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특별인터뷰 -스티븐 리틀 LACMA 중국·한국미술부장
▶ 대형불화‘석가설법도’ 복원 완료
스티븐 리틀 LACMA 중국·한국 미술부 부장 겸 큐레이터가 1년여 간의 보존처리 및 복원작업을 마치고 오는 11일 일반 공개되는‘석가여래설법도’ 앞에서 환한 웃음을 짓고 있다. <김지민 기자>
LA 카운티뮤지엄(LACMA)의 소장품‘석가여래설법도’(영산회상도·1755년 작)가 드디어 공개된다. 1년여 간의 보존처리 및 복원작업을 끝내고 LACMA 한국관에 전시될 이 작품은 가로 160인치(406.4cm), 세로 132인치(335.3cm)의 초대형 불화다. 해외에 소장된 한국 미술품 중 최대 규모의 작품이며 중요한 문화재적 가치를 지니는 18세기 불교 미술품으로 보존처리 및 복원이 진행되는 내내 주목을 받았던 작품이다. 오는 11일 일반 공개하면서 영산재 및 발우공양, 연등 행사를 거행하는 LACMA의 스티븐 리틀 중국·한국미술부 부장 겸 큐레이터를 지난 5일 LACMA 한국관에서 만났다.
한국 미술품 중 최대규모 1년여 작업 끝 11일 공개 영산재 거행 한인 첫 만남
경복궁 자경전 본뜬 모형 서도호씨에 제작 위탁 2014년 특별전 선뵐 것
■ 해외 한국 미술품 중 최대 규모
“‘석가여래설법도’는 미국에 소장된 한국 미술품 중 최대 규모일 것입니다. 1998년 LACMA가 구입했을 당시 이 작품은 여섯 조각으로 찢어지고 심하게 훼손돼 있었지만, 그림 하단에 건륭 20년인 영조 31년(1755년)에 그려졌다는 기록이 있었죠. 18세기 불교미술 연구의 귀중한 자료가 될 것입니다”
지난 3월 LACMA 중국·한국미술부 부장으로 부임한 그에게 ‘석가여래설법도’ 전시 개막식은 한인들과 만나는 첫 공식 무대이다. 석가모니 부처가 연화대좌에 앉아 보살과 십대 제자, 사천왕과 청부중 등을 포함한 여러 권속들에게 둘러싸여 영축산에서 대중들에게 설법하는 장면을 그린 그림 ‘석가여래설법도’의 보존처리 및 복원 완료로 한국 불교진흥원이 후원하는 영산재 거행과 더불어 성대한 신고식을 치르는 셈이다.
스티븐 리틀 부장은 지난달 한국국제교류재단의 해외박물관 큐레이터 웍샵 참가 차 한국에 다녀왔다. 지난 7월에 이어 다섯 번째 방한이었다는 그는 세계문화유산 대장경 천년 간행을 기념하는 축전이 펼쳐졌던 해인사 이야기부터 꺼냈다. 현존 최고의 목판대장경인 팔만대장경 진본을 접하면서 한국 미술, 특히 한국 불교미술의 높은 수준에 또다시 놀랐다고 했다. 샌프란시스코, 시카고, 클리블랜드, 하와이 등지의 주요 뮤지엄에서 아시안 미술 전문가로 일했던 그는 불교미술에 특히 깊은 조예를 보였다.
“여섯 조각을 이어 그림 표면의 이물질들을 제거하고 낡은 배접지를 하나하나 핀셋으로 떼어내는 섬세한 보존처리 작업이었습니다. 그림 중 없어진 부분은 철저한 고증과 토의를 거쳐 채워나가는 복원작업도 이루어졌죠.”
오는 11일부터 일반에게 공개될 불화 ‘석가여래설법도’는 LACMA 한국관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눈에 띄는 벽면에 전시된다. 이날 본보 독자들을 위해 석가여래설법도를 미리 보여준 그는 1년도 넘게 LACMA 한국관에서 보존처리 작업에 매진했던 박지선 정재문화재보존연구소 소장과 연구원들에 대한 언급도 잊지 않았다. 특히 이러한 보존처리 과정이 관람객들에게 상시 공개 진행돼 미술계의 주목을 받았으며 다큐멘터리로도 제작돼 LACMA 한국미술 사이트에 동영상으로 올라와 있다.
■2014년 여름, LACMA에 경복궁 일부가 들어선다
“서도호 작가에게 경복궁 내 자경전을 본뜬 설치작품을 위탁했습니다. 2014년 여름 LACMA가 한국 국립중앙박물관과 추진하는 특별 기획전시 ‘조선왕조 초상화전’(가제) 개막식에 공개할 작품입니다”
스티븐 리틀 부장은 서도호 작가의 경복궁 자경전 모형은 실제 크기로 한국관 내 전시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조선시대 건축물이지만 서 작가 특유의 컨템포러리 스타일로 재현되며, 수백 개의 투명한 플래스틱 블락으로 설치, 한국관 내 2개실을 채우는 초대형 작품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2014년 전시를 위한 컬렉션을 위탁받은 서 작가는 LACMA와 인연이 깊다. 2006년 서 작가가 살던 성북동 전통 한옥의 대문을 스테인리스 스틸 튜브와 청보라 얇은 비단으로 형상화한 섬유건축 ‘문’을 LACMA가 컬렉션으로 구입했고, 2009년 LACMA 한국관 재개관 기념 특별기획전 ‘당신의 밝은 미래: 한국현대미술 12인전’에도 집이라는 공간을 통해 문화적 충돌을 표현한 작품 ‘떨어진 별’을 출품해 화제를 낳았다.
“LACMA 한국관은 회화 소장품이 해외 최대 규모입니다. 초상화와 풍경화가 주를 이루고 규방과 사랑방, 불교미술, 도자 및 공예를 위한 전시공간을 갖추고 있습니다. 조선시대 미술품이 강한 반면 고려 이전 미술품은 약한 편이죠”
2012년 1월이면 LACMA 한국미술 소장품 캐털로그가 한국 국립문화재연구소에 의해 발간된다. 스티븐 리틀 부장이 LACMA에 부임하기 전까지 관장을 역임했던 호놀룰루 아카데미 미술관 소장 한국문화재 보고서와 유사한 400~500페이지 분량의 책자다. 작품 수집과 소장의 역사가 비교적 짧지만 다양하고 폭넓은 미술품을 소장하고 있으며 해외 한국미술 상설 전시실로는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LACMA 한국관(Korean Art Gallery)을 널리 홍보하는 프로젝트이다.
그는 “석가여래설법도 전시를 계기로 한국관을 찾는 관람객들이 더욱 많아지고 카달로그 발간으로 한국 미술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길 바란다”며 인터뷰를 끝맺었다.
<하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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