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어머니와 아일랜드계 미국인 아버지에서 태어난 문 블러드굿은 LA 레이커스 치어리더, 모델을 걸쳐 지난 2005년 할리웃에 데뷔해 현재 할리웃 드라마와 영화계에서 초절정의 인기를 달리고 있다. 12일 본보와 인터뷰를 마친 문 블러드굿이 드라마 포스터 앞에서 환한 미소를 짓고 있다.
스티븐 스필버그 신작 ‘폴링 스카이스’
여주인공 맡은 문 블러드굿
외계인의 침공으로 아들과 남편을 잃어버린 가족의 유일한 생존자. 그는 어머니로서 아들을 지키지 못했다는 죄책감에다 남편을 잃어버린 아내라는 상실감에 빠진다. 슬프다. 지친다.
살아남았지만 살아있어야 하는 이유 또한 무의미하게 느껴진다. 그렇지만 그는 하루, 하루 최선을 다해 버텨본다. 매일같이 ‘의사’의 본분을 되새기며 함께 살아남은 난민들의 상처를 치료해 준다. 하지만 결국 본인 또한 누군가에게 사랑받고 치료받기를 간절히 소망하는 ‘여자’라는 것을 깨닫는다.
스티븐 스필버그의 신작 초대형 SF 드라마 ‘Falling Skies’의 여주인공 앤 양선 글래스(극중 한국계 의사)역을 맡은 한국계 할리웃 인기배우 문 블러드굿이 설명하는 자신의 극중 캐릭터다. 다음달 19일 TNT를 통해 방영되는 10부작 ‘Falling Skies’의 여주인공을 맡은 블러드굿과 베벌리힐스의 SLS 호텔에서 만났다.
촬영장에 어머니 초대, 타운서 기분 풀기도
내달 19일부터 TNT 통해 10부작 방영
“내 자신도 가족을 잃어본 경험이 있고 극중에서 그런 나의 감정이 연기 몰입에 큰 도움이 됐습니다. 한 에피소드에서 여주인공인 닥터 글래스가 가족을 잃어버린 아픔과 상처를 처음으로 표출하는 장면이 있는데 당시 주인공을 맡은 배우 노아 와일(톰 매이슨 역)로부터 ‘오늘은 내가 닥터 글래스와 사랑에 빠진 날’이라는 칭찬을 듣기도 했어요”
이번 드라마에서 맡은 역할이 지금까지 맡아온 캐릭터와는 정반대여서 더 좋다는 블러드굿. 터미네이터는 물론 각종 영화와 드라마 모델로 활동하며 ‘섹시 아이콘’의 대명사로 알려진 블러드굿은 “꾸밈없는 나의 모습을 극중 역할을 통해 표출할 수 있어 다른 섹시한 배역들을 연기했던 때보다 더 행복했다”며 “나의 매력은 ‘솔직함’에서 나오고 이번 캐릭터에서도 그런 나의 진실된 모습이 담겨있다”고 전했다. 또 블러드굿은 “닥터 글래스가 직설적이고 감정적인 실제의 나보다 이성적이고 이타적인 캐릭터로 스스로도 극중 역할을 맡으면서 배역에 대한 존경심이 생겨날 정도였다”라며 “이번 배역을 맡으며 나 또한 인내와 남에 대한 배려심을 더 기를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영화 ‘에이트 빌로우’ ‘패스파인더’ ‘터미네이터’에서 뛰어난 연기력을 보이며 할리웃의 특급스타 대우를 받는 배우지만 블러드굿에게도 이번 촬영은 쉽지만은 않았다. 처음부터 주인공도 아니었다. 이번 작품을 위해 토론토에서 4개월 동안 머물며 촬영에 매진했다는 블러드굿은 “닥터 글래스를 연기하며 내 자신의 아픔과 상처 등 극중 배역에서 내 모습을 발견할 때가 있었고 그럴 때면 우울해지기도 했다”며 “그때마다 촬영장에 어머니를 초대했다. 토론토 한인 타운에 나가 어머니와 김치찌개를 먹고 소주를 마신 후 노래방에서 춤추고 노래하면서 스트레스를 풀었다”고 말했다.
이어 블러드굿은 “본래 이번 드라마에서 내가 맡았던 배역은 닥터 글래스가 아니라 비중이 크지 않은 한 미술가 역할이었는데 파일럿 촬영이 끝나고 갑자기 제작진이 나를 여주인공으로 전격 변경해 황당하면서도 매우 기뻤다”고 비하인드 스토리를 전하기도 했다.
혼혈이지만 한국인의 혈통을 가졌다는 것이 가장 자랑스럽다는 문블러드굿. 그는 인터뷰를 할 때면 항상 어머니 정상자씨를 동반해 “저는 한국사람이에요”를 강조하는 ‘한국사랑’파다.
이날 인터뷰에도 어머니와 함께 나타난 블러드굿은 “만약 외계인이 지구를 침범한다면 난 가장 먼저 어머니를 지킬 것”이라며 “작곡이 취미인데 어머니를 위해 작곡한 곡도 있다. ‘아메리칸’이란 곡인데 무대에서 어머니께 불러드리면 행복해 하실 것 같다”고 환한 미소를 지었다.
마지막으로 댄서와 모델 출신인 블러드 굿은 “배우로는 댄서도, 모델도 다 할 수 있다. 지금의 ‘배우’가 자신의 천직인 것 같다”고 강조하며 “앞으로 기회가 되면 한국영화에도 출연하고 싶다. 봉준호 감독의 영화이면 더 좋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딸 블러드굿을 옆에서 묵묵히 바라보던 어머니 정상자씨는 “딸아이가 한국인임을 얼마나 자랑스럽게 생각하는지 항상 행사장에 나를 데려 다니며 자신이 한국인임을 강조한다”며 “너무나 예쁘게 자라줘서 고맙다. 이번 드라마에도 많은 한인들이 관심을 가져주길 바란다”고 따뜻한 모성애를 보여줬다.
<글 양승진 기자·사진 김지민 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