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외유권자 설문결과 분석
워싱턴 한국일보가 실시한 이번 재외유권자 여론조사는 크게 세 가지 영역에서 조사됐다. 투표할 의사를 묻는 항목과 지지 정당과 원하는 공약을 묻는 항목, 후보 지지도를 묻는 항목이다. 조사내용은 흥미로운 결과를 보여준다. 보수성향이 강한 것으로 평가되는 미국에서 안철수 돌풍이 강력한 바람을 일으키고 있으며 상대적으로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의 지지도도 강고하고 변함이 없음을 나타내고 있다. 이번 여론조사는 시민권자들을 제외한 투표권을 가진 실제 유권자만을 대상으로 해서 미국은 물론 해외에서 처음 실시된 것이라 그 결과가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하겠다.
<재외선거 투표참여 의향>
문1 이번 재외선거에서 투표권이 주어지는 대상은?
A 시민권자 B 영주권자 C 유학생 D 주재원 E 불법 체류자
▶재외국민 유권자들이 재외선거에 대해 얼마만큼의 기본 상식을 갖고 있는지를 묻는 질문에 불과 19%만이 올바른 답을 했다. 상당수의 유권자(27%)는 시민권자에도 투표권이 주어지는 것으로 알고 있었다. 또 불법체류자는 투표권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는 유권자도 39%나 돼 당국의 재외선거에 대한 적극적인 홍보가 절실함을 입증해주었다.
문2 귀하는 내년 4월 총선에서 투표할 의향이 있습니까?
A 반드시 참여 B 참여할 것 같다 C 참여못할 것 같다 D 안한다
▶ 총선에 투표할 의사를 묻는 질문에는 27%가 ‘반드시 참여하겠다’고 답했으며 ‘참여할 것 같다’고 소극적 참가의사를 밝힌 응답자는 33%가 됐다. 전체적으로 투표 의사자는 60%로 높게 나타났다. 반면에 ‘참여하지 못할 것 같다’는 26.5%, ‘안 한다’는 응답자도 13.5%로 조사됐다.
문3 내년 12월 대통령 선거에서 투표할 의향이 있습니까?
A 반드시 참여 B 참여할 것 같다 C 참여못할 것 같다 D 안한다
▶대통령 선거 참여의사는 총선보다 6% 높게 나타났다. ‘반드시 참여’는 31%, ‘참여할 것 같다’는 35%로 66%의 유권자가 대선 참여의 뜻을 밝혔다. 반면에 ‘못할 것 같다’는 23%, ‘안 한다’는 11%로 집계돼 34%의 유권자는 불참의사를 드러냈다.
그러나 여론조사 응답결과와 달리 실제 투표장에 가는 유권자는 이보다 훨씬 낮게 나타난다는 게 선거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특히 재외선거의 경우 유권자 등록과 투표라는 두 차례의 번거로운 절차가 있어 투표의사와 달리 실제 투표율은 현격히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문4 투표 참여가 어렵다면 그 이유는 무엇입니까?
A 비즈니스 때문에 시간이 없어서 B 관심이 없어서 C 영사관과 거리가 멀어서 D 선거나 후보자 정보를 몰라 E 기타
▶유권자들은 선거인 등록 및 투표장인 영사관과의 거리가 투표를 어렵게 하는 가장 큰 이유로 들었다. 29.5%가 문제점으로 지적해 투표 편의를 위한 제도적 보완이 시급함을 입증했다.
이어 시간이 없어서란 이유도 21.5%를 차지했으며 아예 선거에 관심이 없다는 답도 21%나 차지해 재외유권자들의 상당수가 재외선거에 무관심함을 보여주었다. 선거나 후보자 정보를 모른다는 답도 11.5%로 나타나 관계당국이 보다 적극적으로 선거 관련 정보를 제공할 필요성이 대두됐다.
<지지 정당과 재외동포정책>
문5 귀하는 평소 어느 정당을 지지하거나 호감을 가져왔습니까?
A 한나라당 B 민주당 C 자유선진당 D 민주노동당 E 국민참여당
F 진보신당 H 없다
▶재외 유권자들중에는 한나라당 지지자들이 가장 많았다. 55.5%가 응답해 다소 보수적인 정치적 특성을 지니는 해외지역의 표심을 그대로 보여주었다. 민주당은 25.5%로 집계됐으며 진보신당 3%로 소수정당 중에서는 가장 많은 지지자를 확보하고 있었다.
