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경기로 인한 높은 실업률로 취업시장에 쏟아져 나온 경험이 풍부한 구직자들과도 치열한 경쟁을 벌여야 하기 때문에 대졸자의 취업난이 가중되고 있다. 사진은 뉴욕의 한 취업박람회에 입장하기 위해 선 구직자들의 기나긴 줄.
명문대 출신 모셔갔던 건 먼 옛날 얘기
전공 무관 저임금 직종도 “받아만 주시면...”
초임 2만7천달러선, 몇년전 비해 10%하락
극심한 대졸 취업난이 계속되고 있다. 2008년의 금융위기로 비롯된 장기간의 불경기로 미국의 실업사태가 진정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특히 대학 졸업자들이 가장 큰 타격을 받고 있다. 컨설팅회사 ‘트웬티섬싱’이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올해 대학을 졸업한 300만명 가운데 85%가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채 귀향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부모 곁으로 돌아가 주거비용을 아끼며 학자금 빚을 갚기도 하고 나머지는 대학원에 진학해 일자리를 알아보기도 한다.
▲대졸 일자리 갈수록 악화
경기침체로 미국의 일자리 상황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는 가운데 특히 고수익과 좋은 일자리를 보장했던 대졸자들의 취업 사정이 크게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럿거스 대학의 존 헬드리치 노동력 개발센터(John Heldrich Center for Workforce Development)가 2006년부터 2010년 사이의 대졸자 571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2010년 졸업생 가운데 이번 봄까지 최소한 1개의 일자리라도 확보한 비율은 56%였다. 2006년과 2007년 졸업생들의 90%에 비하면 크게 떨어지는 수치다. 이번 설문조사에서 53%만이 풀타임 정규직에 취업한 반면 대학원 진학 21%, 임시직 취업 12%, 미취업 9%로 집계됐다. 이밖에 창업 3%, 군 입대 2%로 나타났다. <표 참조>
취업에 성공한 대졸자 가운데 44%는 일자리가 전공과 관련이 있다고 답했지만 30%는 전공과 무관하다고 답했고 40%는 대학 학위가 필요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처럼 대졸자의 취업난이 날이 갈수록 악화되는 이유는 대졸자의 현장 경험이 일천한 데다가 해고 등으로 취업시장에 쏟아져 나온 경험이 풍부한 구직자들과도 치열한 경쟁을 벌여야 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명문대 나와도 직장이 없다
이번 불경기로 아이비리그 졸업생들조차 취업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 2009년 프린스턴 대학을 졸업한 브리트니 윈터스(교육학)는 아이비리그 대학을 졸업하고 수백군데 이력서를 제출했지만 교직에서 일자리를 구하지 못했다. 예전 같으면 아이비리그 졸업생의 취업은 보장된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취업이 힘들자 생계를 위해 한때 비디오샵의 직원으로 일하다가 취업 삼수 끝에 현재 전공과는 동떨어진 홍보직에 낮은 보수로 간신히 취직했다.
2008년 코넬대학을 졸업한 메건 오할로란(건축학)은 재학중에 실무경험을 많이 쌓았다. 뉴욕, 밀라노, 런던 등의 유명 건축회사에서 매해 여름 인턴십을 수료했다. 예전 같으면 취업은 ‘식은 죽 먹기’였을 것이다. 그러나 금융위기로 취업이 힘들자 일년 간 건설경기가 좋은 중국에 건너가서 현장 경험을 쌓았다. 코넬대학을 졸업하고 1년간의 취업경험까지 쌓은 그녀가 2009년 귀국해 취업현장을 노크했을 때도 사정은 개선되지 않았다.
건설경기의 부진으로 일자리 자체가 없었다. 임시직으로 방향을 돌려 입사 지원서를 냈지만 결과는 마찬가지. 마침내 건축가로서 커리어를 포기하고 다른 비즈니스로 눈을 돌렸다.
▲정상적인 취업은 소수에 불과
많은 대졸자들이 자신의 전공과 무관한 분야에 취업하고 있는 실정이다. 화학전공 대졸자가 바텐더로 일하고 클래식 음악 전공자가 전화응답 서비스를 하며 이탈리아어 전공자는 월마트에서 복도청소를 하고 있다. 최근 식품점, 택시, 리무진 서비스 등에서 일하는 대졸자들이 더 늘어나면서 학사학위의 낭비일 뿐만 아니라 학력 수준이 낮은 노동자들의 일자리 기회를 빼앗는 결과를 가져온다는 지적도 있다.
또한 럿거스 대학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2009년과 2010년 4년제 대학 졸업자들의 중간 초임은 연 2만7,000달러로 2006∼2008년 취업한 대졸자들의 3만달러보다 10% 떨어졌다. 비교기간의 물가 상승률은 감안하지 않아 이를 고려하면 실질적인 차이는 더 벌어진다.
이밖에 금융위기 이후 일자리가 다시 생기지 않는 상황에서 학자금 대출상환의 부담까지 안고 있는 젊은이들이 파트타임에 닥치는 대로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같은 불량고용 상태에 놓인 젊은이들은 약 190만명으로 2007년에 비해 17% 늘었고 2009년 대학을 졸업한 젊은이 가운데 절반 정도가 생계를 잇기 위해 막무가내로 직업전선에 뛰어들고 있는 형편이다.
■2006~10년 대졸자 분포
풀타임 정규직 53%
대학원 진학 21%
임시직 12%
미취업 9%
창업 3%
군 입대 2%
합계 100%
<박흥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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