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카에다 지도자 오사마 빈 라덴이 미군에 생포됐다가 가족 앞에서 사살됐다고 아랍권 위성 보도채널 알-아라비야가 4일 파키스탄 정보당국 관리의 말을 인용, 보도했다.
이 관계자는 "지난 1일 미군의 작전 당시, 현장에 있었던 빈 라덴 딸(12)의 진술에 따르면 미군은 1층에 있던 빈 라덴을 사로잡은 뒤 가족들 앞에서 사살했다"고 말했다.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는 이 딸이 빈 라덴과 다섯번째 부인 사이에서 태어난 사피아라고 전했다.
사피아의 진술이 사실이라면 이는 빈 라덴의 저항 때문에 사살했다는 미국 정부의 설명과 배치되는 것으로, 비무장 상태의 상대방을 사살한데 따른 정당성 논란이 가열될 전망이다.
미국 정부는 당초 빈 라덴이 최후 순간까지 총격전에 참여하며 저항하다 사살됐다고 밝혔다가 3일에는 빈 라덴이 무기를 지니지 않은 상태에서 사살됐다고 정정한 바 있다.
파키스탄 정보당국은 미군의 작전 종료 후 빈 라덴의 은신처에서 시신 4구를 수습하고 여성 2명과 2∼12세 어린이 6명을 연행했다고 알-아라비야는 전했다. 현지 일부 매체는 파키스탄 당국이 모두 16명을 체포했다고 전했다.
파키스탄 관리는 이들 대부분이 빈 라덴의 가족으로 현재 이슬라마바드 인근 라발핀디의 군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또 연행된 여성 2명 가운데 한 명은 빈 라덴의 부인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파키스탄 관리들은 미군이 작전 종료 후 이들의 신병 확보를 포기한 것은 작전에 동원된 헬기 4대 중 1대가 추락해 수용능력이 충분치 않았기 때문인 것으로 보고 있다.
파키스탄군이 현장에 도착했을 땐 미군은 이미 빈 라덴과 아들의 시신을 헬기에 싣고 이륙한 뒤였다고 파키스탄 관리들은 전했다.
미군 추락 헬기는 작전 당시 지상으로부터 총격을 받고 추락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파키스탄의 한 관리는 "미군과 미군 헬기를 공격하기 위한 총격은 전혀 없었고 단지 기술적 결함 때문에 헬기가 추락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른 한 관리는 "은신처에는 벙커나 도피용 터널이 전혀 없었다"며 "세계 최고의 수배 인물이 이런 곳에 살았다는 것이 이해가 안 갈 정도"라고 말했다.
(두바이=연합뉴스) 강종구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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