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 초보’ 가수들, 수준급 무대로 감동 선사
순위 선정 방식 등 문제점도 노출
가수들의 오페라 도전기를 담은 tvN ‘오페라스타 2011’이 회를 거듭할수록 수준 높은 무대로 입소문을 타며 순항하고 있다.
시청률 조사기관 AGB 닐슨미디어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9일 방송된 ‘오페라스타’ 2회는 케이블 가구 기준으로 전국 1.96%, 수도권 2.19%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1회보다 각각 0.68%p, 0.59%p 오른 수치다.
이날 방송분에서는 이탈리아 가곡 ‘물망초’를 부른 테이가 34%의 문자투표 점유율을 기록, 23%를 차지한 1회 우승자 임정희를 제치고 1위의 영광을 차지했다.
반면 슈베르트의 연가곡집 ‘백조의 노래’ 중 ‘세레나데’를 부른 신해철은 ‘자기 스타일만 고집한다’는 평과 함께 최하위를 기록, 그룹 ‘쥬얼리’의 김은정에 이어 두 번째 탈락자가 됐다.
◇스타들의 변신은 ‘무죄’ = ‘오페라스타’의 가장 큰 매력은 매회 다른 캐릭터에 도전하는 스타들의 변신을 지켜볼 수 있다는 점이다.
록과 힙합, 트로트, 댄스 등 각기 다른 장르에서 활동하던 8명의 가수들은 난생 처음 오페라 발성에 도전하는 것은 물론, 미션 곡에 따라 천하의 바람둥이부터 애절한 사랑을 노래하는 청년까지 180도 다른 캐릭터를 소화해야 한다.
1회에서 오페라 ‘리골레토’ 중 ‘여자의 마음’을 부르며 천하의 바람둥이 만토바 공작으로 분했던 테이는 2회에서 ‘물망초’를 부르며 순수한 청년의 매력을 뽐냈고, 비제의 ‘카르멘’ 중 ‘하바네라’를 부르며 집시 여인의 정열을 뽐냈던 임정희는 ‘인형의 노래’로 한 주 만에 깜찍한 목각 인형이 되어 돌아왔다.
‘오페라 문외한’이나 마찬가지였던 가수들의 변신에 심사위원들은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지휘자 서희태는 테이를 보며 "역시 자기 노래를 잘 하는 사람은 어떤 노래를 해도 잘 한다는 것을 느꼈다"고 극찬했고, 클래식 평론가 장일범도 "테이의 피 속에 이탈리아 남자의 피가 흐르는 것 같다"며 호평을 보냈다.
매끄러운 가창력은 물론, 인형 연기까지 선보인 임정희에 대해서도 "오페라는 종합 예술이라는 것을 구현한 무대였다"(바리톤 서정학), "습득 능력이 굉장히 빠르다. 성악쪽을 욕심내도 좋을 것 같다"(장일범) 등의 찬사가 이어졌다.
◇열정이 만든 기적 = 오직 열정 하나로 ‘불가능한 과제’를 정복해가는 스타들의 모습 역시 오페라스타의 매력을 더하는 요인 중 하나다.
1회에서 ‘남들보다 호흡이 짧다’는 고백으로 멘토들을 긴장하게 했던 문희옥은 끝없는 연습을 통해 2회에서 한층 안정된 모습을 보이며 "자랑스럽다"(소프라노 김수연), "호흡이 짧다는 것을 전혀 느낄 수 없었다"(서희태)는 평을 들었다.
1회에서 쥬얼리 김은정과 함께 가장 불안한 무대를 보였던 그룹 ‘천상지희 더 그레이스’의 선데이 역시 2회에서는 한층 나아진 모습을 보이며 "악바리인가보다. 지난주에 비해 굉장히 발전했다"(장일범) ,"얼마나 애정을 가지고 하느냐에 따라 무대가 달라질 수 있다는 걸 느낀 무대였다"(김수연) 등 애정 어린 평을 들었다.
tvN 이덕재 국장은 11일 "가수가 단기간에 성악가가 될 수는 없다"면서 "우리 프로그램은 가수를 성악가로 만들려는 게 아니라, 주어진 기간 안에 단계적으로 성장할 수 있게 도와주는 프로그램"이라면서 "프로그램을 통해 무엇을 얻을지는 결국 가수 자신에게 달렸다"고 말했다.
◇생방송 중 녹화분 방영..전문 용어 홍수 = ‘오페라스타’ 방송 과정에서 드러난 문제점도 적지 않다.
지난 9일 방송된 오페라스타 2회에서는 공연 일정을 이유로 생방송 무대에 불참한 김창렬을 위해 사전 녹화 영상이 방송됐다.
‘전회(총 6회) HD 생방송’이라는 광고 문구가 무색한 상황이었다.
이에 대해 제작진은 "김창렬씨 일정은 ‘오페라스타’ 제작 전에 잡힌 것이라 취소하기가 어려워 부득이하게 당일 사전 녹화 영상으로 대체하게 됐다"면서 "김창렬씨 녹화 영상은 다른 참가자들의 동의 하에 동일한 조건에서 1회에 걸쳐 제작됐다"고 해명했지만, 사전에 일정을 조정하지 못한 제작진의 미숙한 진행이 아쉬웠다.
오페라 전문 용어에 대한 해설이 미흡한 점도 과제다.
1ㆍ2회 방송이 끝난 뒤 ‘오페라스타’ 시청자 게시판에는 ‘일반 시청자를 고려해 자막 서비스를 해 줬으면 좋겠다"는 의견이 올라왔다.
심사위원들이 쓰는 오페라 전문 용어를 시청자들이 그때그때 이해할 수 있도록 서비스해 달라는 것이다.
이밖에 전문성이 결여된 순위 선정 방식(문자투표 100%, 하위 2위 평가시에만 전문가 투표), 연예인 방청객에 치중하는 카메라 워크 등이 개선되야할 점으로 꼽히고 있다.
◇더욱 치열해진 경쟁 = 총 6회로 제작되는 오페라스타는 이제 반환점을 앞두고 있다.
오는 16일 방송되는 3회와 23일 방송되는 4회에서는 각각 1명의 스타가, 30일 방송되는 5회에서는 두 명의 스타가 탈락의 고배를 마시게 되며 6회에서 선정될 우승자에게는 영국 로열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협연해 오페라 앨범을 제작할 기회가 주어진다.
1ㆍ2회를 통해 발군의 실력을 뽐낸 테이와 임정희가 일단은 유리해 보이지만, 회를 거듭할수록 안정된 노래와 연기를 선보이는 문희옥과 JK 김동욱, 심사위원의 ‘쓴소리’를 보약 삼아 재기를 노리는 김창렬과 선데이 역시 만만치 않은 도전자들이다.
tvN 이덕재 국장은 "’오페라스타’는 연예인이 낯선 장르에 ‘제대로’ 도전하는 유일한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출연자들 모두 저마다 자기 장르에서는 알아주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회를 거듭할수록 자존심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페라스타’는 매주 토요일 밤 11시 서울 홍지동 상명아트센터에서 생방송으로 진행된다.
(서울=연합뉴스) 이연정 기자
rainmaker@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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