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바인 메릴랜드대 명예교수 강연$워싱턴소리청 공연도
벽안의 장고 고수는 이번에는 마이크를 들었다.
“한국 전통음악은 멜로디보다 리듬이 주는 호소력이 강합니다. 국악의 독특한 세 박자 장단은 중국, 일본을 비롯한 어느 나라에서도 찾아보기 힘듭니다.”
화면에서는 명창 김소희의 노래하는 자료사진이 희미한 옛사랑처럼 뜨고, 그의 열띤 강의에 40여명의 청중들은 숨을 죽이고 경청했다. 한국음악의 전도사로 이름 높은 메릴랜드대 음대 로버트 프로바인 명예교수다.
19일 저녁 워싱턴의 한국문화원에서 그는 ‘한국 전통음악의 풍부함’을 주제로 강연했다. 프로바인 교수는 아악과 영산회상, 민속음악 등 한국 음악의 종류를 시작으로 판소리, 민요 등이 갖고 있는 독특한 음악적 특성을 소개했다.
또 장고와 가야금, 아쟁, 대금 등 전통 악기의 특장점을 동아시아 국가의 전통악기들과 비교하며 설명했다. 그는 매 악기마다 사진을 보여주고 명인들의 연주장면을 곁들여 일반인들도 쉽게 이해하도록 도왔다.
한 미국인 참석자는 “한국 전통음악과 악기의 독창성과 우수성을 일깨워주는 강연이었다”며 “국악은 서양음악과 다른 독특한 매력과 호소력이 있다”고 방청 소감을 밝혔다.
프로바인 교수는 미국 음악학계의 대표적인 한국 음악 전문가. 1966년 하버드 대학을 졸업한 뒤 주한미군으로 복무하면서 한국의 음악을 접했으며 정읍 등 전국을 다니며 소리꾼과 고수로부터 창과 북 다루는 법 등을 배웠다. 하버드대 음대에서 동북아지역 음악으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영국 더램 대학교 학과장을 지냈다. 장고 연주에도 일가견이 있다.
강연 후에는 김은수 워싱턴 소리청 대표와 세바스찬 왕 메릴랜드대 강사가 나와 신명나는 우리의 소리와 가락을 선사했다.
김 대표는 판소리 춘향가 가운데 사랑가를, 그리고 제자인 이재임, 김민지 양과 함께 한국의 대표적 민요인 ‘성주풀이’와 ‘진도 아리랑’을 들려주었다. 세바스찬 왕 강사는 설 장고 공연을 통해 힘차고 역동적인 장단과 가락으로 장내를 매료시켰다.
이번 강연 및 공연은 한국문화원(원장 최병구)이 워싱턴 일원에 한국 전통문화를 소개하는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마련됐다.
<이종국 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