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 트럭 한 대면 창업 가능하고
고객 기다리는 대신 찾아가는 사업
푸드 트럭이 성공을 거두면서 다양한 업종의 트럭이 줄줄이 생겨나고 있다. 옷을 파는 패션 트럭, 꽃을 파는 화원 트럭이 성업 중이고 커트를 할 수 있는 헤어살롱 트럭도 등장한다. 중고 트럭 한 대만 사면 사업을 시작할 수 있다는 이점 때문에 이동식 가게는 소자본 창업자들 사이에서 대단한 인기를 얻고 있다. 목돈 없이 창업할 수 있고, 앉아서 고객을 기다리는 대신 고객들을 찾아갈 수 있다는 점 등이 트럭 가게 전성시대를 예고하고 있다.
처음에 사람들은 짐작을 하지 못했다. 오리건, 포틀랜드 시내 곳곳에 있는 요란한 외양의 트럭들은 모두 음식을 팔고 있었기 때문이다. 바네사 루리가 달리는 부티크를 마련했을 때 사람들은 체크무늬 나비넥타이나 빈티지 드레스가 아니라 컵케익을 기대하며 트럭 안으로 들어왔다.
29세의 루리는 자신의 암록색 1969년형 카디널 딜러스 여행용 트레일러 대해 “사람들이 빵가게 트럭으로 생각했다”고 말한다. 그 안에서 뭘 파는 지 전혀 감을 잡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때가 2010년 가을이었다. 이제 루리의 패션 트럭, 일명 원더러스트에는 매일 100명 정도의 손님이 찾아온다. 그 중에는 단골도 있고 여행객도 있고 근처 식당에서 브런치를 먹으려 줄을 서서 기다리던 중 잠깐 들어와 보는 사람들도 있다.
목돈 없이 사업을 시작할 수 있는 좋은 수단으로 트럭이 떠오르고 있다. 패션업, 미용업, 하다못해 꽃집 운영자들도 중고 배달트럭 한대 장만해 움직이는 매장으로 만드는 것이 미전국적 추세가 되고 있다. 건물 내 매장을 마련하는 데 드는 엄청난 비용을 피할 수 있고 고객들을 찾아 나설 수 있어 좋은 이런 트럭들이 오스틴, LA, 포틀랜드, 뉴욕, 보스턴 등 도시들에 등장하고 있다.
LA의 스테이시 스테프는 공예품 페어나 파머스마켓에서 빈티지 의류를 판매하던 중 액세서리를 직접 만들어 파는 지니 로모를 만났다. 파머스마켓 주위에 자주 찾아오는 푸드 트럭의 성공을 지켜본 그들은 힘을 합쳐 패션 트럭을 만들기로 했다. 그 결과 2011년 1월 르 패션 트럭이 탄생했다.
“우리 둘 다 행사 있을 때마다 자동차에 짐을 싣고 풀고 하는 데 지쳤어요. 그리고는 생각을 했지요. 물건들을 그냥 트럭에 진열해 둔다면 얼마나 재미있을까?”
둘은 크레이그스리스트에 나온 1974년 형 인터네셔널 박스 트럭을 2,000달러에 매입하고 2,000달러 정도 더 들여 내부수리를 했다.
“LA에서 건물 안에 가게를 마련할 만한 돈이 우리에겐 없었다”고 스테프는 말한다.
오리건의 루리 역시 붙박이 공간이 아니라 트럭으로 창업한 것은 같은 이유 때문이었다. 트럭이 형편에 맞았다는 것이다. 그 역시 크레이그스리스트에서 400달러 짜리 트럭을 사기 전에 소매업 임대 공간을 알아봤지만 도저히 감당 못할 정도로 비쌌다.
트럭은 싸게, 조속한 시일 내에 창업할 수 있는 좋은 수단이라고 창업 지원 회사인 그로우싱크의 창업자, 데이브 라빈스키는 말한다. 게다가 요즘은 소셜 미디어의 힘을 빌려 홍보를 할 수 있고 손님들이 찾아오기를 기다리는 대신 직접 손님들을 찾아가는 자유를 즐길 수 있다. 트럭을 이용하는 이동식 소매업은 엄청난 돈을 절약할 수 있다고 그는 말한다.
트럭 소매업자들은 애초에 투자비용이 적기 때문에 금방 이익을 낼 수가 있다. 루리는 창업한 첫해에 사업이 흑자가 되었다고 한다. 그가 파는 상품들의 가격은 5달러에서 80달러 선. 날씨가 좋은 때면 하루에 200달러 정도의 물건을 판다고 한다.
조이 월퍼는 뉴욕과 햄튼 중심으로 스타일라이너라는 패션 트럭을 운영한다. 그는 지난 2010년 창업 후 첫 여름에 이미 이윤을 내기 시작했다. 구체적으로 숫자를 말하지는 않지만 온라인 판매 사이트와 트럭을 통한 매출이 지난 해 배로 뛰어올랐다고 한다. 월퍼는 세계 각국의 많은 디자이너들이 만든 의류, 액세서리, 핸드백을 파는 데 가격은 18달러에서 1,800달러까지이다.
경제가 지금 같은 때는 고객들에게 뭔가 독특한 샤핑 경험을 줘야 한다고 월퍼는 말한다. 그래서 다른 데서는 구할 수 없는 하나밖에 없는 물건들을 자신의 이동식 부티크에 진열한다.
고객들도 동의한다.
“다른 데서는 구할 수 없는 다양한 디자이너들의 제품이 있어서 좋다”고 32세의 케이트 챈은 말한다. 그는 스타일라이너가 이번 달 워싱턴 D.C.에 왔을 때 트럭을 방문했었다.
트럭은 온갖 업종의 창업자들이 첫 사업 수단으로 이용하는 주된 모델이 될 수 있다고 트럭 자영업자들은 말한다.
마이클 고메즈는 현재 미용 트럭 프랜차이즈의 인가를 기다리고 있다. 오는 2013년 헤어살롱 트럭 사업을 전국적으로 퍼지게 하려는 것이 그의 계획이다. 20만달러 미만의 프랜차이즈 비용만 내면 업주는 미용실 의자 2개, 세면대 2개 등 미용업에 필요한 시설이 완벽하게 갖춰진 트럭, 사업할 수 있는 구역, 그리고 고객담당 서비스, 마케팅 지원 등을 받을 수 있게 한다는 것이다. 업주가 원할 경우 네일 살롱 시설은 별도 비용으로 추가된다.
고메즈는 앞으로 10년 내에 헤어살롱 트럭을 2,000개 이상으로 만들 계획을 세우고 있다.
LA에서 소매업 트럭들이 여기저기서 생겨나자 르 패션 트럭의 스테프와 로모는 서부 이동식 소매업 협회를 만들었다. 아동복부터 문구류까지 갖가지 물건을 파는 업주들 12명이 현재 소속되어 있다. 이들은 올여름이 끝날 무렵까지 협회를 전국 단위로 확장하고 회원을 최고 50명 더 늘릴 기대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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