이어 자유선진당 1%, 국민참여당 1%, 민주노동당 0.5%로 나타났으며 지지하는 정당이 없다는 대답도 13.5%로 비교적 높게 나타났다.
문6 내년 4월 총선에서 어느 정당을 지지할 생각입니까?
A 한나라당 B 민주당 C 자유선진당 D 민주노동당 E 국민참여당 F 진보신당 H 없다
▶총선에서 지지할 정당을 묻는 질문은 평소 지지정당과 달리 차이를 보였다. 한나라당이 46.5%, 민주당 30.5%로 한나라당 지지자 중에서 9%가 지지를 거두거나 다른 정당으로 지지 변화세를 보였다.
반면 민주당은 평소보다 총선 지지율이 5%가량 올라갔으며 다른 정당은 평소 지지세와 동일했다. 이는 집권당인 한나라당의 잇따른 실정에 따른 실망감이 반영된 것으로 보여 내년 총선 때까지 지지세의 변화 추이가 주목된다. 총선에서 지지할 정당이 없다는 대답도 17.5%로 높아졌다.
문7 지지 정당(후보)을 고를 때 무엇을 우선적으로 고려하겠습니까?
A 이념 B 정책 C 후보나 인물의 자질과 능력 D 연고 E 기타
▶재외 유권자들은 지지 정당이나 후보를 고를 때 정책적인 면을 가장 중요시 여기는 것으로 조사됐다. 38.5%가 정책을 꼽았으며 자질과 능력을 든 이도 32.5%나 됐다. 이어 이념을 꼽은 유권자도 21%로 아직도 이념적 성향을 지지 여부를 가르는 중요잣대로 삼는 유권자들이 많음을 보여준다. 지역 등 연고를 든 이는 1.5%로 집계됐다.
문8 내년 총선과 대선에서 재외동포 관련 공약으로 가장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은?(2개를 골라 주십시오)
A 2세 한글교육 지원확대 B 직업 및 취업교육 지원 C 주류사회 진출 지원 D 2세 모국연수 기회 확대 E 복수국적(이중국적) 확대 F 재외동포에 불편한 법률 개정
▶재외 유권자들이 가장 원하는 것은 직업 및 취업교육 지원이 34%, 복수국적 확대가 31.5%, 재외동포 법률 개정이 28%, 주류사회 진출 지원 24%, 한글교육 지원확대 18%, 모국연수 확대 9% 순으로 조사됐다.
<후보 지지도>
문9 귀하는 여권 후보 중에서 차기 대통령으로 누가 가장 낫다고 생각하십니까?
A 홍준표 B 정몽준 C 원희룡 D 박근혜 E 오세훈 F 김문수 G 기타
▶야당 지지자를 포함해 전체 유권자의 41.5%가 여권 후보 중에서 박근혜 전 대표를 차기 대통령 감으로 꼽았다. 소장파 리더인 원희룡 최고위원이 14.5%로 2위를 기록해 야권 지지자들이 선호하는 여권 지도자임을 보여준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11.5%, 홍준표 현 대표와 정몽준 전 대표가 각각 6%로 뒤를 이었다. 김문수 경기지사는 4.5%의 지지를 얻었다.
문10 야권 후보 중에서는 누가 가장 낫다고 생각하십니까?
A 손학규 B 문재인 C 유시민 D 한명숙 E 안철수 F 박원순 G 정동영 H 이회창 I 기타
▶야권 대선 후보군 중에서는 역시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28%로 앞서 나갔다. 손학규 민주당 대표가 13.5%로 2위를 기록했으며 유시민 국민참여당 대표가 12.5%로 그 뒤를 이었다. 한명숙 전 총리는 11%, 이회창 자유선진당 전 대표도 11%의 지지를 얻었다.
문재인 노무현 재단 이사장은 10.5%로 나타나 미주지역에서는 아직 인지도가 낮음을 보여준다. 박원순 현 서울시장이 5.5%, 정동영 최고위원이 2%의 지지를 보였다.
문11 다음 중 한국의 차기 대통령으로 누가 가장 낫다고 생각하십니까?
