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여년전 가난에서 벗어나기 위해 남부를 떠나 북부와 중서부로 향했던 흑인들이 이제 살기좋은 곳이 된 고향으로 돌아오고 있다.
역사적으로 1790년 부터 1910년 사이에 흑인인구의 90%는 남부지방에 거주할 정도로 남부는 흑인들의 고향이었다.
하지만 제1차 세계대전(1917-1918) 기간 남부 흑인들은 가난과 인종차별을 피해 산업이 부흥하고 있는 디트로이트, 시카고, 뉴욕 등 북동부 및 중서부로 대거 이주하는 소위 `대이동’(Great Migration) 현상이 발생했고, 이는 1970년대까지 이어졌다.
하지만 인구 센서스 분석결과, 지난 10년새 북동부와 중서부에 살던 흑인들이 다시 남부로 이동하는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2010년 인구 센서스 결과, 미 전체 흑인의 57%는 남부에 거주하는 것으로 조사돼 지난 1960년대 60%가 남부에 거주하던데 이어가장 높은 비율을 보였다고 `유에스에이(USA) 투데이’가 1일 전했다.
예를 들어 2000-2010년 사이에 플로리다주의 경우 흑인 주민이 58만6천832명 증가했고, 조지아주는 57만9천335명, 텍사스주는 52만2천570명, 노스 캐롤라이나주는 29만6천553명, 메릴랜드주는 20만9천494명의 흑인이 증가했다.
이들은 특히 과거 흑인들이 많이 살던 다운타운 슬럼가 지역이 아니라 흑인 주민의 비율이 높지 않았던 쾌적한 환경의 교외 지역으로 대거 이주한 것으로 조사됐다.
브루킹스 연구소의 인구학자인 윌리엄 프레이 연구원은 "지난 10년새 경제가 호황을 보인 텍사스 등 선벨트 지역으로 흑인들이 대거 이동했으며, 특히 대도시 근교 지역으로 대거 몰린게 특징"이라고 분석했다.
흑인들의 남부로의 대거 이동은 젊은 전문직 종사자와 은퇴자들이 쾌적한 환경과 온화한 기후 그리고 친척들이 많이 살아 정서적 유대가 강한 남부를 선택했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뉴올리언스에 있는 사비에르 대학의 사회학자인 실라 리 교수는 "일부 흑인들은 과거 선조들이 살던 남부에서 문화적 유대감과 정서적 친밀감을 느껴 고향으로 돌아오고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애틀랜타, 댈러스, 휴스턴, 마이애미, 샬럿 등 남부의 주요 대도시 지역의 경우 흑인 인구가 1990년대부터 꾸준한 증가세를 보여 지난 2000년 이후 75%가 증가했다.
메트로 애틀랜타의 경우 흑인 인구가 지난 10년새 50만명이 늘어난 171만명으로 집계돼 315만명이 거주중인 메트로 뉴욕 다음으로 전국에서 흑인 인구가 두번째로 많은 대도시 지역이 됐다.
애틀랜타의 흑인 인구 증가는 특히 167만명의 흑인들이 거주중인 시카고를 추월한 것이다.
흑인 인구이동 전문가인 이사벨 윌커슨은 "경기침체가 심화되고 있지만 남부 선벨트 지역은 경제사정이 상대적으로 괜찮아 다른 미국인들처럼 흑인들도 보다 나은 경제적 기회를 찾아 남부로 이동하고 있는 것"이라면서 "남부지역에서 과거와 같은 차별이 사라지고, 정치적, 사회적 평등이 이뤄진데다 많은 흑인들이 과거 남부에 지역적 연고가 있는 점도 남부로의 이주를 촉진하는 요인중 하나"라고 부연했다.
(애틀랜타=연합뉴스) 안수훈 특파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