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상영 중인 여성위주의 로맨틱 코미디 ‘섬싱 버로우드’(Something Borrowed)에서 경박하나 인생을 즐기면서 친구가 몰래 사랑하는 남자를 비롯해 자기가 원하는 것은 꼭 차지하는 뉴요커로 다시로 나오는 케이트 허드슨(33)과의 인터뷰가 지난 달 17일 샌타모니카의 카사 델 마 호텔에서 있었다. 만삭의 몸으로 꽃무늬의 임신복을 입고 나온 허드슨은 나이답지 않게 앳되어 보였는데 가슴까지 내려오는 긴 금발에 감싸인 얼굴에서 광채가 났다. 굉장히 밝고 명랑한 성격의 사람으로 입을 크게 벌리고 큰 소리를 내어 웃으면서 인터뷰에 응했는데 얼굴 표정이나 제스처도 컸다. 그러나 질문에는 신경을 쓰면서 곰곰이 생각을 한 뒤 천천히 대답을 했다. 허드슨은 코미디언 골디 혼의 딸로 혼이 허드슨의 아버지와 이혼한 뒤 어렸을 때부터 혼의 동거남인 배우 커트 러셀에 의해 키워졌다. 그래서 허드슨은 러셀을 아버지라고 부른다. 이 영화는 에밀리 기핀의 동명 베스트셀러가 원작이다.
“친구·사랑 중 택일하라고?… 난 사랑”
*영화는 사랑을 가운데 놓고 자신에 대한 성실과 친구에 대한 성실에 관해 얘기하고 있는데 이에 대한 당신의 생각은.
-둘에 모두 솔직할 수 있지만 쉬운 일은 아니다. 진실하고 솔직할 수 있다는 것은 어려운 일로 영화와 책은 친구와 사랑 중 양자택일을 해야 할 때의 어려움을 말하고 있다. 그렇게 하면 남을 해치게 된다는 것을 알면서도 스스로의 행복에 초점을 맞출 것이냐 아니면 가혹할 정도로 스스로에게 솔직할 것이냐 하는 문제인데 나는 후자의 경우다.
*다시는 원하는 것은 뭐든지 다 취하는데 실제로 당신은 어떤가.
-그럴 때도 있고 아닐 때도 있다. 그러나 누구도 자기가 원하는 것을 다 취하진 못한다. 그렇다면 인생은 매우 지루할 것이다.
*실제로 여자들은 친구들 간에 남이 선점한 것은 건드리지 않는가.
-여친들 간에는 일종의 묵시적 규약이 있다. 친구가 먼저 간 곳에는 가지를 않는다는. 친구가 먼저 취한 것을 자기가 갖고 싶다면 친구를 잃을 각오를 해야 한다. 그런 일은 종종 있다.
*여자 친구에게 말할 수 없는 것을 털어놓을 남자 친구가 있는가.
-있지만 그것을 반드시 남자 친구가 독점한 것은 아니다. 난 남자 친구들이 많다. 그런데 남자들은 시도 때도 없이 어떤 여자이건 간에 그들을 섹스의 대상으로 여기고 있다는 생각이 가끔 든다.
*남녀 간에 플라토닉한 사랑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남녀 간에 완전한 플라토닉한 사랑을 한다는 것은 굉장히 어렵다고 본다.
*당신은 언젠가 자신이 쉽게 사랑에 빠지는 스타일이라고 말했는데 다시는 다소 사랑 문제를 놓고 번민을 한다. 당신은 여전히 어떤 남자를 만났을 때 그 즉시로 바로 이것이 사랑이다 라고 느끼는가.
-난 사랑하기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그리고 난 실수를 저지르는 것도 두려워하지 않는다. 뭐든지 시도해 보지 않고선 알 수 없다고 느낀다. 뭔가 시도했을 때 어떤 때는 옳고 어떤 때는 그를 수가 있다. 나는 바로 그런 사람이다. 사람들은 누군가와 결혼을 생각한 뒤에 그와 평생을 함께 살아야 한다는 사실에 대해 두려움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 나는 지금까지 어떤 결정도 두려움에 근거해 내리려고 한 적이 없다.
*다시 결혼할 용의가 있는가.
-그것이 옳다고 느끼게 될 경우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지금은 그럴 생각이 없고 단지 내 뱃속의 아기가 세상에 나올 날만 기다리고 있다(작년 여름부터 사귀어 온 록밴드 뮤즈의 리드 싱어 매튜 벨라미의 아기를 임신했는데 현재 임신 3분기 째.)
*아기의 성을 아는가.
-모른다.
*다시는 상당히 똑똑한 여자이면서도 다른 사람들을 비롯해 가장 친한 친구에 대해 무책임한 행동을 한다. 도대체 그는 자기의 실상을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가.
-다시는 스마트 하지만 깊이나 지적인 사람이라기보다 세상일에 밝아 자기가 원하는 것이 뭔지를 잘 안다. 꽤 경박한 여자인데 다시의 그런 행동들은 자기가 누구인지를 제대로 모르는 취약성에서 나오는 것이다. 난 그래서 이 역이 좋았다. 다시는 건전한 정신과 생활태도를 지닌 레이철과 같은 친구가 필요하다. 책의 2부에 가면 다시가 자신의 과거를 뉘우치는 아주 흥미 있는 인물로 부각된다. 그래서 영화도 속편을 만들고 싶다.
