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주 한인회 총연합회(이하 미주총련)의 제24대 회장 선거부정 공방이 결국 지난달 30일 열린 임시총회의 김재권 당선자 자격 박탈 및 유진철 후보 회장 인준 결정에 김 당선자 측이 반발하고 나서면서(본보 1일자 A1면 보도) 결국 갈등만 증폭되는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이처럼 미국 내 각 지역 한인회들을 대표한다는 단체가 또 다시 상식을 벗어난 추태를 보이며 두 동강 나는 극심한 분열상을 보이자 뜻 있는 한인들은 ‘미주총련 무용론’을 제기하며 당장 개혁을 하든지 아니면 차라리 단체를 해산하라고 요구하는 등 비판 여론이 들끓고 있다.
“쇄신하지 못할 바에는 차라리 해산하라”
양분사태에 한인사회 비판 여론 들끓어
■처음부터 선거법 무시
24대 미주총련 회장 선거는 후보자로 등록한 김재권·유진철씨가 지난 3월 말 마감된 정회원 회비 납부 및 등록시기부터 선거법을 지키지 않아 처음부터 문제를 안고 출발했다. 미주총련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들은 이번 선거에 등록한 정회원 1,127명 중 수백명의 회비(2년 200달러)를 대납하며 지지자를 모았고, 지난 5월28일 시카고에서 치러진 정기총회 및 회장선거에 참석한 정회원
상당수에게 항공권 또는 호텔 숙박비를 지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실제로 두 후보 진영은 이 같은 부정행위를 시인하면서도 ‘관행’이라고 항변했다. 결국 양측은 수십만달러의 비용을 들여 금권선거로 표몰이 대결을 벌인 셈이며, 부재자 대리투표 의혹이 제기된 것도 이같은 표몰이 과욕에 따른 연장선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또 선거관리위원회도 이 같은 부정행위에 대해 “조사를 할 사법권이 없다”며 사실상 손을 놓아 자체 해결의 능력도 의지도 없다는 것을 인정한 꼴이 됐다.
■무리한 결정에 무한 대립
이처럼 선거 과정상의 문제들이 드러났는데도 미주총련 측이 임시총회에서 비상운영 체제로 전환하지 않고 기존 당선자 자격 취소에 이어 곧바로 상대방 후보를 회장으로 인준한 것은 결국 또 다른 논란만 불러일으키는 자충수라는 게 한인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유진철씨 측은 마치 미리 준비한 것처럼 이날 임시총회 다음날인 1일 시카고 현지에서 회장 취임을 강행했고, 김재권씨 측은 임시총회 자체가 무효라며 1일부터 회장 임무를 수행하고 오는 16일 LA에서 취임식을 가질 예정이라고 밝히고 나서는 등 이번 미주총련 사태는 자칭 회장 두 명이 양립하는 무한 분열 양상으로 치닫게 됐다.
이와 관련 미주총련 이사장을 지낸 한 인사는 “이번 선거에 참여한 정회원 중 자기 돈으로 회비를 낸 사람은 전체의 10~15% 정도에 불과하다”며 “양쪽 모두 선거부정의 책임이 있으므로 이번 임시총회에서 양측의 자격을 박탈하고 새로운 해결점을 찾아야 했는데 그 자리에서 유진철씨를 회장으로 인준한 것은 코미디”라고 꼬집었다.
■미주총련 무용론 대두
전국 각 지역의 전·현직 한인회장들로 이뤄진 미주총련의 분란사태에 대해 한인사회 봉사나 기여에는 아랑곳 않고 부정과 추태로 얼룩진 회장직 싸움이나 하고 있는 단체는 차라리 없어지는 게 낫다는 비판 여론이 강하게 나오고 있다.
또 다른 전직 인사는 “단체가 대표성을 인정받지 못하면 존재 의미가 없다”며 “이번 기회에 현직 한인회장들만 모여 진정으로 한인사회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개혁을 단행해 미주총련의 역할을 제대로 세우던지 아니면 아예 활동을 중단하는 게 나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형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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