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 끝 대치 ..오바마, 임시대책 수용불가 재확인
(워싱턴=연합뉴스) 성기홍 특파원 = 미국이 디폴트(채무상환 불이행)에 빠지지 않도록 하기 위한 백악관과 민주, 공화당 지도부의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졌다.
백악관과 의회 지도부는 당초 아시아 금융시장 개장 전인 24일 오후 4시(현지시간)까지 국가부채 상한 증액 합의에 도달한다는 목표를 세웠지만 이날 저녁까지 합의를 보지 못했다.
백악관과 민주, 공화당 지도부는 오는 8월2일 데드라인을 앞두고 세계경제와 미국경제에 엄청난 영향을 미칠 디폴트 사태는 어떤 경우에도 피해야 한다는 데는 의견을 같이하고 있지만 국채 상한 증액 방식, 재정 적자 감축을 위한 지출삭감 및 세수증대 방안과 규모 등을 놓고 대치하고 있다.
공화당은 당장 도래할 디폴트를 피하기 위해 임시방편의 단기처방책으로 일부 상한을 증액한 후 내년 중 다시 상한을 증액하는 `2단계 증액’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 오바마 대통령과 백악관은 대선을 앞두고 또 정치 논쟁을 벌여야 한다는 점에서 반대 견해를 표명하며 대규모 ‘빅 딜’을 촉구하고 있다.
티머시 가이트너 재무장관은 이날 방송 인터뷰에서 "의회는 내년 11월로 예정된 차기 대통령선거 이후까지 최소한 18개월간 디폴트의 위협을 없애는 방안을 논의해야 한다"며 국채 상한 증액 `방법론’에 대해 "대규모 지출감축과 세제 개혁이 포함된 `그랜드 바긴(Grand Bargain)’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윌리엄 데일리 백악관 비서실장도 방송에서 "연방부채 상한 증액의 시한이 2013년까지 설정되지 않으면 오바마 대통령은 거부권을 행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과 공화당의 존 베이너 하원의장은 일요일인 이날 전화통화를 갖고 협상을 계속했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한 채 ‘벼랑 끝 협상’ 국면에 돌입해 상대의 양보를 요구하며 기존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베이너 의장은 이날 오후 공화당 소속 하원의원들과의 콘퍼런스 콜(전화회의)에서 "아직 합의에 도달하지 못했다"면서 "논의는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베이너 의장은 전날 백악관 회동 후 "내일(24일) 오후 4시까지 진전된 방안을 발표하기를 희망한다"고 밝힌 바 있다.
베이너 의장은 "가장 바람직한 방안은 모든 지도자가 참여한 초당적 방안"이라며 "하지만 이것이 가능하지 않다면 공화당은 자체적으로 움직일 준비가 돼 있다"고 말해 독자적인 국채 상한 증액 입법을 추진할 방침임을 밝혔다.
한편 오바마 대통령과 해리 리드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 낸시 펠로시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6시 백악관에서 만나 공화당이 주장하는 임시방편의 단기처방책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백악관 관계자는 한 시간 이상 진행된 이날 회동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공화당과의 최근 협상 상황에 대한 보고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sg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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