유시민 한명숙 오세훈 홍준표 손학규 문재인 정몽준 안철수 원희룡 박근혜 박원순 이회창 정동영
▶여야 대선 후보들을 망라한 다자 구도에서도 역시 박근혜 전 대표가 27.5%를 얻어 부동의 1위를 차지했다. 안철수 원장은 21.5%로 2위를 차지했으며 홍준표 한나라당 대표 9%, 오세훈 전 서울시장 6.5%, 문재인 이사장 5.5%, 유시민 국민참여당 대표 4.5%, 손학규 민주당 대표 4%, 정동영 민주당 최고위원 3.5%, 한명숙 전 총리 3%, 정몽준 전 한나라당 대표 2.5%, 이회창 자유선진당 전 대표와 박원순 서울시장이 각각 2%, 김문수 경기지사와 원희룡 한나라당 최고위원이 각각 1.5% 순이었다.
문12 박근혜씨가 한나라당 후보로, 문재인씨가 야권 후보로 출마한다면 누가 당선되는게 더 낫다고 생각하십니까?
A 박근혜 B 문재인
▶참신하고 강직한 이미지로 올봄부터 야권의 기대주로 떠오른 문재인 노무현 재단 이사장은 박근혜 전 대표와의 양자 대결에서 60% 대 36%로 24%p차이로 뒤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안철수 돌풍에 밀린데다 미주지역에서는 아직 잘 알려지지 않은 정치인이란 점에서 약세를 보인 것으로 분석된다.
문13 박근혜씨가 한나라당 후보로, 안철수씨가 야권 후보로 출마한다면 누가 당선되는게 더 낫다고 생각하십니까?
A 박근혜 B 안철수
▶박 전 대표의 아성은 안 원장 신드롬에도 크게 흔들리지 않았다. 양자 대결시 박 전 대표가 50.5% 대 48.5%로 2%p로 근소하게 앞서 나갔다. 무응답자도 1% 나왔다. 내년 대선에서 투표에 참여할 의사가 있는 유권자 132명 중에서는 박 전 대표와 안 원장이 공교롭게 각각 50%로 동률로 나타났다. 이중 ‘투표 할 것 같다’는 소극적 참여층 67명 중에서는 박 전 대표가 44.8%로 안 원장의 55%에 큰 차이로 밀렸다. 그러나 적극적 참여층 65명 중에서는 박 전 대표가 55.4%로 안 원장의 44.6%를 크게 제쳤다.
문 14 현재 한국이 당면한 가장 시급한 국가정책이나 목표는 무엇이라 생각하십니까?(2개를 골라 주십시오)
A 복지확대 B 사회 선진화 C 평화통일 D 경제 회생 E 일자리 창출
▶역시 경제였다. 재외유권자들은 한국이 당면한 현안으로 경제회생을 41%로 가장 높게 꼽았다. 일자리 창출도 31%가 거론했다. 이어 최근 첨예한 이슈가 되고 있는 복지 확대가 28%로 뒤를 이었으며 평화통일 27%, 사회선진화 26% 순이었다.
여론조사 어떻게 진행됐나?
이번 여론조사는 지난 11월20일부터 12월4일까지 버지니아, 메릴랜드, 워싱턴 DC, 웨스트 버지니아 등 워싱턴 총영사관 관할 지역의 19세 이상 재외국민 200명을 대상으로 면접원에 의한 설문지 조사 방식으로 조사됐다. 표본 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2% 포인트다.
응답자들의 거주지역은 버지니아가 55%, 메릴랜드 40%, DC 4%, 웨스트버지니아 1%였다. 체류신분별로는 영주권자가 57.5%, 유학생이 20.5%, 기타(취업비자, 불법체류자) 19%, 주재원 3%였다. 도미연도별로는 1990년 이전 이주자가 2.5%, 90년-94년이 6.5%, 95년-99년이 22.5%, 2000년-2004년 26.5%, 2005년-2009년 33.5%, 지난해부터 현재까지가 8%다. 성별로는 남자가 52.5%, 여자는 47.5%였다. 연령별로는 20대가 6.5%, 30대 21%, 40대 31.5%, 50대 23%, 60대 15%, 70대 이상이 3%였다.
<이종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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