될 것, 증시는 작년보다 위축 분산투자가 바람직, 금리 5%대 진입 예상 주택구입 신중해야
2013년은 증시, 부동산, 고용시장을 중심으로 미국 경제가 강한 회복세를 보인 한해였다. 뉴욕증시는 가파른 상승세를 나타냈고 2008년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침체됐던 주택시장도 전국적으로 평균 주택가격이 10% 이상 상승하면서 미국인들에게 강한 경기회복 기대감을 심어줬다. 하지만 LA 한인 경제의 경우 각종 경제지표 호조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힘겨운 시간을 보내야 했다. 미국 경제회복에도 불구하고 그 훈풍이 한인사회에까지는 미치지 못했다는 평가다. 본보는 새해를 맞아 최운화 유니티 뱅크 행장, 데니스 임 UBS 인터내셔널 투자은행 부사장 등 한인 경제전문가 2명을 초청, 특별 좌담회를 갖고 2014년 한인 및 미국 경제를 전망해 보는 시간을 가졌다.
- 올 한해 한인경제를 전망해 달라.
▲최운화 행장(이하 최)= 한인 경제는 크게 보아 돈을 벌기 원하는 개인, 한인 고객만을 대상으로 영업하는 비즈니스, 비한인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비즈니스라는 틀 안에서 돌아간다.
한인 소매업계는 지난 5년간 극심한 불황에 시달리면서 업체별로 부활을 위해 뼈를 깎는 노력을 했다. 대체로 고가품을 중점적으로 판매하는 업체들이 지난 수년간 고전한 반면에 ‘가치’(value)를 중요시하는 고객들을 겨냥한 중·저가상품 위주의 업체들은 큰 어려움 없이 비즈니스를 했다고 본다.
금융위기 이후 ‘좋은 물건을 싸게’ 구입하길 원하는 똑똑한 고객이 우후죽순 격으로 생겨나 한인 경제가 ‘가치 위주’(value-friven)로 흐르는데 큰 영향을 끼쳤다.
올해에도 이 같은 추세는 계속될 것이며 시대흐름을 간파하고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는 업체들은 꾸준히 성장할 것이다.
▲데니스 임 부사장(이하 임)= 지난 수년간 두드러진 특징 중 하나는 ‘온라인 상거래’ 활성화가 아닐까 싶다. 최 행장이 지적한 대로 가치를 중요시하는 고객이 늘면서 오랫동안 전통적인 오프라인 영업방식을 고집했던 한인업체들이 하나둘씩 온라인 상거래의 중요성을 깨닫고 인터넷으로 사업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SNS의 발달로 온라인 상거래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으며 이를 비즈니스에 적극 활용하는 업체들의 사업전망은 매우 밝다고 할 수 있다. 미국 경제의 회복기조가 올해 한인 경제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이는데 특히 지난 수년 간 경비절감, 인력 구조조정, 사업 다각화 등을 통해 경쟁력을 갖춘 업체들이 승승장구할 것으로 본다.
- 새해 미국 경제는 어떻게 될 것으로 보는가.
▲임= 올해 미국의 GDP(국내총생산)는 3% 정도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경제규모를 감안할 때 결코 적은 수치가 아니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9~3.1%에서 2.8~3.2%로 상향 조정했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세계은행(WB)은 각각 2.9%와 2.8%로 전망했다. 또한 민간기업들의 수익도 8%가량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FRB가 이달부터 양적완화(QE) 규모를 월 100억달러가량 축소하는 ‘테이퍼링’(tapering)정책을 시행하기로 결정한 것은 미국 경제가 살아나고 있다는 점을 반증한다. 이 같은 배경에는 미국 경제 곳곳에서 회복신호가 나타나고 있으며 뚜렷한 방해요소는 없기 때문이다. 2014년은 미국 경제가 정상화 모드로 진입하는 해가 될 것이다.
그러나 변수 또한 존재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FRB의 양적완화 종료다. FRB는 채권매입 규모를 점차 줄이면서 올 가을쯤 매입을 완전히 중단할 가능성이 있다. 양적완화 종료는 자칫하면 금리상승으로 이어져 소비심리를 크게 위축시킬 우려가 있다.
▲최= 최근 미국의 실업률이 7.0% 선까지 하락하며 고용시장이 개선되고 있는 가운데 올해도 회복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FRB도 올해 실업률 전망치를 기존의 6.4~6.8%에서 6.3~6.6%로 낮춰 잡았다. 다만 구직단념자 증가에 따른 실업률의 착시효과와 저임금 일자리 양산 등은 극복해야 할 과제로 보인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전 국민 의료보험 플랜인 오바마케어와 이민개혁도 미국 경제에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한인업체, 주류기업 할 것 없이 오바마케어와 이민개혁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소화하느냐에 따라 사업의 성패가 판가름 날 전망이다. 오바마케어와 이민개혁은 시대의 흐름으로 보고 성숙하게 받아들이는 자세가 필요하다.
- FRB의 양적완화 및 초저금리 정책기조 속에 지난해 뉴욕증시가 무섭게 상승했다. 올해 증시 전망은.
▲임= 2013년은 FRB가 경기부양책을 지속할 것이라는 기대감에 다우존스, S&P500, 나스닥 등 3대 지수 모두 20~30% 상승하며 금융위기 당시의 부진을 말끔히 털어낸 한해였다. 아쉽게도 올해는 지난해처럼 초강세 장을 기대하기는 힘들 것 같다. 지난해 주가가 급등한데 따른 부담과 테이퍼링의 충격이 맞물리면서 투자심리가 다소 위축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일단 올해는 8~9%의 상승률이 기대된다. 가계부채 구조조정 마무리, 증시에 우호적인 연방정부의 재정·통화정책 기조, 기업가치 저평가에 따른 매력 등이 증시의 추가상승 가능성을 높여주고 있다.
- 증시를 믿어도 되나.
▲최= 증시가 상승할 때 자주 등장하는 말이 있다. 바로 “증시는 실물경제와 따로 논다”는 것이다. 2013년 수많은 경제관련 뉴스가 쏟아져 나왔지만 증시는 대부분의 뉴스에 긍정적으로 반응했다. 나는 현재 미 증시에 어느 정도 거품이 끼어 있다고 생각한다. 투자자 입장에선 신중하게 반응하는 것이 좋다고 본다. 어느 한 종목에 ‘올린’하지 않고 분산투자를 통해 리스크를 관리하는 방향으로 증시에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최 행장 약력
- 1983년 도미
- 서울대 경영대 졸업
- 페퍼다인대 경영학 석사
- 1999~2004 한미은행 부행장
- 2005~2011 커먼웰스 은행 행장
- 2011~2013 윌셔은행 전무
- 2013년 7월~현재 유니티 은행 행장
■ 임 부사장 약력
- 1990년 도미
- 고려대 노어노문학과 졸업
- NYU 경영학 석사
- 1992~1996 한국 시티은행 근무
- 1996~2005 뉴욕 시티은행 근무
- 2005~2012 메릴린치 증권 부사장
- 2012년 10월~현재 UBS 인터내셔널 부사장
<정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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