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치인 릴레이 인터뷰
▶ 신디 류 워싱턴주 하원의원
신디 류 워싱턴주 하원의원이 한인 정치력 신장을 위한 한인 2세들의 도전을 강조하고 있다. <이은호 기자>
신디 류(54·한국명 김신희) 워싱턴주 하원의원은 이력이 이채롭다. 45세 되던 해 쇼어라인 시에서 시의원에 출마하면서 처음으로 주류 정치무대의 문을 두드린 뒤 한 차례의 고배를 거쳐 2005년 마침내 시의원에 당선됐고 2008년에는 시장이 됐다. 그에게는 시 역사상 최초의 유색인종 시장이라는 수식어가 붙었다. 서울 출생으로 12세 때 도미해 워싱턴주에서 성장한 류 의원은 워싱턴 주립대에서 학부와 경영학 석사(MBA)를 마치고 평통위원, 워싱턴주 민주당 아시안 당원회의장, 쇼어라인 상공회의소장 등 다양한 경력을 쌓았다. 지난해 11월 선거에서 주 하원 입성에 성공한 류 의원은 한인사회 정치력 신장을 위해 ‘용기와 도전’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류 의원과의 일문일답.
백인이 80%… 두차례 낙선 경험
나이·학벌보다 정책·열정이 중요
기회 되면 주 상원의원 출마할 것
-40대 중반에 정치권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동기는.
▲보험회사를 운영하는 남편과 함께 1남2녀를 키우며 열심히 살았다. 하지만 지난 2003년 쇼어라인시 오로라 도로를 재건할 때 열렸던 공청회에 우연히 참석하게 된 것이 발단이 되어 정치에 입문하게 됐다. 당시 도로공사 예산과 시청 건축에 있어 의문점을 발견했고 문제를 해결해 가는 과정에서 주류정치에 눈을 뜨게 됐다. 또한 당시 도로공사 진행과정에서 한인 업주들을 포함해 여러 업주들이 시정부로부터 보호받지 못하는 장면을 목격하고 이들을 보호하기 위한 정치인이 필요하다는 생각에 정치에 도전하게 됐다.
-정계 입문에 힘든 점은 없었나.
▲40대 중반 여성 정치인이자 후발 주자로서 큰 어려움은 없는 것 같다. 남편과 세 자녀들도 내가 정치를 하겠다는 결심을 알리자 캠페인 과정에서 정신적으로 많은 도움을 줬다. 워싱턴주는 독특하게 주지사도 백인 여성, 연방 상원의원도 여성들이 많다. 한인 1.5세로서 1세 정치인들과 다르게 영어로 의사소통을 하는데 큰 불편함도 없다. 결국 정치라는 것은 나이와 학벌 등 정치인들의 조건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유권자들에게 필요한 정책과 현안을 어떻게 공략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한인과 아시안 여성들의 정치권 진출을 어떻게 보는가.
▲쉽지는 않다. 예를 들어, 쇼어라인시는 80%가 백인으로 교육위원회 등 시의 거의 모든 정치과정에 참여하는 주민들은 대부분이 백인이다. 소수계 여성으로서 위원회 모임에 자주 참석하니 당시 타인종 참석자들에게 상당히 독특하다는 인상을 준 것 같다. 결국 인종과 성별을 떠나 소수계임에도 불구하고 정치에 대한 열망과 성실히 일하는 모습을 보여준다면 한인과 여성이라는 약점이 오히려 강점이 될 수 있다고 믿는다.
-첫 시의원 선거와 시장 임기 직후 시의원 선거에 출마해 낙선하는 등 2번의 실패를 경험했다. 정치 도전을 포기하겠다는 생각을 해봤나.
▲시장 임기 후 시의원 선거에 나서 1만8,000표 중에 183표차로 낙선했다. 선거에서 낙선할 경우 포기할 수 있지만 당선자와 근소한 차이로 낙선해서 큰 위로를 받아 재도전을 하겠다는 결심을 했다. 나의 경우와 같이 위기가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결국 첫 번째 선거와 시장임기 직후 시의원 선거에서는 떨어졌지만 결국 주 하원의원이라는 새로운 기회에 도전하게 되어 정말 감사하다. 정치를 꿈꾸는 한인 2세들도 이러한 교훈을 잘 명심해야 한다.
-주 상원의원에 도전할 계획이 있나.
▲있다. 주 하원의원에 출마했을 때와 같이 현 상원의원 자리가 공석이 될 경우 도전할 것이다. 현 32지구 상원의원이 4년 임기를 마칠 때 재선에 나설 의향이 없다는 것을 확인하면 상원의원에 도전해 보고 싶다. 정치적으로 실패를 통해 많은 것을 배운 만큼 새로운 기회에 대한 도전을 위해 열심히 일할 것이다.
-한인 정치력 신장을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한인들이 적극적 투표 참여를 통해 자신들의 의견을 정책에 반영시켜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난 70~80년대 이민자들은 경제적인 이유로 미국에 와 정치참여가 힘들었으며 1990 ~2000년대는 자녀들의 교육으로 이민을 온 한인들이 정치와 무관한 생활을 했다. 초기 이민생활에 비해 경제적으로 안정된 한인사회에서 이제는 많은 정치인들이 나와야 한다고 믿는다.
한인 부모들도 자녀들에게 변호사와 의사 등 전문직을 갖도록 권유하는 것도 좋지만 정치인이 될 수 있도록 격려하는 것도 정치력 신장을 위해 필요하다. 선거에 한인 후보가 출마하지 않아도 그냥 무시해 버리지 말고 자신들의 의견을 정책에 반영시키는 가장 근본적인 것이라고 생각하고 선거에 참여하길 바란다.
-정치인을 꿈꾸는 한인 2세들에게 한마디 한다면.
▲정치에 뜻이 있다면 ‘도전과 용기’를 버리지 말고 최선을 다하기를 바란다. 32지구의 경우 유권자의 대부분이 백인이다. 정치에 도전하는 후배들이 40대 중반이라는 늦은 나이에 소수계 여자 후보라는 어려운 상황을 모두 극복하고 시의원, 시장, 주 하원의원에 당선된 것을 기억하고 도전하길 바란다. 정치에 대한 본인의 결심이 확실하다고 믿고 열심히 노력한다면 시간과 장소에 상관없이 꼭 기회가 온다고 믿는다.
-한인사회에 하고 싶은 말이 있나.
▲한인 이민자로서 한인들을 보호하기 위한 정치활동을 펼쳐 나가는 것과 동시에 선배 정치인으로선 한인 후배 정치인 양성을 위해서도 노력하겠다. 내가 정치에 참여한 것은 소수계들을 보호하기 위해서였으며 한인 및 유권자들에게 받은 사랑과 관심을 보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신디 류 워싱턴주 하원의원 약력>
▲1957년 서울 출생 ▲1969년 도미
▲워싱턴대 미생물 학사 및 경영학 석사(MBA)
▲워싱턴주 민주당 아시안 당원회의장
▲쇼어라인시 상공회의소장 ▲2005년 쇼어라인 시의원
▲2008년 쇼어라인 시장 ▲2010년 워싱턴주 하원의원 당선
<김철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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