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20% 관세 철폐… 식품·의류 등 최대 혜택
역사적인 한미 FTA가 오는 15일부터 시작되는 가운데 한미 양국의 교역이 더욱 활발해질 전망이다. 단, 한국산 자동차에 부과되는 관세는 4년 뒤에 폐지된다. <연합>
오는 15일(목) 새벽 0시부터 역사적인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공식 발효됨에 따라 한인들이 체감할 수 있는 경제적 혜택들은 어떤 게 있을까. 한인 소비자들은 지금보다 저렴한 가격에 한국산 농수산물과 제과, 스낵 등을 마켓에서 구입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혜택 범위는 기대보다 크지 않을 전망이다. 한국산 농수산물과 식음료들이 이미 무관세 또는 낮은 세율로 수입되고 있기 때문이다.
▲라면·스낵·간장·김 가격 내려갈 듯
소비자들의 피부에 가장 와 닿는 것은 라면. 라면의 경우, 6.4%의 관세가 당장 폐지돼 가격 인하 요인이 충분하다. 신라면과 안성탕면 등 인기 제품을 판매하고 있는 농심아메리카는 비록 라면류의 대부분을 미국에서 생산하지만 경쟁사들이 가격을 내릴 경우 가격 인하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한국산 스낵류에 부과되는 관세(4.2%) 역시 당장 철폐돼 가격 인하 요인이 발생한다. 다만, 스낵류 제조에 사용되는 밀이 대부분 수입산이어서 원산지 판정 결과에 따라 가격 인하 폭은 달라질 전망이다. 유제품이나 유제품을 함유하고 있는 아이스크림의 경우 20%의 관세가 5년 동안 매년 4%씩 줄어들기 때문에 가격 인하 효과가 클 전망이다. 3%의 관세가 부과되는 간장류와 6%인 조미김의 경우도 가격 인하가 기대된다.
▲주류·과일 등은 별 영향 없어
반면 이미 무관세 혜택을 받고 있 한국산 맥주와 소주 등 주류의 경우 가격 변동이 없을 전망이다. 발효주인 막걸리나 복분자주 등에 부과되는 관세 역시 리터당 4.2센트에 불과해 소비자 가격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 유명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판매하는 제빵류의 가격 인하도 미미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에서 가져오는 일부 반죽에 최고 8%의 관세가 붙고 있기 때문에 가격 인하 요인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재료의 대부분을 미국에서 구매하고 있는데다 한국에서 가져오는 종이컵이나 샤핑백 등의 소모품에는 관세가 붙지 않는 까닭이다.
1kg당 0.3센트의 관세가 붙는 배나 관세가 없는 사과의 경우도 FTA가 발효된다고 해서 당장 소비자 가격에 영향을 주지는 않을 전망이다. 농수산물 유통공사 LA aT센터 장재형 차장은 “한국산 농수산물의 경우 대부분의 제품들이 이미 무관세, 또는 저관세 혜택을 받고 있어 당장 큰 영향이 있을 것 같지는 않다”면서 “다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는 가격 인하 요인으로 충분히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LG, 제품 대부분 멕시코 생산… 가격 인하 요인 없어
한창 인기를 끌고 있는 삼성이나 LG의 컬러 텔리비전이나 세탁기, 전자레인지 등은 가격 변동이 없거나 당장 인하될 가능성은 없을 전망이다. 컬러 텔리비전의 경우 5%의 관세가 즉시 철폐되지만 삼성과 LG는 이미 수년 전부터 멕시코 공장에서 이들을 생산하면서 북미 자유무역협정(NAFTA)의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기 때문이다.
전자레인지와 세탁기에는 비교적 낮은 2.0%와 1.4%의 관세가 부과되고 있으며 향후 10년 동안 점차적으로 낮아질 예정이어서 가격에 반영되는 요인이 매우 낮은 실정이다. 냉장고에는 이미 무관세가 적용되고 있다. 가전업체 텔레트론의 척 임 부사장은 “한국산 가전제품의 대부분은 멕시코에서 생산되고 있는데다 다른 경쟁 업체들보다 이미 가격이 낮은 편이기 때문에 당장 가격이 내려가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쏘나타·엘란트라·쏘렌토 가격 변동 없을 듯
한미 FTA가 발효되더라도 현대와 기아 등 한국 승용차에 부과되는 관세 2.5%는 4년 뒤에 철폐된다. 또한 현대차의 인기 모델인 쏘나타와 엘란트라는 이미 현대차의 조지아 공장에서 생산되고 있고 기아차의 인기 모델인 쏘렌토와 옵티마는 기아차 앨라배마 공장에서 생산되고 있는 실정이다.
‘미국 내 생산+관세 4년 후 철폐’ 영향에 따라 현대기아차 가격은 당분간 변동이 없을 전망이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이번 FTA 발효로 인한 가격 인하 요인은 특별히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며 “한국산 부품의 관세 철폐에 따른 효과도 미미한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물류·관광·서비스 등
타운경제 전반 활력소
■ 한인 사회 부문별 효과
한미 FTA는 한미 양국 모두에 큰 경제적 효과를 가져다 줄 전망이지만 최대 수혜자는 미주 한인 사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FTA는 자바시장과 한인 물류업체, 관광업, 서비스업 등 산업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전망이다. 자바시장의 경우 섬유에 부과되는 평균관세 13% 철폐에 따른 무관세 혜택이 크다. 관세 철폐는 또 한국산 원단과 의류의 수입가격 하락으로 이어진다.
한인 기업들의 미국 진출도 탄력을 받는다. ‘포에버21’이나 ‘파파야’는 이미 한국에 매장을 갖고 있고 ‘랩소디’의 경우 대형 할인매장인 홈플러스에 ‘러브신’이라는 토털 여성의류 브랜드를 런칭했다. 한인업체들의 한국에 대한 간접투자 증대도 기대된다.
온라인 샤핑몰 등을 통해 고급 청바지(관세 13%)이나 핸드백(8%), 건강보조식품(8%) 구매 대행사업을 하는 한인들도 관세 철폐로 한국 판매에 활력을 받을 수 있다. 미국 전체 컨테이너 수입 물량의 40%가 LA항을 통해 들어오고 있어 교역량 증가로 인해 LA항과 롱비치 주변의 한인 물류업계는 누구보다 큰 혜택을 받을 전망이다.
통관 속도도 빨라진다. FTA 발효 뒤 일반 화물은 수입신고서 제출 뒤 48시간, UPS나 페덱스 같은 특송화물은 4시간 이내에 반출돼야 한다. 한국 기업의 미국 진출은 주택 및 사무실 수요로 이어져 한인타운 부동산 경기 활성화에도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정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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