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국가 디폴트(채무상환 불이행) 시한이 임박한 가운데 미 정가의 부채상한 증액 협상이 어떤 식으로 결론이 나더라도 미국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며 문제는 악영향이 어느 정도인가에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AP통신은 228일(현지시간) 부채상황 관련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지면서 버락 오바마 행정부는 즉각 재정지출을 대폭 줄여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됐으며 디폴트 우려도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만약 미 정치권이 합의에 이른다면 이것은 장기적으로 재정지출의 축소를 의미한다. 이는 체력이 바닥난 미 경제를 부양하기 위한 정부의 지출을 줄이는 것으로 이어질 것이며 지지부진한 경기 회복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통신은 내다봤다.
경제전망 전문 회사인 매크로이코믹 어드바이저스의 분석가인 벤 허존은 지금의 미국 상황을 ‘이도 저도 다 나쁜’ 상황에 비유했다.
허존은 해리 리드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가 제시한 10년간 2조2천억 달러의 재정지출을 삭감하는 안과 공화당 소속인 존 베이너 하원의장이 내놓은 9천160억달러를 줄이는 안의 ‘후폭풍’에 대해 분석했다.
그는 민주당 안은 오는 2015년 9월까지의 미국 연간 경제성장률을 0.25% 포인트 줄이는 결과로, 공화당 안은 같은 기간 경제성장률을 0.1% 포인트 낮추는 결과로 각각 나타날 것으로 전망했다.
수치상으로는 높지 않은 것이지만 지난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로 촉발된 불황이 일단락된 이후 약세를 보이는 미국 경제에는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Fed) 의장과 다른 경제 분석가들도 장기적인 관점에서 천문학적인 국가부채를 줄이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에는 동의하지만 공화당이 주장하는 대로 조기에 이를 추진하는 데는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메릴린치의 한 경제 전문가는 최근 "미국 경제는 아직 허약한 상황이며 정책적인 실수를 할 수용할 여유가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최악의 시나리오는 시한인 8월 2일까지 합의안이 마련되지 않아 디폴트 상황에 직면하는 것.
이런 시나리오가 현실화되면 상황은 생각보다 심각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미 정부가 사회보장 혜택과 건강보험, 국방계약 분야 등에 우선 지출하게 되면 연방 공무원과 군인 등에게 월급을 주지 못하고 범죄자 추적을 위한 예산도 줄여야 하는 상황이 될 수 있다고 AP는 전망했다.
한 경제분석가는 "몇 주만 이런 상황이 와도 경제에 엄청난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분석가들은 "또다시 경기불황으로 갈 수 있다"고 가세했다.
국제적인 신용평가 기관들이 미국의 국가 신용등급을 강등할 조짐을 보이는 것도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국가 신용등급이 내려가면 미국 정부는 국채 이자 부담이 늘어나고 일반 국민도 차량 구매에서부터 주택담보 대출(모기지)에 이르기까지 이자 부담을 늘려야 하기 때문이다.
이는 결국 미국 국민의 주머니를 가볍게 하고 경제회복을 더 더디게 하는 것이다.
미국의 국가부채 문제는 벌써 실물경제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웰스파고 증권의 분석가인 마크 바이트너는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일부 기업들이 고용이나 투자계획을 유보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무엇보다 부진한 경제성장 흐름이 앞으로도 이어지는 것이 걱정"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류성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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