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치인 릴레이 인터뷰
▶ 제인 김 샌프란시스코 수퍼바이저
제인 김 샌프란시스코 수퍼바이저가 한인사회 정치력 신장을 위한 협력을 강조하고 있다. <이은호 기자>
노숙자를 돕던 한 여고생이 이제는 미 전국에서 가장 주목받는 차세대 유망 정치인 중 한 사람으로 발돋움했다. 스탠포드대와 UC버클리 법대를 졸업해 변호사로서 출세할 수 있는 탄탄대로가 놓여 있었지만 그녀는 여고시절 노숙자를 돕던 그 마음으로 대신 정치에 입문, 지난 2월 그 첫 번째 결실을 맺었다. 대도시 지역에서 탄생한 첫 한인 여성 시의원 제인 김(33) 샌프란시스코 수퍼바이저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지난달 LA에서 열린 ‘제1회 미주한인 정치 컨퍼런스 및 차세대 리더십 포럼’에서 ‘꿈을 이루기 위한 열정과 의지’를 강조한 연설로 청중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제인 김 샌프란시스코 수퍼바이저(6지구)로부터 그녀의 꿈과 열정에 대해 들어봤다.
“먼저 자신의 커뮤니티 잘 아는 게 중요
관심분야 정해 꾸준히 인맥 쌓아야
정치입문 반대 아버지, 든든한 후원자로”
-시의원 격인 수퍼바이저로 지난 6개월간 활동한 소감을 말한다면.
▲먼저 커뮤니티를 위해 일할 수 있다는 것이 큰 영광이었다. 내 지역구인 6지구는 샌프란시스코 다운타운 시빅센터 지역으로 빈부 격차가 가장 심하고 사건사고가 많은 지역이다. 부자든 가난한 주민이든 ‘모든 이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며 모든 이가 원하는 ‘일’을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처음부터 정치가 꿈이었나.
▲아니다. 단 한 번도 정치인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한 적이 없다. 그저 ‘남을 돕는 일을 하고 싶다’는 마음만 간직하고 살았다. 14세 때 뉴욕의 노숙자를 돕는 비영리단체에서 자원봉사를 하며 소외된 자를 돕고 싶다고 다짐했고 스탠포드를 졸업하자마자 청소년과 여성들의 리더십 교육과 권익을 위해 활동하는 비영리 단체를 설립해 활동했다. 차이나타운 커뮤니티발전센터에서 디렉터로 일하며 6년 간 지역 환경개선을 위해 일했고, 이후 더 영향력 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 법대에 진학했다. 특히 법대에 진학과 동시에 당선된 샌프란시스코 교육위원 활동을 하면서 정치 꿈을 키우게 됐다.
-정치 투신을 결심했을 때 가족들은 어떤 반응을 보였나.
▲대전지검 검사와 서울 지검장을 역임하신 법학자 김종수씨가 할아버지이시다. 아버지는 뉴욕 퀸스 검찰청에서 검사로 활동하셨다. 할아버지와 아버지가 모두 법조인이셔서 두 분 모두 내가 변호사가 되기를 원하셨다. 인권 변호사를 고집하며 정치 입문을 결심했을 때 반가워하시지 만은 않았다. 하지만 나의 사회봉사 활동을 자랑스러워하셨고 수퍼바이저에 당선됐을 때는 정말 진심으로 기뻐해주셨다. 내가 추진 중인 법안이나 정치계획에 있어서도 자문을 해주시고 스스로 다양한 자료검색도 직접 해주시는 등 내 인생의 가장 큰 후원자이자 가장 좋은 친구로 자리매김 하셨다.
-아직 30대 초반인 아시안 여성이 대도시 샌프란시스코의 시의원에 당선됐을 때 주위의 평가는
▲처음엔 다들 무모한 도전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 지역구에 아시안 유권자가 많지 않았고 시의원에 출마하기에는 다소 젊은 나이기도 했지만 진심으로 주민들에게 관심을 보여주자 주민들도 나를 믿어줬다. 선거운동을 하며 지역 커뮤니티의 각종 행사를 빠짐없이 다니며 그들과 소통하며 그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가를 빠짐없이 듣기 위해 노력했다.
-김 의원은 정치를 꿈꾸는 많은 한인 2세들에게 롤모델이 되고 있다. 그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먼저 자신이 속한 커뮤니티에 소속돼 해당 커뮤니티가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배우는 것이 우선이다. 커뮤니티를 모른 채 타인종 주민들을 위해 일하는 것은 쉽지 않다. 타 커뮤니티와의 유대관계를 유지하며 함께 일하며 지역사회의 발전을 가져오기 위해 노력하는 것 또한 중요하다. 다음으로 중요한 것은 자신의 관심분야를 정하는 것이고 다양한 행사에 참여하며 많은 이들을 만나 인맥을 형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마지막으로 나와 더불어 지역사회를 이끌어갈 선배 후배들과 멘토링을 하며 도와주는 것이 중요하다. 독불장군처럼 나만 잘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면 성공하기 힘들다. 끌어주고, 밀어주고, 잡아주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한인사회가 정치력 신장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지역 한인 유권자를 확보하는 것이 급선무다. 한인들의 목소리를 높이고 지역사회를 위한 한인 일꾼들을 주류사회에 진출시키기 위해서는 이들을 위한 지지가 필요하고 가장 큰 힘은 바로 많은 유권자를 확보하는 것이다. 특히 이를 위해서는 더 많은 정치 참여도에 대한 교육이 필요하고 정치력 신장에 관련된 다양한 행사와 경제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이민자 가정에서 태어난 2세로 어린 시절은 어떠했나.
▲부모님께서는 항상 한인으로서의 자긍심을 심어주셨고 항상 남을 섬길 수 있는 사람이 되라 가르치셨다. 부모님께서도 언어의 장벽과 문화적인 차이로 어려움을 겪으시거나 차별대우를 당하는 모습을 보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버지께서는 뉴욕 지역 최초의 한인 검사로 일하시는 등 ‘도전하면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르쳐주셨다. 나 또한 한인들이 아닌 타인종들과 어린 시절을 보냈는데 함께 어울려 사는 방법과 한인으로서의 자긍심을 갖는 것을 동시에 배웠다.
-앞으로의 계획이 있다면
▲이제 막 시의원으로 당선돼 6개월이 지났다. 최근에는 샌프란시스코 다운타운 지역의 경제 활성화를 위해 해당 지역으로 이주하는 기업들에게 직업 창출에 대한 세금면제 제도를 도입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는데 지역사회의 경제발전에 먼저 주력할 방침이다. 또 노숙자들 혹은 저소득층들이 거주할 수 있는 저소득 아파트나 노숙자 셸터를 더 많이 건립하는 방안을 계획 중이고 스몰비즈니스와 지역사회의 치안강화를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개인적인 계획이 있다면 어머니께서 나에게 가장 필요한 것이 무엇보다 ‘결혼’이라 강조하시듯 이제 나도 결혼할 남자를 찾아야겠다(웃음). 가능하다면 앞으로 맛있는 한국 식당을 샌프란시스코에 차리고 싶은 바람도 있다.
<제인 김 SF 수퍼바이저 약력>
▲1977년 뉴욕 출생
▲1999년 스탠포드대 정치외교학과 졸업
▲2000~2006년 차이나타운 지역개발 센터 (CCDC) 디렉터
▲2006년 샌프란시스코 교육위원회 이사 당선
▲2009년 UC버클리 법대 졸업
▲2010년 샌프란시스코 교육위 회장 당선
▲2011년 샌프란시스코 시의원 당선
<양승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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