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라크 총리와 회담..’연내 철군’ 이후 경제개발 지원
내년 대선 승부수 평가..공화당측은 반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이라크 주둔 미군의 연내 철수를 재천명하면서 조지 W. 부시 전임 대통령의 2003년 이라크 침공결정은 향후 "역사가 평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미군 철수 이후 이라크와 정상적인 관계를 유지하면서 이라크의 경제개발 지원에 주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누리 알 말리키 이라크 총리와 회담을 가졌다.
두 사람은 우선 현재 이라크에 주둔하고 있는 미군이 올해안에 모두 철수한다는 기존 방침을 재확인했다. 이라크 전쟁의 종식을 9년만에 공식 천명한 것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정상회담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나는 (미군이 철수한 이후에도) 이라크가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의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특히 향후 이라크가 경제개발을 지속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데 주력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그는 자신이 지난 2002년 이라크 전쟁을 ‘멍청한 전쟁(a dumb war)’이라고 평가한 것에 대해 지금도 변함이 없느냐는 질문에 대해 "나는 역사가 이라크로 치고 들어간 최초의 결정에 대해 평가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그러면서 지난 9년간 미군이 이라크에서 수행한 역할에 대해서는 찬사를 보냈다. 그는 "조만간 마지막 미군이 명예롭고 품위있게 이라크 국경 밖으로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향후 미군이 이라크를 지원할 방안에 대해 말리키 총리는 오바마 대통령과 함께 "무기 지원의 필요성"을 협의했다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도 이라크 국민과 국경을 보호하기 위해 필요한 지원방안을 추구해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바마 대통령의 초청으로 미국을 방문한 알 말리키 총리는 정상회담 이외에도 조 바이든 부통령,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과 의원들을 만나 안보와 에너지, 교육 등의 여러가지 관심사를 협의했다.
알 말리키 총리의 이번 방미는 총리 취임 이후 2006년 7월, 2009년 9월에 이어 세 번째다.
오바마 대통령의 이라크 주둔군 철수는 내년 대선을 겨냥한 승부수로 평가된다.
그가 지난 10월21일 직접 발표한 성명을 통해 "당초 약속한 대로 이라크의 우리 병력이 올해 안에 집에 돌아올 것이며, 지난 9년간 진행된 미국의 이라크 전쟁이 곧 끝날 것"이라고 밝힌 이후 공화당측은 오바마의 결정이 성급하다며 비난해왔다.
지난 2008년 대선에서 오바마와 경쟁했던 존 매케인 상원의원(공화.애리조나)은 이날 정상회담에서 미군 연내 철수가 재확인되자 "두사람은 양국의 공동이익을 지켜야할 책무를 방기했다"고 공격했다.
미국은 부시 행정부 당시인 지난 2008년 이라크와 체결한 안보협정에서 2011년 말까지 주둔 미군을 모두 철수하기로 했다.
하지만 이라크 치안상황의 악화를 명분으로 오바마 행정부는 4만5천명 규모의 주둔군을 6천∼1만명 규모로 줄여 기간을 1년 연장하는 방안을 놓고 이라크 정부와 협상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라크와의 협상이 여의치 않고 이라크내 철수 지지 여론이 비등하자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대선에서 제시한 ‘이라크 철군’ 공약을 이행하겠다며 ‘연내 철군’의 결단을 내린 것으로 평가됐다.
지난 2003년 3월 이라크 전쟁이 시작된 이후 현재까지 모두 4천487명의 미국인이 희생당하고 3만2천226명이 부상한 것으로 미 국방부는 최근 집계했다.
2007년 505개 기지, 17만명에 달했던 이라크 주둔 미군 병력은 현재 4개 기지에 6천여명이 남은 상태이며, 이 병력도 바그다드 주재 미국 대사관 경비 병력 등을 제외하고는 올해안에 모두 철수할 예정이다.
(워싱턴=연합뉴스) 이우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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