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기자 질문에 답하는 조양호 위원장 (더반=연합뉴스) 김병만 기자 = 4일 오후(현지시간)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 IOC 미디어호텔에서 열린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위 기자회견에서 조양호 위원장이 외신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11.7.5 kimb01@yna.co.kr
평창·뮌헨 스타 파워 대결..’김연아 vs 비트+베켄바워’
이명박 대통령도 유치활동에 ‘올인’
(더반<남아공>=연합뉴스) 천병혁 장재은 기자 = 온 국민의 염원을 담아 동계올림픽 유치에 나선 강원도 평창의 운명이 결정되는 순간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6일 남아공 더반의 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리는 제123차 IOC 총회에서 2018년 동계올림픽 개최지를 위원들의 무기명 전자투표로 결정한다.
투표는 오후 3시35분(한국시간 오후 10시35분)부터 시작되고, 오후 5시(한국시간 6일 자정)께 대망의 2018년 동계올림픽 개최지가 공표된다.
세 후보도시가 경합 중인 2018년 동계올림픽 유치경쟁은 개최지 투표를 하루 앞둔 시점에서 안시(프랑스)가 한발 뒤처진 가운데 평창과 뮌헨(독일)의 양강 구도로 압축됐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특히 세 번째 도전에 나선 평창은 명분과 당위성에서 가장 앞섰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지만, 역대 올림픽 개최지 투표에서 예상 밖의 결과가 비일비재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IOC 위원들이 전자버튼을 누르는 순간까지 방심할 수 없다.
◇평창-뮌헨, 치열한 명분 싸움 = 뮌헨유치위는 최근 각종 인터뷰를 통해 ‘우정의 축제(Festival of Friendship)’라는 공식 슬로건 대신 ‘동계스포츠가 뿌리로 돌아가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뮌헨의 때아닌 ‘뿌리론(Back to the roots)’은 평창의 슬로건인 ‘새로운 지평(New Horizons)’을 견제하기 위한 대항 논리로 보인다.
하지만 새로운 스포츠 시장을 개척하고 있는 IOC의 정책 방향과는 정면으로 배치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IOC는 2009년 10월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린 총회에서 2016년 하계올림픽 개최지로 브라질의 리우데자네이루를 선택해 남아메리카 대륙에서 최초로 올림픽을 열게 됐다.
또 지난해 축구 월드컵 때 남아공을 방문했던 자크 로게 위원장은 제이콥스 주마 남아공 대통령에게 아프리카 대륙에서 최초로 올림픽을 유치할 것을 권유했다.
이런 점에서 보면 아시아에 동계스포츠를 확산시키겠다는 평창의 기치는 고향으로 돌아가자는 뮌헨의 주장보다 명분과 당위성에서 분명히 앞서 있다는 관측이 많다.
남은 것은 IOC 위원들의 ‘현명한 선택’뿐이다.
◇스타 대결은 ‘불꽃’..정상 간 대결은 미완(?) = 뮌헨유치위는 개최지 투표를 불과 이틀 앞두고 ‘히든카드’를 공개했다.
카타리나 비트 유치이사회 의장은 ‘카이저’로 불리는 독일의 축구황제 프란츠 베켄바워가 5일 더반으로 건너와 뮌헨의 막판 유치활동에 힘을 보탤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번 유치 경쟁은 김연아와 비트의 ‘신·구 피겨여왕’ 대결로도 세계적인 관심을 모았다.
1984년과 1988년 동계올림픽에서 2연패를 이룩했던 왕년의 ‘피겨여제’ 비트는 지난해 뮌헨유치위 의장으로 임명되면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지만, ‘현역 챔피언’인 김연아가 등장하자 이내 빛이 바랬다.
웃는 김연아
(더반=연합뉴스) 김병만 기자 = 4일 오후(현지시간)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 IOC 미디어호텔에서 열린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위 기자회견에서 외신기자 질문을 받은 김연아가 웃고 있다. 2011.7.5 kimb01@yna.co.kr
피겨스타 대결에서 무게중심이 평창 쪽으로 기울었다고 판단한 뮌헨은 축구영웅을 긴급 수혈해 실점 만회에 나선 셈이다.
반면 국가원수들의 정상 대결은 사실상 무산됐다.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 2일 일찌감치 더반에 도착해 역대 국가수반 중 IOC 행사에 최장 기간 참여하는 기록을 세웠다.
프레젠테이션 리허설에도 두 번 모두 참석한 이 대통령은 IOC 위원들을 직접 만나며 평창동계올림픽 유치에 ‘올인’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반면 독일의 크리스티안 불프 대통령은 개최지 투표 하루 전인 5일 오후 더반에 도착할 예정이어서 IOC 위원들을 상대로 한 유치활동을 펼 시간이 많지 않은 상황이다.
세 후보도시 중 가장 뒤처진 안시가 속한 프랑스의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은 더반 총회에 아예 불참한다.
◇프레젠테이션이 성패 좌우할 듯 = 이건희 IOC 위원은 4일 오후 평창유치위 상황실을 방문해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AP와 로이터 등 글로벌 뉴스통신 매체들은 이날 일제히 평창을 ‘선두주자(Favorite)’로 평가하고 뮌헨을 ‘강력한 도전자(closest challenger)’로 표현했다.
또 안시에 대해서는 ‘열외자(outsider)’로 분류했다.
그럼에도 이건희 위원은 절대 방심해서는 안 된다는 메시지를 던졌다.
부동표의 향방을 예측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박용성 대한체육회(KOC) 회장은 "부동표를 흡수하기 위해선 감성적인 프레젠테이션으로 IOC 위원들의 표심을 자극해야 한다"고 말했다.
평창은 개최지 투표 직전에 열리는 프레젠테이션에 조양호 유치위원장과 박용성 회장 외에 과거 두 차례나 동계올림픽 유치활동을 이끌었던 김진선 특임대사, 피겨여왕 김연아, 미국 입양아 출신인 스키선수 토비 도슨 등 각계를 대표하는 인사들을 내세운다.
발표자로 나서는 이명박 대통령은 프레젠테이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이례적으로 영어 연설로 평창 지지를 호소할 예정이다.
지난해 6월 후보도시로 선정된 이후 줄곧 선두를 달려온 평창이 개최지 투표 직전의 프레젠테이션을 잘 소화해야 마지막에 웃게 될 가능성이 크다.
펑창이 지난 10년 동안 가슴에 맺힌 한을 말끔하게 풀 시간이 점점 다가오고 있다.
shoeles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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