*당신의 아버지 커트 러셀이 언젠가 당신은 남의 지배를 받지 않는 사람이라고 말한 적이 있는데.
-아버지가 나를 상당히 잘 알고 있는 것 같다.
*당신의 집은 어떤 모양이며 당신은 무엇을 좋아하며 또 수집하는가.
-난 안락한 것을 좋아한다. 난 디자인과 집 가꾸고 집안을 새로 장식하는 것을 좋아한다. 나는 꽃을 사랑하며 꽃꽂이를 좋아한다. 또 내 집을 찾아온 손님들이 떠나고 싶어 하지 않을 정도로 집을 가꾸는 것을 좋아한다. 보석과 스카프를 수집하는데 난 스카프 광이어서 한 200장정도 갖고 있다.
*가구는 어떤 것을 갖고 있나.
-1910년대와 30년대의 프랑스 가구로 흥미 있는 간결한 선을 가진 가구를 좋아한다. 가구들을 편안한 카우치와 조화시켜 놓는다. 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침실이다. 그 것은 우리의 행복한 성소이기 때문이다. 얼마 전에 7세 난 아들 라이더의 침대와 시트를 완전히 새로 바꾸어 놓았는데 아들이 거기서 편안히 잠을 자는 것을 보는 것처럼 행복한 일도 없었다.
*어떤 요리를 잘 하는가.
-난 요리하는 것을 좋아하는데 간단한 것은 파스타요, 특히 닭고기 요리를 잘 한다.
*좋아하는 색깔은.
-옥색이다.
*당신의 우정의 정의는 무엇인가.
-정직이다. 그리고 허튼소리나 허튼 짓 안 하는 사람이 내 친구다. 함께 웃고 즐길 수 있는 진짜가 내 친구다.
*첫 번째 키스는 언제 했으며 기분이 어땠는가.
-남보다 좀 늦은 8학년 때였다. 남자 아이의 친구가 내 친구에게 내게 날 좋아한다는 말을 전해 주라고 부탁해 오면 난 내 친구를 통해 나도 너를 좋아한다는 답을 남자 아이의 친구를 통해 보냈다. 첫 키스도 그렇게 해서 했는데 남자 아이가 참 잘 생겼었다. 기분이 아주 좋았다.
*30세가 됐을 때 느낌은 어땠는가.
-아주 좋았다. 난 20대 때 개인적으로나 배우로서 충만하고 멋있는 삶을 살았고 또 많은 것을 배웠기 때문에 30대에 들어서는 것이 흥분될 만큼 기대됐었다. 다소 와일드하고 균형이 덜 잡힌 20대보다 30대가 더 흥미 있는 시간이 될 것이라고 느껴졌었다. 30대에 들어서도 매년 멋있는 삶을 지내오고 있다. 난 지금 하루하루를 즐기고 있다.
*당신은 보톡스를 안 맞는 것으로 아는데 그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맞아야 할 때라고 느끼게 되면 맞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그런 필요를 못 느낀다.
*두 번째 아이를 갖게 되면서 당신의 배우로서의 생애에 대해 특별히 생각한 점이라도 있는가.
-라이더가 7세가 됐고 둘째까지 나오게 되면 내 삶의 초점을 바꾸는 것에 대해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정말로 실력 있는 내가 신뢰할 수 있는 감독의 영화가 아니면 난 집을 안 떠날 것이다. 아마 과거보다 일을 덜 하게 될 것 같다. 그리고 영화도 과거의 것들과 스타일이 다른 것에 나올 것이다.
*어머니가 되는 것에 대해 당신의 어머니는 어떤 조언을 했는가.
-다른 부모들과 같은 조언이다. 어떤 것을 해선 안 되고 무엇을 해야 한다는 등 모든 것에 대해 한 없이 조언을 해주었다. 내가 부모님에게 감사하는 것은 그들은 자기들의 직업을 자식들에게 물려주려고 하지 않은 것이다. 우리를 있는 그대로 크도록 놓아두었다. 우리에게 자유를 허락했고 또 삶이란 어떤 것이라는 점과 일을 해야만 자기가 원하는 것을 취할 수 있다는 것을 가르쳐 주었다. 그리고 남에게 공정하라는 것과 옳은 일을 하려다가 저지르는 실수는 괜찮다는 것도 배웠다. 매사를 우리와 함께 논의했다.
*요즘의 미국 사람들의 성관계가 너무 문란하다고 보는가.
-미국은 문화적으로 매우 자유롭고 개방된 나라이다. 현실이 그런 것만은 사실이다. 그러나 사귀는 사람이 있는데도 다른 사람과 섹스를 하는 것은 자기 상대에 대한 존경심이 없기 때문이다. 오랜 포르노 시대에서 성장한 다음 세대에서는 서로 상대를 존중하면서 그런 일이 없기를 바랄 뿐이다. 불행하게도 요즘 어떤 사람들은 섹스를 오락으로 생각하는 것 같다.
다시(케이트 허드슨·오른쪽)와 단짝인 친구 레이철(지니퍼 굿윈)이 카라오케를 즐기고 있다.
<박흥진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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