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주말화제 LA 동부 이종문씨 신문에 사위 공개모집 광고
삼남매·예비 며느리도 치과의사
“주책이라고 놀릴지 걱정되지만
짝 못 만난 자식 안타까워서…”
“우리 딸 신랑감 어디 없나요”
아버지와 삼남매 및 예비 며느리까지 가족 5명이 모두 치과의사인 한인 가족이 화제다. 거의 온 가족이 치과의사라는 전문직을 가진 것도 눈길을 끌지만, 사윗감을 구한다는 공개광고를 일간지에 게재한 것이 장안의 화제로 떠오르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LA 동부 한인회장을 역임한 한인 치과의사 이종문(64)씨. 이씨는 지난 7일 본보에 “본인은 치과의사로서 LA 동부에서 30년간 일하며, 2남1녀 모두 치과의사인 한 가정의 가장입니다. 외람되게도 신문지면 통해 딸의 신랑감을 구하는 광고를 내게 된 점 양해를 구합니다. 딸 신상명세서: 명랑 쾌활하고 나이 30, 키 5피트7인치(168cm). 연락처: (909)731-7651”라는 문구가 담긴 사윗감 공개 광고를 게재했다.
예비 며느리까지 가족 5명이 치과의사인 이종문씨 가족. 공개 사윗감 모집 광고로 화제가 됐다. 가족측의 요청으로 딸 얼굴은 흐리게 처리됨.
본보 7일자에 실린 광고.
이씨는 28세이던 지난 1975년 부인 이이근(63)씨와 첫째 아들을 데리고 미국 이민 길에 오른 뒤 36년간의 이민생활 동안 둘째 아들과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딸까지 자식 셋을 모두 치과의사로 장성시키며 남부럽지 않은 가정을 꾸렸다.
2·3대 LA 동부한인회장, 다이아몬드바 시의원 출마 등 사회활동도 열심히 했다. 본인은 물론 두 아들 모두 USC 치과대학을 나왔고 딸도 UCLA 치과대학을 졸업했다. 한 가정의 4명이 각자의 병원을 운영하는 치과의사, 이 정도면 누구나 인정하는 ‘아메리칸 드림’이다. 하지만 ‘자식들 결혼’ 앞에서 아빠는 한 없이 작아졌다.
이씨는 그동안 짝을 못 만나 애태우던 큰아들이 석 달 후 역시 치과의사와 결혼을 결정하자, 그동안 생각했던 엉뚱하지만 누구보다 ‘진심’이 담긴 행동에 나선 것이다.
이씨는 “아들 딸 치과의사 만들면 뭐하나 싶더군요. 짝을 찾지 못하는 자식을 지켜보는 부모 마음은 누구나 똑같을 것”이라며 멋쩍어했다.
남들에게 ‘주책’이란 소리를 들을까 걱정도 됐지만 그래도 자식을 바라보는 ‘아빠’의 안쓰러움이 더 컸다고 한다. 아빠가 신랑감을 구한다는 공개광고를 냈다는 소식을 들은 막내딸은 핀잔을 주기보다 아빠 마음을 이해했다고 한다.
“동생도 손자를 봤어요. 친구 녀석들이 주책이라고 하면 ‘아니 너네들은 다 며느리, 사위 보고 모른 체 하니 그게 더 나쁜 거 아니냐’ 하려고요”
이씨는 반신반의 했지만 광고가 나간 첫 날에만 9통의 전화를 받았다고 한다. “많은 분들이 같은 부모로서 충분히 공감한다며 전화 주셔서 감사하다”는 이씨는 “평범한 우리 딸이 갑자기 ‘공주’가 된 듯해 면목 없지만 기분은 좋다”고 웃었다.
“신랑감 조건이요? 딸아이만 좋다고 하면 ‘오케이’입니다. 심성 좋은 짝 만날 ‘기회’를 만들어주고 싶어요. 조건은 필요 없습니다. 이번 기회에 딸이 꼭 좋은 짝을 만났으면 합니다”
<김형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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