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경제에 저성장이라는 먹구름이 몰려들고 있다.
하지만, 주요국의 정책 당국은 재정위기와 물가 상승이라는 제약 요인 때문에 저성장 탈출에 필요한 마땅한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어 고민하고 있다.
◇ 선진국 저성장..亞 신흥국에 파급 우려
이번 경제 위기의 시발점인 유럽과 미국의 저성장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유럽연합(EU) 통계청 유로스타트는 16일(현지시각)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의 2분기 경제성장률이 전분기 대비 0.2%로 둔화됐다고 밝혔다. 이는 1분기 성장률 0.8%는 물론, 시장 전문가들의 예상치 0.3%보다 낮은 수준이다.
유로존의 최대 경제 대국이자 1분기에 1.3% 성장하며 승승장구했던 독일의 성장률은 2분기엔 0.1%로 급락했고 유로존에서 경제규모가 2위인 프랑스는 2분기에 제로(0) 성장을 했다.
국제신용평가사인 무디스의 계열사 무디스애널리틱스는 15일 올해와 내년 미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종전의 3.5%에서 각각 2%와 3%로 하향 조정했다.
무디스애널리틱스는 그러면서 미국 경제가 앞으로 1년 내에 새로운 경기 침체에 빠질 확률이 3분의 1에 달한다고 예상했으며 주가가 더 하락한다면 침체 확률이 올라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의 JP모건체이스도 최근 미국의 올해 3분기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2.5%에서 1.5%로 내렸다.
미국 경제에 대한 비관적 견해도 확대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최근 이코노미스트 4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내년에 더블딥(이중침체)을 겪을 수 있다’는 응답이 29%로 전월의 17%보다 12%포인트 올라갔다. 조사 대상자 중 13%는 "이미 미국 경제가 더블딥에 빠졌다"고 말했다.
동일본대지진으로 충격을 받은 일본의 성장률은 거꾸로 가고 있다.
일본의 올해 4∼6월 국내총생산(GDP)는 전분기보다 0.3% 감소했고, 연율로는 1.3% 줄어 일본의 GDP는 3분기 연속 마이너스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는 "글로벌 경제가 침체에 빠질 확률이 50%가 넘는다"면서 "앞으로 2∼3개월 안에 세계경제의 방향이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선진국의 경기가 계속 악화하면 그나마 위기에 빠져 있는 세계 경제를 지탱하고 있는 아시아 등 신흥국의 경제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 정책당국 "답이 없다"
저성장의 그림자는 짙어지고 있지만, 선진국의 경제 정책 당국은 마땅한 해결책이 없어 고민이다.
통상 경기가 둔화되면 정부 지출 확대를 통한 재정정책으로 경기를 부양하거나, 시중에 유동성을 공급하는 통화정책으로 소비와 투자를 촉진할 수 있다.
하지만, 현재 재정정책과 통화정책 모두 동원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우선 현재의 위기가 유럽과 미국의 재정 문제에서 비롯돼 이들 지역의 정부는 재정적자 줄이기에 급급한 상황이다.
특히 국제신용평가사인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가 연방정부의 부채를 이유로 미국의 국가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한 뒤여서 더 큰 위기를 초래할 수 있는 신용등급 강등을 감수하고 재정정책을 사용할 수 있는 분위기가 아니다.
재정정책의 실효성에 대한 의문도 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각국 정부는 돈을 풀어 경기 부양을 시도했지만, 큰 효과가 없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일본은 `잃어버린 10년’을 극복하기 위해 1990년대에 대규모 재정을 투입했지만, 성장률은 추락하고 국가채무비율만 2배 가까이 급증했다.
통화정책 역시 물가 상승 압력을 가중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쉽지가 않다.
특히 미국은 2차례의 양적 완화 조치를 통해 유동성이 많이 공급된 상태여서 비슷한 조치를 더 시행하면 물가 상승이 가속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또 미국의 경우 2차례의 양적 완화 조치가 경기 부양으로 연결되지 않아 유동성 공급 역시 큰 효과가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뉴욕=연합뉴스) 이상원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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