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다 보면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가는 일들이 주변에서 벌어진다. 해프닝으로 끝나는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보면 제법 문제가 심각한 일들도 있다.
최근 워싱턴 DC 한인상인들이 당했던 일들은 두 가지 모두에 해당되는 듯 보인다. 그럴 수도 있지 하고 넘어갈 수도 있으나 곱씹어보면 씁쓸하기도 하고 또 유쾌한 면도 있다.
우선 쓴 웃음이 나오는 것은 DC 공무원의 업무 능력이 다시 드러나서 그렇다. 세무국 직원들이 담배 가격의 이윤 마진을 책잡으며 5,000달러 벌금 위협을 했다거나 소위 경찰이라는 사람이 음식에 붙는 세율을 몰라 일방적으로 가게 주인을 윽박질렀다는 제보를 받았을 때는 귀가 의심스러울 정도였다. 경찰이 어떤 손님의 불평을 들었는지, 또 한국 업주의 설명을 왜 들어보려 하지 않았는지에 대한 의구심은 접어놓더라도 그랬다.
그러나 피해 한인들이 그냥 분을 삭일 뻔했던 일들을 본보에 제보하면서, 또 한인들의 상권을 보호하는 단체인 한인식품주류협회(KAGRO)가 개입하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DC 정부 관계자는 사태를 파악하고 즉시 시정에 나섰다. 조세국 책임자는 공무원의 실수라고 인정하고 사과를 했고 경찰국도 “그 경찰 한 사람의 잘못”이라고 발뺌은 했지만 사건 다음 날 솔드버그 경찰국장이 직접 현장에 들러 가게 주인의 설명을 직접 듣는 성의를 보였다.
이번 사건들이 단순히 웃고 넘어갈 수 없는 사안이었다는 것은 한인 상인들이 매일 겪어야 하는 고충의 한 단면이 드러났다는 점에서, 또한 사태 해결이 신속하고 효과적이었다는 점에서 그렇다.
캐그로를 통해 관련 책임자에게 바로 항의가 들어가자 문제는 너무 쉽게 풀렸다. 한인들이 잘못한 것이 없어서 당연한 결과일 수도 있지만 그 보다는 한인들이 분명히 제 목소리를 냈기 때문이다. 그 과정에서 캐그로의 역할은 컸다.
뭉치면 힘이 생긴다는 것, 제 권리는 자신이 찾는다는 것, 그리고 한인들은 스스로 생각하는 것 보다 존재감이 미국사회 내에서 크다는 것이 한인사회가 이번에 얻은 교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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