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광복 66돌 특별기획 시리즈
▶ <1> 마지막 광복군 생존자 윤영무옹
오는 15일이면 한국 민족이 일본 제국주의의 압제에서 해방된 지 66년이 된다. 일본 정부의 독도 영유권 억지 주장으로 갈등이 높아지고 있는 요즘 일제 치하에서 조국의 독립을 위해 헌신했던 독립운동가들과 애국지사들의 뜻과 정신은 강산이 6번 넘게 변할 정도로 세월이 흘렀지만 아직도 생생히 살아 있다. 광복 66주년 맞으며 남가주의 한인 독립운동가들과 그 후손들을 찾아 광복절의 진정한 의의를 되새겨보는 시리즈를 마련한다.
광복군으로 활동하던 젊은 시절 윤 옹의 모습
“남의 손으로 해방 억울해서 펑펑 울던 기억
남북 평화통일만이 우리가 일본 이기는 길”
‘마지막 광복군’ 윤영무 옹이 10일 자신의 서재에서 당시 광복군 활동을 설명하고 있다. (이은호 기자)
“해방의 소식은 그렇게 왔습니다. 감격스런 순간이었지만 한편으로는 일본군과 직접 싸워보지 못한 것이 분하고 억울해서 한동안 펑펑 울기만 했지요”
이제 아흔이 된 노인의 눈에서 굵은 눈방울이 떨어졌다. 미주 한인 가운데 생존해 있는 ‘마지막 광복군’의 한 사람인 윤영무(90·라하브라)옹은 광복의 소식이 전해진 1945년 8월15일의 기억을 이렇게 회상했다.
1945년 8월15일 오전 12시 히로히토 천황의 무조건 항복 선언은 저녁이 되어 만주의 광복군에게도 전해졌다. 당시 윤옹은 김학규 장군이 이끌던 광복군 제3지대 소속으로 대원 스무명과 함께 미공군 OSS 부대에서 국내 침투 훈련을 받고 있었다. 이들은 요인암살과 주요시설 폭파 임무를 띠고 인천, 부산으로 침투해 들어갈 계획이었다.
“오로지 하루 빨리 임무를 완수하고픈 생각뿐이었습니다. 그동안 피땀 흘려 훈련만 해왔는데 남의 손에 의해 해방이 되니 다들 말없이 울기만 했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평양이 고향으로 당시 최고 명문이었던 평양고보에서 수학한 윤영무 옹은 23세에 되던 해에 유학을 위해 도쿄에 머물다 일본군에 끌려갔다고 한다. 만주에서 광복군의 존재를 알게 된 윤 옹은 조선인 동료 6명과 함께 탈출해 광복군에 합류했다.
비슷한 시기 일본군 진영을 탈출해 광복군에 합류한 고 장준하 선생도 제3지대 소속으로 둘은 막역한 사이였다고 한다.
윤옹은 해방 후 OSS 부대에서 교관으로 인연을 맺었던 윔스 대위의 소개로 미군정에 일자리를 얻었다. 고향 평양에서 내려온 부모와 재회한 것도 이때였다.
윤옹은 한국전쟁 후 몇몇 기업체에서 근무하다 71년 브라질로 이민길에 올랐다가 75년 뉴욕으로 건너와 미국 이민생활을 했고 2남1녀의 자녀들 중 2남이 거주 중인 LA 지역으로 이사 온 것이 10년 전이다.
이제 강산이 여섯 번도 더 변했을 세월이 흘러 오는 15일이면 다시 광복절을 맞이하지만 조국을 떠나 이민 생활을 해 온 윤옹에게 66주년 광복절은 착잡한 심정이 앞선다고 했다. 최근 일본 정부의 독도 영유권 관련 도발이 갈수록 거세지고 있기 때문이다.
윤옹은 “남북이 아직도 반목하고 있으니 일본이 우습게 보는 것이다. 우리가 반목을 멈추고 평화적으로 협력할 때까지 일본의 도발은 계속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윤옹은 심장과 귀가 좋지 않아 일주일에 두 번 병원에 간다. 틈틈이 익힌 서예 실력은 얼마 전 LA 한국문화원에서 전시회를 열 정도로 수준급이다.
이제 윤옹의 소원은 남북이 통일을 이루는 것이라고 했다. “해방은 됐으나 우리 손으로 쟁취한 해방이 아니다보니 여전히 조국은 둘로 갈라져 있지요. 남북이 통일되는 날이 진정한 광복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일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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